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e의 여행 일기장
[D399, 칠레, 토레스 델 파이네] 토레스 델 파이네 O트레킹(서킷) 6일차 본문
2.28
Grey ~ Paine Grande 11km, 4시간 (Grande 캠프 : 1인 6000페소 or 10달러)
Grande 캠프까지는 코스가 무난해서 4시간 정도 걸린다고 돼 있다. 근데 우리는 다음 캠프에 자리가 있는지 확인해보고 가능하면 더 가려고 일찍 출발하기로 했다.
누룽지와 미소스프로 따뜻하게 아침밥을 해먹고 8시 20분 쯤 출발했다. 오늘 풍경은 어제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옆으로 호수를 끼고 뒤로는 그레이 빙하를 두고 걸었다.
음식 무게가 줄어 가방이 가벼워진 것 같은데 며칠 동안 짊어지고 다녔더니 어깨에 점점 무리가 오는 것 같다. 무릎도 처음엔 오른쪽 무릎이 아프더니 지금은 멀쩡하고 이젠 왼쪽 무릎에 통증이 오기 시작했다.




한 시간 정도 걸었을 쯤 전망대에 도착했다. 큰 바위가 있고 전망이 좋아서 사람들이 많이 모여서 쉬고 있었다. 이 곳부터 가벼운 차림의 트레커들이 많이 보이기 시작했는데 W코스 시작점인 Grande에서 이 전망대까지만 다녀오는 사람들인 것 같다. 그들의 가벼운 가방이 어찌나 부럽던지...



트레커들이 많으니 마주치며 반갑게 인사하는 사람들이 적어졌다. 그레이까지는 트레커들이 많지 않고 대부분 같은 곳에서 머무니 작은 시골마을 마냥 서로 친해지고 오갈 땐 반갑게 인사를 한다. W코스는 대도시 관광지 마냥 서로 대면대면.
전망대에서 앞서 가던 재희네를 만나 서로 사진을 찍어주고 또 헤어졌다. 우리는 좀 더 구경하며 쉬었다.



가는 동안 삭막한 화재 지역 아니면 똑같은 호수만 보이니 사진도 별로 찍지 않게 된다. 점심 때가 조금 이른 시간에 전망대 같은 곳에서 쉬었다. 이전 코스들과는 다르게 오르막 내리막이 계속 반복돼서 쉽게 지쳐서 자주 쉬었다. 날씨도 남쪽코스가 더 따뜻해 발에 땀이 많이 나니 양말이 쓸려 쓰라린다. 그래서 쉴 때마다 양말을 벗고 발을 말려줘야 했다.



큰 호수를 지나고 작은 호수가 나온다. 이 곳도 풍경은 그닥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그동안 너무 좋은 풍경을 보며 걸어서 힘들어도 즐거웠는데 오늘은 유독 지치는 것 같다.

12시쯤 되니 멀리 에메랄드 호수가 보인다. 설마 벌써 산장에 도착했나 싶었는데 좀 더 걸으니 푯말이 나오고 Ranger Station이 나왔다. 이번에도 예약증 확인은 없었다. 도착하려면 예상시간보다 더 걸릴 줄 알았는데 걷는 게 적응돼서 예상시간에 거의 맞게 도착했다. 어깨와 무릎은 점점 아파오지만 걷는 속도는 첫날에 비해 훨씬 나아진 것 같다.



산장도 캠프장도 지금까지 봤던 곳 중 가장 컸다. 아마도 페리로 시작점에서 바로 들어올 수 있어서 사람들도 많고 시설도 잘 갖출 수 있나 보다. 그래서 이름도 Grande(크다). 우선 리셉션에서 체크인하며 이후 캠프에 자리가 있는지 확인했다. 이변은 없었다. 중간 캠프들은 모두 full-book이고 시작점인 Central에만 자리가 있단다. 할 수 없이 중간 전망대를 포기하고 Central까지 26킬로를 한 번에 가는 방법 밖에 없었다.





평평한 곳에 텐트를 치고 캠프장을 둘러 봤다. 식당이 크고 한 쪽 share코너에 남은 가스통들이 많았다. 이럴 줄 알았으면 작은 가스를 사서 오는 건데... 화장실도 크고 뭣보다 샤워실이 많아서 좋았다. 오후 내내 쉴 시간이 많아졌다. 우선 식당에서 커피 한 잔 했다. 이럴 땐 달달한 믹스커피가 딱! 바로 앞 호수를 산책하고 텐트에서 쉬었다.




6시부터 샤워실 개방이라 일찍 저녁을 먹고 씻기로 했다. 식당에 앉아 있는데 창밖에 사람들이 풀숲을 주시하며 모여드는 게 보였다. 얼른 나가보니 붉은 여우 두 마리가 풀 숲에서 놀고 있다. 토레스 국립공원에선 의외로 동물들을 보기가 힘들었다. 오기 전엔 때묻지 않은 곳이니 야생동물도 많이 볼 수 있겠지 싶었는데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국립공원 외 지역에서 버스를 타고 가다가 본 동물이 더 많았다.


저녁을 먹기 전에 내일 아침, 점심으로 먹을 주먹밥을 만들었다. 이번엔 고추장 고기볶음 캔을 넣어서 매콤한 주먹밥을 만들었다. 저녁밥은 3분 요리 북어국과 깻잎 캔. 이렇게 꿀맛인 줄 알았다면 3분 요리로 죄다 사올 걸 그랬나보다.



잠자리에 들기 전에 풍경 좋은 테이블에 앉아서 맥주 한 잔~ 나중에 이 곳에서 본 바위산이 대표 사진으로 여기저기 걸려 있는 걸 보았다. 마치 초콜렛 조각케잌 같은 비주얼이다. 딕슨 캠프도 풍경이 좋았지만 이 곳은 뒷 바위산과 캠프장이 한 프레임에 들어오는 풍경이라 좋다.
내일이 걱정이다. 그동안 잘 해왔지만 한꺼번에 너무 먼 길을 가야해서 무릎과 어깨가 견뎌낼지... 이제 완주가 눈앞에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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