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e의 여행 일기장

[D375, 볼리비아, 우유니] 세계여행 중 최악의 투어가 된, 우유니-아타카마 2박3일 투어 2일째 본문

세계여행/볼리비아

[D375, 볼리비아, 우유니] 세계여행 중 최악의 투어가 된, 우유니-아타카마 2박3일 투어 2일째

JaneRyu 2019. 4. 5. 12:39

2.4

 

[우유니~아타카마 2박3일 투어 정보]

-우기에는 투어일 앞뒤 3일 날씨를 반드시 확인하고 투어사 보다는 정보방에서 실시간 상황을 확인한 후에 진행할 것. 폭우로 국립공원 길이 완전 통제되어 환불도 못 받고 스케줄이 완전 꼬일 수 있음. 투어사에서는 이런 정보들을 제공하지 않고 출발한 후로는 날씨로 인한 환불은 절대 불가. 언제든 비가 다시 와서 하루 만에 길이 통제될 수도 있음.


새벽 6시에 아침식사를 시작으로 투어가 다시 시작됐다. 아침부터 비가 온다. 불길한 예감은 항상 틀리지 않는 법. 점심 식사를 위해 들린 Alota 마을에 가는 동안에도 굵은 빗줄기가 계속 됐다. 설상가상, 빗줄기가 눈이 되더니 폭설 수준. 꿈에도 사막에서 폭우로 길이 막힐거라곤 생각도 못했는데 이제는 눈이라니! 그동안 남미의 비는 귀여운 수준이었다. 우기라고 해도 잠깐씩 오는 비가 다였는데 볼리비아와 칠레에 걸쳐진 사막에서는 우기가 뭔지 확실히 보여주기라도 하듯 비가 짧은 시간 내에 엄청나게 내렸고 하루 종일, 며칠 동안 주구장창 내리기까지...

길은 온통 흙탕물이고 눈이 오기 시작

얇은 바지만 입고 오돌오돌 떨면서 점심을 먹었다. 점심을 먹고 나서 청천벽력 같은 얘기를 들었다. 폭우로 국립공원 내 길이 모두 닫혀서 우리가 가장 바라던 온천 쪽은 갈 수 없고, 그 쪽으로 연결된 칠레 국경도 갈 수 없다는 것. 긴급회의가 열렸다. 우리 넷은 비싼 투어가 망쳐져서 엄청 우울한데 옆 테이블의 유럽팀들은 뭐가 그리 즐거운지 함께 있는 내내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ㅡㅡ;; 가끔은 저런 긍정적인 마인드도 배워야하나...

여행사에서는 여러 가지 대안을 내놓았지만 결국 선택할 수 있는 건 하나 뿐이었다. 국립공원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봐야 볼 수 있는 게 없을 듯 하니 돈이라도 아껴보고자 공원 외 다른 곳을 구경하고 다른 국경으로 칠레 입국 후 버스를 타고 Calama(공항이 있는 아타카마 인근 도시) 까지 가는 것. 아타카마는 그 후에 버스를 갈아 타고 갈 수 있다.

눈이 펄펄

우리는 차라리 우유니로 돌아가고 싶었으나 여행사 사장은 돌아가면 환불해줄 돈은 한 푼도 없고 숙소도 우리가 알아서 구해야한다고 통보했다. 날씨는 자기네 탓이 아니라서 환불불가라는 건 이해하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출발 당일부터 국립공원 가는 길이 막혔다는 걸 알았을 것 같은 이 느낌적인 느낌... 별 대안이 없었다. 우선은 대세를 따르고 돈을 아끼는 수 밖에...

아주 잠깐 맑았을 때 찍은 풍경

오후 2시가 넘어서야 다시 관광 시작. 우유니와 국립공원 딱 절반 위치에 있는 Alota 마을 인근을 돌아다니며 구경하고 이 곳에서 자고 내일 국경을 넘기로 했다. 호수를 가기 위해 국립공원은 아니지만 사막 안으로 더 깊숙이 들어갔다. 비는 그칠 줄 모르고 계속 돼서 주변 풍경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그래도 중간에 잠깐 멈췄을 때 보이는 설산과 드넓은 사막은 대충 보이는데도 멋지긴 했다. 맑았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ㅜㅜ

한참 달려 넓은 호수에 도착했다. 국립공원을 가야 플라밍고 새를 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볼리비아 남쪽 사막 호수에서는 대부분 볼 수 있었다. 직접 보니 핑크빛이 확연해서 사진보다 더 예뻤다. 호수 위를 날아가는 모습도 어찌나 우아한지~ 가까이 볼 수 없어 아쉬웠지만 이게 어딘가...

두 번째 찾아간 호수에서는 빗줄기가 더 세져서 몇 명만 나가서 사진을 찍었다. 비가 와도 꿋꿋히! 암!

마지막으로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있던 붉은 바위 지형에 잠깐 섰다. 콘도르처럼 생겼다는 바위는 별 건 아니었고 끝도 없이 펼쳐지는 사막 풍경과 황토 길이 더 멋졌다.

그나마 다행이었던 건 숙소는 전날 보다 나았다. 작았지만 전기불도 환하고 침대도 편하고 화장실도 깨끗해서 맘껏 사용할 수 있다는 것! 삶의 조건은 알고 보면 참으로 단순하다.

2박 3일의 하이라이트가 됐어야 할 하루는 최악의 날이 됐지만 모두들 어쩔 수 없다는 맘으로 애써 다독이려, 서로 실없는 농담 몇 마디 툭툭 던지며 위안을 삼았다. 1년 중 두 번째로 비싼 투어 하면서 이렇게 제대로 널부러진 투어는 첨이었다. (그나마 다음 날까지 포함하면 나쁘진 않았지만...) 차라리 빨리 아타카마로 넘어가 그 곳에서 할 투어를 기대해봐야겠다.... 하지만.... 이 것이 끝이 아니었다는.... ㅜㅜ

숙소 마당에서 보이는 설산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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