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e의 여행 일기장
[D40~42, 인도네시아, 카리문자와] 아름다운 섬의 슬픈 이면 본문
[카리문자와섬 정보]
- 스쿠터로 섬 투어 : 반나절 렌트 5만 루피, 하루 75000 루피, 기름 만루피. (수영 2시간 포함 반나절 빌림)
- 해피니쯔 호텔에서 제공 받은 섬 지도를 참고하여 총 4곳 관광.
- 섬 서쪽 끝에 sunset 해변 세 곳이 2분 간격으로 나란히 있는데 첫번째 해변이 가장 깨끗하고 음식점이 많음.
- 서쪽 첫 SUNSET BEACH에 식당이 두 곳 있는데 안쪽의 두 번째 집이 깔끔함. 더 들어가면 두 번째 해변과 연결되고 두번째 해변에는 bamboo bar가 있고 오후에 문을 염. 물 속에 그네가 설치돼 있음.
- 해변 외에 sunset 볼만한 곳으로 Joko Tuwo Hill을 추천함. 입장료 인당 만루피.
- Bukit Love : LOVE 사인 있는 카페. 일몰을 볼 수 있음. 입장료 인당 만루피.
- 섬 동쪽 중간에 위치한 LOVE HILL은 크게 볼 거리는 없음. 해변의 수심이 얕음.
- 맹그로브 숲 : 입장료가 비쌌는데 우리가 갔을 때는 티켓 부스에 사람이 없어서 안 냈음. 크게 볼 것 없음.
- 스노쿨링 스팟 : 선착장 두 곳을 사이에 둔 얕은 바닷가는 쓰레기가 없고 깨끗해서 동네 아이들의 오후 놀이터임. sunset 해변보다 이곳의 물고기가 더 다양하고 많았음.
- 스노쿨링 장비 대여 : 자켓, 고글, 오리발 세 개 하루 빌리는데 4만 루피 (숙소에서 대여하면 다른 곳에서 가져 옴.)
- 결론 : 반나절 빌려서 서쪽 첫번째 sunset beach에서 놀고 Joko Tuwo Hill에서 일몰 감상하는 코스 추천. 하루는 장비를 빌려 선착장에서 스노쿨링.
호핑 투어 한 다음 날은 비가 와서 하루 쉬었다.
그 다음 날에 스쿠터를 반나절 빌려서 섬투어를 하고 시간이 되면 해변에서 물놀이를 하고 오기로 했다.
스쿠터를 타고 가다보면 먼저 인사를 하는 사람도 있었고 우리가 손을 흔들면 대부분 활짝 웃으면서 답을 해줬다. 특히 아이들은 항상 수줍게 웃으며 손을 흔들어 준다. 휴양지라 외국 관광객이 많은데도 항상 우리를 신기하게 쳐다본다.
처음에 도착한 곳은 sunset beach. 아름다운 해변을 보자마자 신나서 소리를 질렀더니 식당 아줌마가 날 보고 웃는다. 아담하고 맑은 물빛을 가진 해변이다. 그런데 이 곳도 물 속을 자세히 보니 모래 바닥에 비닐 봉지와 플라스틱 병들이 심심찮게 보인다. 너무 안타깝다. 사진도 찍고 여기 저기 둘러본 후에 더 좋은 해변이 없으면 이곳에서 해수욕을 하기로 하고 우선 다시 고고.
두번째 간 곳은 Love Hill이라는 해변이다. 해변 언덕에 오르니 푸른 바다가 한 눈에 보였다. 아름답긴 했는데 왜 이름이 Love hill인지는 모르겠다. 먼 바다까지 수심이 얕아 수영을 즐기는 외국인들이 있었는데 밖으로 걸어나오면서 뭔가를 줍길래 조개를 잡는 줄 알았더니 쓰레기를 한 가득 들고 있었다.
그들도 우리처럼 안타까웠나보다. 이 아름다운 섬에 쓰레기가 이렇게 많다니... 그런데도 물은 너무 맑다는게 신기할 정도다.
우리는 다른 곳을 보러 가기 전에 처음 봤던 해변에서 물놀이를 하기로 했다. 깔끔해 보이는 식당 앞에 자리를 잡고 점심을 해결했다. 인도네시아에 온지도 한참인데 네팔에서 탈 났던 기억 때문에 계속 비싼 한식과 일식 등을 먹었었다. 섬에 들어오니 현지식 레스토랑 밖에 없어서 먹기 시작했는데 짭쪼롬한 간장 돼지고기 양념과 비슷해서 현지식의 맛을 알기 시작했다.
(그러다보니 그동안 우리가 얼마나 비싸게 먹었는지 알게 됐다. ㅡㅡ;;)
본격적으로 물놀이를 하려고 바닥까지 한 눈에 보이는 맑은 물 속에 발을 담갔는데 왠걸~ 모래사이로 보이기 시작한 비닐 봉지가 한 둘이 아니여서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조금만 치워야지 시작했는데 오분도 안되어 두 손 가득 건져 올렸다. 호핑 투어를 갈 때도 꽤 먼 바다까지 얆고 작은 스치로폴 조각들이 수도 없이 넓게 펴져 떠다니는 걸 보고 계속 맘이 안 좋았는데 물 속에도 이렇게 많은 줄은 몰랐다. 나중에 스노쿨링 고글을 빌려 물 속을 보고 더 깜짝 놀랐다. 수초인줄만 알았던 것들이 수초보다 쓰레기가 더 많았고 모래바닥은 쓰레기 천지였다. 남편이 "괜히 고글 빌렸다. 안 봤으면 몰랐을텐데.." 하지만 이게 현실이다. 그 후로 해변에 길게 있지 않고 돌아왔다.
해변으로 다이빙을 하고 점심을 먹으러 들린 현지인들이 있었다. 다이빙을 하면서 잡은 물고기를 바베큐로 구우려고 손질하는 걸 봤는데 랍스터와 물고기가 엄청 컸다. 신기해서 쳐다보다 인사를 하고 짧은 대화를 나누다가 점심을 같이 먹자고 초대받았다. 이럴 때는 맛있게 먹어주는게 예의라고 생각하는 나는
"Thanks a lot! yeah! so excited to taste such a big lobster!"
외쳤더니 뿌듯해 하는 표정이였다. 기름이 좔좔 흐르는 랍스터는 한 번에 뜯기도 힘들었다. 소스에 찍어 먹는 그 맛은 정말 맛있었다. 게맛살과 다르게 묵직한 살이 쫄깃쫄깃했다. 생선도 살이 엄청 많아서 고기를 씹는 것 같았다. 얻어먹는 처지에 너무 많이 먹기 민망해서 몇 조각 먹고는 엄지 척을 해주고 한 발 물러났다. 실은, 그냥 다 먹어주고 음료수나 맥주 한 턱 쏘려고 했는데 입이 귀에 걸린 날 쳐다보는 남편의 어이없어 하는 표정 때문에 멈춰야 했다. ^^;;
여행의 맛은 이런 것 아닌가! 처음 보는 외국인이지만 호의를 베풀고 난 또 그 호의에 감사하며 흥쾌히 대접을 받고 나중에 기회가 되면 내가 또 누군가에게 호의를 베풀고.. 혼자 배낭여행하고, 런던에 머물렀을 때도 서로 그런 정으로 친구를 사겼었다. 근데 나이가 들어가면서 한국에서는 그런 정들이 부담스럽기 시작했다. 직장을 짧게는 한 달, 길게는 1~2년에 한 번씩 이동하는 메뚜기 생활을 오래 하면서 사람과의 관계가 겉핥기 식으로 끝날 때가 많으니 항상 겉치레가 몸에 베였나보다.
장기 배낭 여행을 시작하면서 조금씩 처음 보는 사람들과 편하게 대화하고 비록 짧은 만남이지만 그 안에서 정을 나누고 인연을 만들어내는 즐거움을 다시 느끼기 시작한 것 같다.
다음 날에는 비가 많이 와서 오후에 잠깐 맹그로브 숲을 다녀왔다. 숲을 걸으면서 화가 났다. 쓰레기가 정말 많았다. 이젠 화를 넘어 분노가 치민다. 전날 밤에 우연히 네이버 뉴스를 보다가 발리 바다가 쓰레기로 가득 차서 정부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는 뉴스를 읽었다.
왜 아니겠는가. 이렇게 곳곳에 쓰레기가 넘쳐나는데. 인도네시아인들은 쓰레기가 함께 어울려 살아야할 자연의 일부라고 생각하는 게 분명하다. 어떤 사람이 앞마당 모래를 쓰는 걸 봤는데 바로 옆에 있는 플라스틱 병은 그대로 두는게 아닌가... 참.... 무슨 이치인지...
호핑 투어를 할 때 어떤 섬을 구경하러 들어갔는데 쓰레기가 너무 많길래,
"It is a beautiful island. but they gotta do something with this garbage. it is really big mess!"
"I know. that is our problem. Indonesian people just throw away garbage."
족자카르타에서 시간이 많으니 기필코 인도네시아 관광청에 들어가 한 마디 남겨야겠다. 기필코!!!
이대로 두면 아마 몇 년 안에 쓰레기로 가득 차서 자연도 잃고 관광객도 잃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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