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e의 여행 일기장

[D159~161, 스위스, 라우터브루넨] 싱그러운 초원, 웅장한 암벽산, 거센 암반폭포, 다양한 스위스 풍경을 선물받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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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159~161, 스위스, 라우터브루넨] 싱그러운 초원, 웅장한 암벽산, 거센 암반폭포, 다양한 스위스 풍경을 선물받다

JaneRyu 2019. 3. 31. 11:11

7.3~7.5
[라우터브루넨 정보]
-일기예보 어플 추천 : AccuWeather 80% 정도는 맞았던 것 같음. 시간별 예보에서 ‘소나기와 뇌우’는 대부분 잠깐 비가 내리거나 내리지 않는 경우가 많으니 일정을 취소하지 않았음.
-캠핑장 : Camping Breithorn 1박 26프랑, 전기/와이파이 포함. 시설 괜찮음. 경치 좋고 조용함. 텐트 사이트에 그늘 없으나 천막 있는 쉼터가 있음, 5분 거리에 트뤼멜바흐 폭포 관광지가 있으며 마을까지 편도 1시간 트레킹 트레일이 있음, 도보 20분 거리에 뮤렌/쉴트호른 케이블카 있음, 그린델발트까지 차로 20분 소요
-트뤼멜바흐 폭포 : 입장료 11프랑, 1시간 30분 정도 소요, 라우터브루넨에서 가는 버스 있음, 강력 추천, 긴팔 필요함
-라우터브루넨 노르딕 트레일 : 라우턴브루넨 마을에서 슈타우프바흐(Staubbachfall Wasserfall) 폭포를 지나 Stechelberg 케이블카 탑승장까지 이어지는 트레킹 코스, 1시간 반~2시간 가량 소요, 초원과 암벽산, 아이거를 조망하며 걸을 수 있는 평지 트레킹 코스. 비가 약간씩 오는 날 전망대에 갈 수 없을 때 추천 할 만 함. 


 


     



샤프하우젠 다음 루트는 취리히를 거쳐 루체른까지 1박씩 하는 경로였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비슷한 마을을 잠깐씩 구경하기 위해서 주차비와 비싼 캠핑장비용을 지출하는 것보다는 그린델발트에서 오래 머무르며 피르스트도 가고 주변 트레킹도 하루 하면 좋을 것 같아서 급 변경했다. 
그린델발트 캠핑장은 라우터브루넨보다 10프랑 정도 더 비싸다. 예전에 라우터브루넨에서 숙박을 한 적이 있는데 그 곳 분위기가 한적하고 좋았던 기억이 있어서 저렴한 캠핑장에서 3박 정도 하면서 지내기로 했다.

2시간 반을 달려 라우터브루넨에 도착했다. 마을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마을의 상징, 슈타우프바흐 폭포에서 시원스럽게 물줄기가 떨어졌다. 남편은 “역시 스위스가 뭔가 다르네~!” 한다. 반박하고 싶은데 틀린 말은 아니다. ㅋㅋ

도착한 캠핑장 뒤에도 폭포가 있고, 한쪽으로는 아이거산의 설봉이 보였다. 조용하고 깨끗한 캠핑장이었다. 도착하자마자 텐트를 쳐놓고 맑은 날씨에 빨리 뭔가를 해야한다는 압박감에 점심도 거르고 5분 거리에 있는 트뤼멜바흐(Trummelbachfalle) 폭포를 보러 갔다.

17년 전인데도 이 폭포의 기가 막힌 물줄기에 놀랐던 기억이 있다. 남편에게 꼭 보여주고 싶었다. 예전에 왔을 때는 비오는 날이라 오들오들 떨면서 봤는데 맑은 날에도 동굴 안이라 겉옷이 필요했다. 
폭포는 암벽산 속을 꽤뚫고 떨어지는 굉장한 수량의 암반폭포다. 10개의 뷰포인트가 있는데 작은 동굴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간다.

내려서 산 속의 동굴로 들어가는데 초반부터 강력한 암반수의 압력과 수량에 깜짝 놀란다. 안으로 들어갈수록 좁고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물줄기는 무지 세차고, 수압으로 깎인 지형인지라 그 형태가 기이해서 사진으로는 제대로 표현할 수 없다.

산 속 동굴에서 나와 입구로 내려가는 계단에서 보이는 풍경도 너무 멋지다. 이 곳에선 우리가 쳐놓은 텐트도 보였다. 
천천히 사진 찍으며 전구간을 보는데 1시간이 넘게 걸렸다. 비가 와서 전망대에 갈 수 없는 날이나 우리처럼 어정쩡한 시간에 도착했다면 꼭 가볼 것을 추천한다.

둘째 날에는 피르스트 트레킹을 했다. 따로 포스팅할 예정이다. 
셋째 날은 전날 트레킹으로 무지 피곤했던 지라 비라도 와서 늦게까지 푹 자고 싶었는데 새벽부터 정말로 비가 왔다. 덕분에 10시 넘게 선선해서 텐트에서 푹 잤다. 
10시 넘어 잠시 해가 쨍했는데 그늘이 없는 곳이라 잠깐만 해가 나도 텐트 안에 있을 수가 없다. 일기예보를 보니 오늘 하루 종일 비가 오락가락 할 예정이다. 안그래도 오늘은 마을까지 가볍게 트레킹을 하며 장을 보고 카페에서 차 한잔 하기로 했다.

캠핑장 뒷길로 사람들이 자주 다니는 것을 봤는데 직접 걷기 시작하니 훨씬 트레킹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팻말을 보니 라우터브루넨 마을에서부터 쉴트호른 케이블카가 있는 곳까지 평지를 걷는 노르딕 트레일 코스였다.

전날 피르스트에서 설산을 조망하며 걷는 트레킹도 좋았지만 싱그러운 목초지와 암벽산에서 쏟아지는 폭포를 보며 걷는 것도 상쾌하고 기분 좋은 운동이었다.

중간중간 쉴 수 있는 빨간 벤치가 설치돼 있어서 힘들면 쉬어 가도 좋다. 마을에 거의 다 도착하니 시원스레 슈타우프바흐 폭포가 떨어진다. 폭포 가까이까지 계단이 나 있어 비가 오는데도 구경온 사람들이 제법 됐다. 
마을은 워낙 작아서 카페가 몇 곳 없었는데 커피 두 잔에 베이컨와플을 주문하니 무려 22프랑.... 내용물도 넘 부실하다. 
가볍게 장을 본 후 캠핑장으로 다시 되돌아가는 길은 같은 길인데도 비가 오니 풍경이 또 다르다. 절벽에 걸쳐 있는 구름띠와 시시각각 달라지는 설산 머리 위의 구름 모양... 비가 온다고 숙소에만 있기엔 너무 멋진 풍경들이다.

폭우가 오지 않는 이상 우산 쓰고 걷는 재미도 쏠쏠하다. 실제로 외국 관광객들은 비옷을 걸치거나 심지어 비를 맞으며 트레킹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았다. 
캠핑장에 돌아와서도 구름이 변해가는 멋진 풍경을 지켜보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마치 신선이라도 내려올 법한 날씨였다. 이 캠핑장에 여유있게 머물기를 잘한 것 같다.  
내일은 체르마트로 이동하려고 한다. 이제는 비가 와도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남은 스위스 여행을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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