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e의 여행 일기장

[D365~367, 볼리비아, 코파카바나] 쿠스코에서 코파카바나 이동, 태양의 섬의 진가는 밤에 발휘된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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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365~367, 볼리비아, 코파카바나] 쿠스코에서 코파카바나 이동, 태양의 섬의 진가는 밤에 발휘된다!

JaneRyu 2019. 4. 5. 12:04

1.25~1.27

 

[코파카바나 정보]

-쿠스코~코파카바나 이동 : Huayruro버스 80솔, 밤 10시 30분 ~ 새벽 6시쯤 푸노 도착, 1시간 버스에서 내려 휴식(가방은 버스에 두고 내림, 터미널세 다시 내야 함), 7시 푸노 출발 ~ 볼리비아 국경 ~ 코파카바나 11시경 도착

-코파카바나 관광 : 성당, 전망대 정도

-태양의 섬 : 오전 8시 30분, 오후 1시 출발, 나오는 배 오전 10시, 오후 3시 등 다수, 호수가 내려다보이는 위쪽 숙소 추천(Utasawa 추천 조식 미포함 300볼, 조식포함 350볼), 큰 짐은 코파카바나 숙소에 맡기고 오는 것 추천

-태양의 섬 관광 : 남섬만 전체적으로 도는 데 4시간 소요, 전망대 추천

-코파카바나~라파스~우유니 버스 : 1시 30분, TITICACA버스 200볼(깍아야 하는데 부른 그대로 산 가격임, 라파스에서 사면 더 저렴함), 라파스까지 버스는 일반 버스(40볼, 저렴한 버스는 30볼), 라파스부터는 까마 야간 버스


 

 


쿠스코에서 전날 출발한 버스는 새벽 6시에 푸노에 도착했다. 잠시 쉬는 줄 알았는데 큰 가방만 두고 모두 내리란다. 7시까지 한 시간 동안 터미널에서 기다려야 했다. 남은 페루 돈을 탈탈 털어 간단하게 아침을 먹었다. 나중에 다시 버스를 타려는데 터미널세를 내야 한다고... 돈이 없다니까 버스 회사에서 뒷문으로 들여보내 줬는데 나중에 보안 직원이 오더니 터미널세 안 낸 사람들(우리 버스 대부분의 승객들은 터미널세를 안 냈었다)을 막아 섰다. 몇 분 버스 회사 직원과 옥신각신 하다 그냥 타게 해줬다.

 

페루 국경소, 볼리비아 국경소

페루 국경

다시 9시쯤 됐을 때 볼리비아 국경에 도착했다. 먼저 페루 국경소에서 도장을 받고 걸어서 조금 가니 볼리비아 국경소가 있었다. 빠르게 도장을 받고 다시 버스에 올랐다. 코파카바나에 도착해서 숙소에 짐을 푸니 11시쯤이 됐다. 점심도 먹을 겸 시내 구경에 나섰다.

여행자들이 많아서 레스토랑 거리가 몇 블록 형성돼 있고 호수 앞에는 포장마차들이 줄지어 있다. 이곳에 오면 다들 포장마차에서 송어구이를 먹는다는데 우리는 그닥 끌리지 않았다. 호숫가 마을이라 조용하고 예쁠 것이라 기대했는데 다소 혼잡하고 먼지도 많아서 약간 실망했다. 성당이 있는 플라자 앞에서 피자로 점심을 해결하고 전망대에 올랐다.

오르막이 예상 외로 가파르고 길다.... 고산이라 숨 차고 힘들고... 그래도 다 오르고 나니 호수와 알록달록 마을 풍경이 예쁘다. 멀리서 보아야 예쁜 마을. ㅋㅋ 전망대는 원래 공동묘지인가 보다. 초를 피우는 곳이 따로 있고 절벽 쪽에는 작게 칸을 만들어 꽃과 잔목을 심어서 꾸며 놓았다. 마침 의식을 치루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다.

 

절벽에서 바라보는 호수는 마치 바다 같았다. 호수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넓어서 바라볼수록 편안한 느낌이 들었다. 석양을 봐도 예쁠 것 같은데 이 오르막을 두 번이나 오를 자신은 없어서 낮 풍경에 만족했다.

저녁을 먹으러 시장 쪽에 나갔는데 낮보다 사람들이 훨씬 많고 장사하는 사람들도 더 많아서 볼거리가 됐다.

다음 날은 태양의 섬에 들어가는 날. 처음엔 하루 잘 생각은 없었는데 먼저 간 재희가 그렇게 좋다고 하길래 우리도 하루 머물기로 했다. 큰 짐은 숙소에 맡겨 두고 가방 하나만 들고 오전 8시 반 배를 탔다.

코파카바나 쪽은 비가 왔는데 태양의 섬에 도착하니 날씨가 맑았다. 가파른 계단을 오르는데 꽃을 예쁘게 심어 놔서 벌써 이 섬이 맘에 들었다. 힘들게 중턱까지 오르니 전망 좋은 곳에 새로 지은 숙소가 보였다. 하룻밤이니 호수가 내려다 보이는 좋은 곳을 잡자 생각했는데 방을 보고 여기다 싶었다. 마당에서도, 아침식사 하는 홀에서도 호수가 막힘없이 내려다보이는데 가장 맘에 든 것은 방에서도 바로 호수가 보인다는 점. 조금 비싸지만 전날 숙소 침대가 푹 꺼져서 잠을 제대로 못 자서 오늘은 큰 맘 먹고 좋은 곳으로 골랐다.

 

 

짐을 풀고 트레킹에 나섰다. 북쪽은 현재 유적지 소유 분쟁으로 출입금지고 남쪽만 돌아도 4~5시간 정도 걸린다고 하는데 우리는 그냥 마음 내키는 대로 걷기로 했다.

우선 전망대 쪽 길로 바로 올라가지 않고 동쪽 마을 길로 걸었다. 항구 반대편 호수가 시원스럽게 보이는데 멀리서 비구름이 한 가득이다. 그래도 섬은 화창~ 그래서 태양의 섬인가? 태양의 섬이 좋았던 점 중 하나는 꽃이 많다는 것! 화훼농업이 주인지 아님, 농작물의 꽃피는 시기인지는 모르겠지만 곳곳에 꽃밭이 가득하고 들꽃도 여기저기 흐드러지게 펴 있어서 걷는 내내 기분이 넘 좋았다.

동쪽 끝까지 가지 않고 중간에 질러 전망대 쪽으로 올랐다. 몇 채 있는 집들을 지났는데 낮은 돌담들 사이로 걸으니 마치 제주도에 온 것 같다.

전망대 바로 아래 마을

전망대 오르는 길에 보이는 호수 풍경은 이미 너무 좋았다. 하지만 전망대에 오르니 더 아름다운 풍경! 조금 떨어진 거리에 또 다른 전망대가 보인다. 그 사이는 또 꽃밭이 있어서 기분 업업~ 남편도 오르막 오를 땐 투덜대더니 좋은 풍경에 기분이 좋아졌는지 싱글벙글~

존재하지 않는 이미지입니다.

반대편 전망대 가는 길

반대편 바다 전망

맞은 편엔 집터 같은 곳이 남아 있었는데 망망대해 같은 호수를 볼 수 있었다. 먹구름이 가득했지만 그래도 좋다는 생각 뿐~ 앞에선 거센 바람을 맞으며 꼬마가 기념품을 팔고 있는데 예뻐서 피리와 목걸이 두 개나 샀다. 꼬맹이가 장사 수환이 아주 좋다! ^^

배가 고파서 전망대 바로 아래 레스토랑에서 점심을 먹었다. 전망이 너무 좋아서 기분이 업돼 고산이라는 것도 잊고 맥주를 한 병씩 마셨다. 덕분에 나중에 내려오면서 취기가 올라 혼났다.

서쪽 해안가에 있는 유적지까지 가려고 했는데 취기도 오르고 비싼 숙소를 맘껏 누려야겠다는 생각에 곧장 숙소로 가기로 했다. 그런데 길을 잘못 드는 바람에 전신주 있는 서편까지 갔다가 다시 오르막을 올라 숙소 위쪽까지 올라야 했다. 고산에, 취기도 있는데다가 빨리 돌아가려고 서둘렀더니 숙소 돌아와선 녹초가 돼 버렸다.

존재하지 않는 이미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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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을 때는 숙소에서 멀리 설산까지 조망할 수 있다

낮잠을 자고 일어나니 온몸이 욱신거렸다. 마음 같아선 밥도 거르고 쉬고 싶었는데 마을 꼭대기에 있는 채식 레스토랑에서 오랜만에 기름기 없는 음식도 먹고 싶고 선셋도 보려고 꾸역꾸역 레스토랑에 갔다. 도착하니 일몰이 벌써 시작됐다. 구름이 많아서 제대로 볼 순 없었어도 탁 트인 전망만으로 그 곳에 모인 사람들은 풍경에 빨려 들었다.

 

레스토랑이 일몰을 조망하기 가장 좋은 곳에 위치하고 있어서 식사도 하고 일몰이나 별을 보러 오는 사람들로 레스토랑이 꽉 찼다. 해가 지니 컴컴한데 촛불을 켜서 분위기가 그만이었고 잔잔한 팝 선곡이 너무 좋아서 허름한 오두막이 럭셔리 레스토랑 못지 않게 맘에 들었다. 음식은 특별한 맛은 아니었다. 며칠 동안 기름기에 질린 내 입맛에는 오히려 신선한 야채를 살짝 삶기만 한 담백한 음식이 훨씬 나았다.

몸이 아파서 제대로 못찍었지만 아름다웠던 밤하늘

레스토랑 밖으로 나오니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무심코 하늘을 올려다 봤는데!!! 쏟아질 듯한 별들이!!! 태양의 섬에서 꼭 하루 머물러야 하는 이유가 바로 이거였다! 몸살기만 없었다면 한참 별들을 보다가 내려가고 싶었는데... 핸드폰 조명이 없었다면 짧은 산길에서 길을 잃었을지도 모를 정도로 캄캄했다. 숙소에서도 별은 많이 보였지만 조명이 있어서 레스토랑 앞 전망대 만큼은 아니었다.

태양의 섬의 진가는 별만이 아니었다. 새벽에 잠시 깨었을 때 창밖으로 보이는 밝은 달과 달빛이 비치는 호수 풍경은 잠이 확 달아날 정도였다. 남편도 자다가 잠시 얼굴을 들고 창밖을 보더니 벌떡 일어나 사진기를 들었다. 한참 호수를 바라봤었다.

새벽에 눈이 깨서 또 잠깐 고개를 들어 창밖을 확인했다. 타이밍이 기가 막히게 일출이 시작되고 있었다. 구름 뒤로 붉은 해가 조용히 떠오르고 있었다. 또 다시 사진기를 꺼낼 수 밖에 없었다. 정말 잊을 수 없는 하룻밤이었다. 바다 같은 호수의 일몰, 쏟아질 듯한 수 많은 별들, 고요한 달빛과 구름 속의 일출... 이렇게 네 가지 풍경의 아름다운 조합은 태양의 섬이 유일했던 것 같다. 이 조합을 감상할 수 있게 해 준 일등 공신은 바로 숙소! 침대에서 고개만 들면 호수가 보이는 숙소에서 하룻밤을 보낸 건 정말 잘 한 일이었다.

아침식사도 잔잔한 호수가 한 눈에 보이는 홀에서 하니 더할 나위 없었다. 날씨가 좋아 멀리 설산까지 보였다. 맡긴 짐만 아니었다면 하루 더 머물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오전 10시 첫 배를 타는데 주말이라 캠핑하던 사람들과 관광객들이 많았는지 선착장에 사람들이 가득했다. 코파카바나를 나와서 곧장 짐을 찾아서 1시 30분 버스를 탔다.

이제 마추픽추 다음으로 가장 기대하던 곳, 우유니로 향한다. 제발 날씨가 좋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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