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e의 여행 일기장

[D83, 포르투갈, 포르투] 유럽 아닌 포르투! 본문

세계여행/포루투칼

[D83, 포르투갈, 포르투] 유럽 아닌 포르투!

JaneRyu 2019. 3. 30. 18:00

4.17
[포르투 정보]
-추천 코스 : 9시 반 출발 - 맥도날드(구경만) - NATA Lisboa(커피+에그타르트) - 상 프란시스쿠 교회(6유로) or Bolsa 궁전(입장 시간 정해져 있음, 20분마다 가이드투어, 11유로) - 강변 걷기 - Luis 1세 다리 - Mosteiro da Serra do Pilar 수도원 전망대 - 와이너리 투어(2가지 테이스팅 12유로 코스면 충분) - 돌아가면서 렐루서점 or Porto Cathedral - 숙소 휴식 후 저녁 식사 + 야경 (수도원)
-맛집 정보 : Nata 카페 에그타르트 추천, Tokyo Sushi 비추(대부분 롤스시이고 스시밥이 너무 많아서 많이 먹을 수도 없고 맛도 별로. 같이 있는 중식 뷔페는 너무 짬.)
-야경 : 꼭 선셋에 맞춰서 갈 것. 최고의 전망은 다리 건너 수도원.
-루이스 다리 전망 : 강변을 따라 걷다가 다리 앞에서 위로 올라가는 계단 있음. 반드시 위층 다리로 건너야 더 나은 풍경을 조망할 수 있음.


 

 



     
유럽 중 내가 가장 가고 싶은 곳이 포르투갈이였다. 그래서 파리부터 반시계 방향으로 루트를 잡았다. 혹시나 일정이 늦어져 못가게 될까봐. 프랑스와 스페인이 워낙 넓기 때문에 이동시간으로도 몇 일이 걸리므로 우선 방문으로 잡았다.

확실히 같은 유럽국과는 다른 포르투갈 만의 독특함이 있었다. 아마 가장 큰 부분이 타일장식(아줄레)인 것 같다. 벽화를 타일에 그려 밝은 파랑색으로 벽면 전체를 감싸고 있어 우아하면서도 소박함이 있었다. 아기자기한 그림이나 글씨를 그려넣는 스페인, 그리스와도 다르고 패턴을 사용하는 터키와도 확연히 다르다. 하루 종일 거리와 아름다운 강변 풍경을 담는데 셔터를 어찌나 눌러 댔던지 배터리가 모자랄 지경이였다.

아점 삼아 카페에서 에그타르트를 먹었다. 우리 나라에서 먹은 것과는 차원이 다른 바삭함과 고소함~ 정말 원조란 존재하는 거였다!!!

다음 장소인 교회는 또 어떤가! 실내 내부의 벽재가 나무로 조각해서 만들고 금벽지처럼 전체를 감싸고 있었다. 섬세한 무늬와 뛰어난 인물조각들이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그 무감각한 남편도 너무 놀라서 내가 나가자는데도 의자에 앉아 계속 벽만 쳐다봤다. (사진촬영이 불가해서 못 담은 것이 넘 안타깝다.)

포르토의 최고의 장소는 뭐니뭐니 해도 강변 거리와 루이스 다리 조망이 아닐까 생각한다. 고풍스러운 건물들과 강변의 카페들, 버스킹하는 뮤지션, 게다가 다리 위에서 내려다보는 포르토의 풍경은 누가 봐도 가슴 탁 트이는 행복감을 주기에 충분한 것 같다. 물론 날씨도 한 몫 했다. 루이스 1세  다리 상층은 가끔씩 다니는 트램 외엔 차가 다닐 수 없어서 트램길을 걷는 맛도 색다르고 양 옆으로 펼쳐지는 아름다운 마을 풍경도 모두 좋았다.


수도원에서 다리와 시내가 모두 보이기 때문에 야경 포인트로 찜 해두고 우선 와이너리 쪽으로 내려왔다. 와이너리 투어를 한 번은 꼭 해보고 싶었다. 포르토 와인은 다른 와인들과 다르게 도수가 높고 달아서 유명하다니 더 궁금했다. 영어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포르토 와인의 배경과 조제 과정 등을 들으니 대단하다는 생각과 함께 점점 그 맛이 궁금해졌다. 마지막에 와이트 와인과 토니(Tawny : 골드) 와인 두가지를 맛 보게 해주는데 생각보다 센 도수에 깜짝 놀랐다. 그래도 달달함은 더해서 맛이 굉장히 좋았다. 화이트 와인보다 토니 와인이 훨씬 향이 풍부해서 좋았다. 한 병 사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 두 잔 마시고 취기가 올라와 사두었다가는 고주망태가 될 것 같아 그만뒀다. ^^;;

취기에 숙소로 복귀해 잠시 쉬고 야경 보러 다시 강변으로 나왔다. 늦은 줄 알았는데 딱 맞게 다리에 도착했다. 붉은 기운과 푸른 기운이 함께 담긴 포르투 하늘, 주황색 지붕과 조명이 참 조화를 잘 이루었다. 다른 것보다 과하지 않은 잔잔함이 좋았다. 사진을 찍다가 한참 난간에 턱을 괴고 감상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좋은 풍경을 보면 왠지 모르게 무거운 마음이 한 쪽을 차지 했었다. 아마도 한국에 두고 온 문제들과 앞으로 귀국 후의 삶, 훌쩍 떠나온 가족들에 대한 미안함도 있었다. 내 자신에게도 행복해져야 한다는 강박과 뭐가 문제인지도 잘 모르는 것들에 대한 핑계를 계속 찾고 있었다. 하지만 요즘엔 생각을 짧게 하게 됐다. 좋은 풍경은 그냥 좋은 대로 느끼고, 화가 나면 화를 내고, 힘들면 힘들어하고.. 그 때, 그 때의 감정에 충실하면서 단순하게 사는 것. 그게 지금 내게 가장 좋은 삶인 것 같다. 혹시나 여행 중에 어떤 문제가 생겨 힘든 순간이 와도 전처럼 두려워하지 않도록... 
추억이 쌓인 하루가 간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