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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6, 베트남, 닌빈-땀꼭] 육지의 하룽베이

JaneRyu 2019. 3. 29. 10:53

[닌빈-땀꼭-장안 정보]
- 사파에서 하노이로 돌아오는 버스가 갈 때보다 일찍 도착해서 새벽 2시에 길바닥에 내려 줌. 바로 닌빈으로 가려던 우리는 쉴 호스텔도 없어서 바로 시외 터미널로 감. 
- 닌빈으로 가는 터미널은 새벽 4시에 문을 열고 그 전에는 안으로 들어갈 수 없음. 티켓 부스는 7시부터 열기 때문에 그 전에 삐끼들이 찾아 와서 입구에서 출발하는 로컬 버스를 탈 수 있음. 첫 차는 5시 반에 출발.
- 7시 좀 넘으면 닌빈 도착. 큰 호텔 앞에 내려 줌. 바로 택시를 잡아 타고 땀꼭으로 이동. 15만동 정도.
- 땀꼭 보트장은 자연미가 있고 장안 보트장은 좀 더 정돈된 곳이라 한국인들이 많음.
- 땀꼭 보트 : 1시간 반동안 3개 동굴과 항무아를 지남. 동굴 입장료 1인 12만동 + 보트비 15만동.
  (장안 보트는 더 길다고 들었음. 너무 추워서 장안 보트는 포기. 땀꼭은 외국인이 많고, 장안은 정돈된 분위기라 한국인들에게 더 맞는 것 같고 패키지가 대부분 장안으로 가는 듯.)
- 항무아는 강력 추천.(땀꼭에서 자전거로 갈 수 있음)


 


우리의 첫 노숙은 예상보다 빨리 찾아왔다. 노숙이라 해도 공항에서 대기하는 정도겠지 생각했는데 정말 생짜로 노숙을 할 줄이야...ㅜ.ㅜ...
사파에서 돌아오는 버스가 예상보다 너무 일찍 도착했다. 새벽 2가 좀 넘은 시간에 길바닥에 내려주길래 졸음에 비몽사몽 택시 기사에게 이끌려 시외버스 터미널로 갔다. 바로 닌빈으로 가려고 숙소도 잡아두지 않았는데 좀 일찍 떨어지면 카페에서 시간을 떼우려 했는데 문 연 곳이 아무데도 없었다. 더 황당한 것은 터미널이 셔터가 닫혀 있어 안으로 들어갈 수가 없었다. 젊을 때 배낭여행할 때는 대부분의 터미널이 문은 열려 있어서 의자에서 노숙을 하곤 했는데 이 곳은 굳게 닫혀 있었다. 택시 기사가 4시가 돼야 문이 열릴 거란다. 그렇게 대리석 바닥에 2시간을 떨면서 기다렸다. 

4시가 되니 문이 열리긴 했는데 안이라 해도 바람이 불어 더 추웠다. 티켓 부스는 7시에 열린다는 절망적인 얘기에 아예 자리잡고 누우려고 침낭을 꺼냈는데 어딘가에서 삐끼 아저씨가 어딜가냐고 묻는다. 닌빈 간다니까 자기를 따라 오면 5시 반에 출발하는 버스가 있단다. 1인당 7만동. 남편은 의심하는 눈치였지만 난 너무 추워서 따지지 말고 따라가자 했다. 미니 버스였는데 이미 타고 있는 현지인들이 있었다. 우리가 탄 뒤에도 한참을 택배 같은 걸 실었다. 버스비를 걷을 때 8만동이라고 하길래 '왜요? 우린 7만동이라고 들었는데' 했더니  '그래.. 7만동 줘..' 하더라.. 뭥미? 
하노이에서는 느릿느릿한 사람들의 행동을 보고 더운 나라 사람들이라 태평함이 있네... 생각했는데 역시 새벽 일꾼들의 부지런함은 만국공통인가 보다.

닌빈에 도착해서도 터미널이 아닌 큰 호텔 앞 길가에 내려줬다. ㅡㅡ;;;  졸다 내려서 어리버리하고 있는데 택시가 와서 선다. 땀꼭까지 택시비가 비싸지 않아 무조건 탔다. (숙소 지도를 보여주고 미터기로 따지니 15만동 정도 냈다.) 땀꼭 마을은 작고 번잡하지 않았다. 오토바이와 차들로 바쁜 도시에서 벗어나 한적한 강이 보이는 마을에 도착하니 마음이 편안해졌다. 

우선 숙소에서 한 숨 자고 11시쯤 나섰다. 숙소에서 자전거를 빌려 항무아로 고고~ 베트남에 온 이후로 관광다운 첫 관광이 시작됐다. 자전거를 타고 논길을 질러 가는 풍경은 아름다웠다. 벼가 자라 초록초록한 풍경이였다면 더할나위 없었겠지만 이도 나쁘지 않았다.

항무아는 생각대로 높은 곳이였다. 마음의 준비를 하고 계단을 오른다.

계단 바로 아래에는 정비가 잘 돼 있다. 동양적인 느낌이 물씬~

계단을 오르는 관광객들이 저마다 '다 왔어~ 조금만 힘을 내~' 하면서 용기를 준다. 여행지에서는 동지애가 샘솟고 미소로 힘을 돋우는 마음의 여유가 있어서 좋다. 
꼭대기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역시 그 고생을 보상해줄 만했다. 다른 이들의 사진을 볼 때는 하나 같이 흐린 날씨 때문에 가면 별로이지 않을까 했는데 기계는 인간의 눈을 따라잡지 못한다는 것을 입증하듯 실제 내가 바라보는 장면은 그 이상이였다.

 

모내기 전인 지금도 이렇게 아름다운데 벼가 자란 푸른 논이라면 더 환상적이리라~

땀꼭으로 돌아와 곧장 보트를 탔다. 추운 날씨인데도 관광객이 많았다. 사공은 대부분 아주머니들인데 놀라운 것이 두 발로 노를 젓는 신공을 보여준다. 

1시간 반동안 3개의 동굴을 지난다. 지나면서 보는 동양화 같은 풍경은 사진으로는 제대로 담을 수가 없다. 

중간 중간 음료수와 과일을 파는 배들이 다니는데 우리가 먹는 것 외에 사공 아주머니도 사주라는 귀여운 강매가 있었다. '귀엽다'고 표현한 이유는 맥주와 땅콩을 쥐어주고 사공 아주머니를 손짓하면서 '서비스, 서비스'와 함께 눈을 질끈질끈 감는 모습이 밉지가 않아서였다. 우리는 흥쾌히 사드렸다. 
지금도 팁을 강요하는 사공들이 많단다... 돈을 버는 일이긴 하지만 보고 있으면 요구하지 않아도 절로 주고 싶게 만드는 힘든 일이였다. 1시간 반동안 쉬지도 않고 발과 손을 번갈아가며 노를 젓는 건 운동을 업으로 하는 사람들에게도 힘들 일일 거다. 팁을 강요하지 않아 좋고, 친절하고 젊잖은 사공 아주머니가 마음에 들어 적지 않은 팁을 드리고 노고에 감사했다고 인사를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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