Jane의 여행 일기장
[D376, 볼리비아, 우유니] 세계여행 중 최악의 투어가 된, 우유니-아타카마 2박3일 투어 3일째, 칼라마로 가는 험난한 여정 본문
[D376, 볼리비아, 우유니] 세계여행 중 최악의 투어가 된, 우유니-아타카마 2박3일 투어 3일째, 칼라마로 가는 험난한 여정
JaneRyu 2019. 4. 5. 12:482.5
[아타카마/칼라마 정보]
-공항 있는 인근 도시 : Calama, 아타카마까지 1시간 반 정도 소요, 우기에는 길이 통제될 수 있으므로 일정을 여유있게 둘 것, 우유니~Calama~아타카마를 잇는 도로가 모두 통제되기도 함, 우리가 있는 동안 칼라마 수도관 문제로 5일 동안 도시 전체에 물이 나오지 않았음, 물 나오는 숙소(Hostal 914, 아침 포함 더블룸 52달러, 주방 사용 가능)
투어 마지막 날. 다행이라고 하기엔 너무 안타깝지만 그래도 마지막 날에 날씨가 좋아졌다. 새벽 6시에 아침식사 후 곧장 사막 관광에 나섰다. 어제 갔던 방향과 반대로 깊숙이 들어가는데 전날 내린 비로 여기 저기 개천이 생겼다. SUV 차량이라 무리 없이 건너긴 했지만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게 물길인지라 갑자기 빠지면 어쩌나 물을 건널 때마다 두근두근~
아닌게 아니라, 가는 길에 흙탕물에 빠진 트럭 한 대를 지나고, 또 한 대의 SUV 차를 만났다. 그냥 지나치지 않고 우리 차량과 다른 차도 서서 빼보려고 노력했지만 어찌나 푹 박혀 있는지 꿈쩍을 안 한다. 어쩔 수 없이 트렉터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어서 우리는 다시 출발했다.
어제 보지 못했던 주변 풍경들이 보이니 더 안타까운 맘이 든다. 국립공원이 그리 좋다는데 지척에 두고 못 가니... 재희랑 계속 가이드에게 “바모스, 네셔널 파크!(갑시다! 국립공원)”을 외치니 일주일 동안 길이 통제돼서 못 간다고 웃기만 한다. ㅜㅜ
첫 장소는 붉은 바위가 가득한 곳으로 들어가더니 차를 세우고 걷기 시작했다. 블로그에서 보던 아타카마 달의 계곡과 비슷한 곳이었다. 바닥은 두꺼운 이끼가 카펫처럼 깔려서 푹신하고 양 옆은 붉은 바위들이 기괴하게 서있어서 화성에 와 있는 기분이었다. 조금만 걸어가니 넓은 웅덩이가 있어서 풍경은 더 장관이었다. 주변에서 토끼처럼 생긴 야생동물도 볼 수 있었다.
두 번째로 찾아간 곳은 호수. 플라밍고 외에도 작고 예쁜 새들도 있었다. 이 곳에 오기 전에는 아프리카에서 야생동물 보는 게 그리 재미나나 싶었는데 점점 생각이 바뀌었다. 다음 여행은 아프리카를 캠핑하며 일주 해보고 싶다.
가장 오른쪽 가이드와 우리 팀
세 번째 장소는 Lost City라는 바위 계곡. 도시처럼 생겼다고 이름 붙였는데 나중에 이탈리아인이 이 곳에서 실종된 후론 Lost Italian이라고 부른단다. 커다란 바위에 구멍이 나서 이 곳에 매달려 한참 사진 찍고 놀기~
다음 들린 곳도 바위가 많은 곳이었는데 사람 얼굴, 동물 얼굴 모양이 많고 주변보다 약간 높아서 이 곳에서 바라보는 주변 풍경도 멋졌다. 황토길 뒤에 배경으로 선 설산이 멋지다.
마지막으로 들린 곳은 볼리비아의 그랜드캐년 같은 곳. 개인적으로 가장 멋지다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없어서 오래 있진 못했다. 무서워서 가장자리에 서서 사진 찍는 것도 재빨리! 캐년도 멋졌지만 위에서 바라보는 사막의 360도 파노라마 풍경이 더 장관이었다.
오전에 다른 차를 돕느라 시간을 뺏겨서 점심 먹을 시간이 없었다. 국경에서 먹을거라 했는데 버스기사가 빨리 가야한다고 하는 바람에 그 날 밤 11시까지 쫄쫄 굶어야 했다.
Alota에서 가장 가까운 칠레 국경인 오야궤(Ollague)에서 버스를 타기로 돼 있었다. 칠레 쪽으로 가는 길의 사막은 황량하기 그지 없다. 그렇게치면 며칠 다닌 볼리비아 쪽은 사막이라기 보단 초원이였던가? 암튼 더 메마른 땅이었다.
볼리비아 국경은 황량한 사막 한 가운데 컨테이너 한 채가 전부였다. 일사천리로 도장을 찍고 버스로 옮겨 탔다.
볼리비아 국경
점심을 먹는 줄 알고 가이드와 인사도 대충 했는데 버스에 타고 있자니 그냥 출발하고 말았다. 국립공원 못 간다고 대충 돈만 챙기고 말 줄 알았는데 그래도 주변을 계속 돌아다니며 여러 곳을 보여주려고 애썼다. 젊은데도 가이드 경험이 많은지 예정된 루트 외의 지형을 잘 알고 있었다. 하루 종일 운전하고, 식사 준비하고 이것저것 챙겨주느라 쉬는 시간이 거의 없었던지라 진짜 고마운 마음이 절로 생겼다.
마지막으로 짐 내려주는 가이드
칠레 국경에서 다른 단체객들과 겹쳐서 심사하는데 1시간 넘게 걸렸다. 칠레부터는 아스팔트 길이여서 빠르게 이동했다. 중간에 작은 국립공원을 지났다. 호수 빛이 에메랄드 색이 나는데 아마도 우리가 못 간 곳도 이런 풍경이지 싶다.
칠레 국경을 넘으면서 비가 오기 시작했다. 이 정도 비쯤이야 했는데... 마지막 고난의 시작일 줄이야... 어느 순간부터 주변에서 천둥번개가 계속 쳐댄다. 아스팔트 길 옆으로 물길이 세지더니 떠내려온 토사 때문에 길이 점점 엉망. 급기야 앞쪽에 차가 빠져서 도와주느라, 바위와 토사 피해가느라 계속 지체 됐다. 잠깐 상황을 살피러 도로에 나가봤는데 번개가 많이 쳐서 땅에 전류가 남았는지 다들 머리카락이 서고 전기 흐르는 느낌이 옷을 스칠 때마다 났다. 이런 경험은 또 처음이네~
토사 피하려다 도랑에 빠진 차
도로를 덮은 토사가 점점 많아져서 삽으로 퍼내야 하는 곳도 많았다. 졸지에 우리 남편도 삽질에 투입. 근데 일행이던 유럽인들 중 항상 농담하고 웃고 떠드는 세 명이 있었는데 버스 안에서도 어찌나 떠드는지 우리 넷은 그걸 들어주느라 정말 고역이었다. 차가 빠진 상황에서도 옆에 구경 나가 낄낄 대고 수다 떨고 있는 모습이 과히 좋아 보이지 않았다. 입만 살아서 정작 도움이 필요할 때는 수다 떠느라 정신이 없다. ㅡㅡ;;
이 정도 토사는 아무 것도 아니었다
어찌어찌 난관을 넘어가며 이동하고 있었는데 가장 넓은 침수 구간이 나타났다. 다들 그 때부턴 밤을 이 버스 안에서 보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우린 비상 식량으로 들고 다니던 라면을 부셔 먹어야 하나 고민에 빠졌다. 유럽팀들은 사륜 차들을 돌아다니며 얻어타려고 했는데 구하지 못했다. 우린 차라리 버스에서 밤새고 별 구경이나 하자 맘을 내려놓았다.
삽질 중인 울 남편
도로 위쪽으로 물살이 약한 곳을 찾아 사륜차들이 시도를 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 삽을 들고 그 쪽으로 사라진 버스 기사가 해가 진 후에야 돌아오더니 드디어 갈 수 있단다! 버스가 반대편까지 무사히 건넜을 때 모두들 환호의 박수를 쳤다. 이제 쉴 수 있겠구나..ㅜㅜ
길이 막혀 양 쪽으로 대치 중
근데 이 유럽인들은 또 다시 신나서 엄청 떠들어댄다. 참다못한 재희가 조용히 해달라고 정확한 영어로 얘기했는데 다 알아듣고선 “무슨 말인지 모르겠는데, 영어로 얘기해줄래”..ㅡㅡ;;
나도, 남편도 열 받아서 한 마디 거들었다. “좀 작게 얘기해줄래? 너희만 이 버스에 타고 있는게 아니잖아?! 플리즈~!!!” 이후로는 좀 조용히 갈 수 있었다. 긍정적인 성격이 아니라 매너를 모르는 주책들이었다.
사막의 노을
그렇게 도착한 칼라마. 터미널에 내리니 밤 9시가 넘었다. 숙소를 찾아 돌아다니는데 황당한 소식을 접했다. 칼라마 도시 전체에 물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 이건 또 뭥미? 정말 이 투어의 시련은 어디까지가 끝인가... ㅜㅜ 물도 안 나오는데 숙소비용은 전혀 깎아주지 않는다. 몇 곳을 돌아다니다 결국 리조트 같은 곳에 하루 있기로 했다. 그나마 화장실이 두 개라 각자 해결할 수 있으니... 2박 3일 샤워비 아낀다고 씻지도 못했는데 투어의 연장선 같은 이 느낌..ㅜㅜ
비행기표를 이틀 당겨서 재희네랑 함께 산티아고로 갈까 했는데 추가 비용이 두 배 이상이라 포기했다. 남편은 그래도 가야된다고 하지만 난 며칠 안에 물 문제는 해결될거라 생각하고 남자고 했다. 우유니에서도 그랬지만 아타카마에서도 할 만한 투어가 여럿이라 일정을 4박이나 뒀는데 이렇게 일이 꼬일 줄 누가 알았겠나... 진짜 억울하다. ㅜㅜ
처음엔 칼라마에서 1박만 하고 3박은 아타카마에 들어갈 생각이었는데 전날 경험으로 절대 칼라마를 벗어나선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또 길이 막혀 못 오는 경우가 생기면 그 땐 진짜 멘붕에 빠질거다. 그래서 산티아고 갈 때까지 칼라마에 머물렀는데 정보방에 올라온 아타카마 홍수 사진을 보니 안 가길 잘했다고 가슴을 쓸어 내렸다.
여행지마다 찍는 인상파 컨셉 ㅋㅋ
칼라마에 있는 4박 동안 물 문제는 풀리지 않았다. 수도관 문제라는데 이렇게 오래 걸릴 일인가? 정말 천만다행으로 둘째 날, 호진이가 찍어둔 호텔에 가보니 지하수가 있어 물이 나온단다! 물의 소중함을 일깨워 준 당황스런 날들이었다.
이런 힘든 일이 있어도 함께 하는 친구가 있어서 그래도 즐겁게 넘긴 것 같다. 칼라마에서도 훌라로 내기 하면서 지루한 시간을 보내고 서로 짝에게 예민해질 때 농담으로 넘어갈 수 있었다.
재희네는 원래 일정대로 이틀 먼저 산티아고로 떠나고 우린 칼라마에 남아 쇼핑몰에서 하루 놀고, 하루는 숙소에서 쉬면서 빨리 산티아고 갈 날을 기다렸다.
2박 3일 투어 중 이틀 동안 계속된 고난의 연속. 폭우로 통제된 국립공원, 최악의 숙소, 매너 없는 일행들, 도로 유실로 쫄쫄 굶으며 버스에 갇히고, 간신히 도착한 도시의 물단수.... 정말 웃을 수 없는 사건들이었다. 투어 내내 남미는 건기에 와야한다는 큰 깨달음을 얻었다. 아마도 못다 한 트레킹과 가보지 못한 나라들을 보러 다시 올 것 같은 생각이 든다.
하.... 산티아고로 빨리 가고 싶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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