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e의 여행 일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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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7, 베트남, 장안] 바이딘 사원

JaneRyu 2019. 3. 29. 11:02

[장안 정보]
- 땀꼭에서 19킬로 정도. 오토바이 하루 렌트 12만동. 기름 5만동 정도. 장안 보트와 바이딘 사원 하루 코스로 적당함.
- 땀꼭보트는 자연미가 있고, 장안보트는 정돈된 분위기인 듯.
- 장안보트 타는 곳에서 4킬로 정도 간 곳에 절이 두 곳 있는데 왼쪽은 볼 것 없고 오른쪽 터널 안 절벽 사원이 볼만 함. 
- 바이딘 사원은 꼭대기에 있는 절까지 봐야 함. 오토바이로 다녀올만 함.

날씨가 너무 추워서 체크아웃 마지막 시간까지 방에 머물렀다. 오늘은 오토바이로 온 종일 다녀야하니 더더욱 무장을 하고 나섰다. 땀꼭보다는 장안에서 보트를 더 많이 타는 것 같은데 아마도 패키지 투어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보트 타는 장소가 좀 더 정돈된 분위기라 한국 사람들에게 더 맞는 것도 같다. 보트타는 곳은 오는 길에 들리려고 우선 지나쳤다. 

바이딘 사원을 가는 길에 우연히 다른 사원을 구경하게 됐는데 정말 희한한 지형 안에 세워진 작은 사원이였다. 여행에서 우연히 발견한 뜻밖에 장소를 만났을 때 왠지 더 뿌듯하고 보람찬 느낌이 있다. 
처음엔 그냥 지나치려다가 동네 오토바이들이 그곳으로 죄다 몰려 가길래 '여기 엄청 유명한 곳인가봐!' 냅다 표를 사서 들어가봤다. 터널을 통과해서 펼쳐진 경관은 입이 딱 벌어졌다. 절벽같은 압벽산으로 빙 둘러쳐진 곳 중앙에는 깨끗한 호수가 있고 양쪽 끝 절벽에는 작은 사원이 있었다. 그 지형이 참 독특해서 비밀의 동굴을 통과해 다른 세상에 들어온 것 같은 느낌이였다. 

이 날은 종교적으로 중요한 날인지 동네 아주머니들이 모두 같은 복장을 입고 사원 가는 길에 나란히 앉아서 뭔가를 기다리는 것 같았다. 그리고 졀벽의 사원에서는 불경이 계속 흘러나왔다. 우리가 절을 구경하러 올라가니 모두들 웃으며 반갑게 'HELLO' 인사를 해줬다. 처음보는 외국인임에도 불구하고 참으로 친절하고 소박한 그들의 모습이 마음을 푸근하게 해줬다. 

절 위쪽에는 상당히 깊은 동굴이 있었는데 그곳이 법당인 것 같았다. 한국 절에서는 불경이 나오면 다 함께 앉아서 외우고 끝나면 함께 밥을 나눠 먹는데 이곳에서는 함께 불경은 드리지 않고 끝나기를 기다리는 것 같았다 

 

한 줄로 쭉 서있거나 가장 아래 쪽에는 양 쪽으로 늘어서서 누군가를 맞이하려는 듯 보였다. 반갑게 인사해주는 분들에게 손짓으로 왜 줄을 서있느냐고 묻자 누군가가 내려오면 절을 하려고 기다린다는 것 같았다. 아마 큰 스님이 의식을 마치고 내려오면 함께 맞이하려고 하나? 끝까지 기다려서 보고 싶었지만 언제 끝날지 몰라 그만뒀다. 절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참 희한하다. 잘 정돈된 걸로 봐선 이 지역에선 꽤나 중요한 곳이리라.

동굴 사원에서도 6킬로를 더 달려 바이딘 사원에 도착했다. 얼마나 큰지 들어가는데 전기차를 타야한다. 사원으로 들어가는 복도를 보자 입이 떡 벌어졌다. 몇 개 인지는 알 수 없으나 이런 길이 1킬로나 왕복으로 놓여있다. 얼마나 많은 공을 들였는지 알 수 있었다. 한 참을 올라야 그제야 법당이 하나 나오는데 뭐 법당이 다 거기서 거기지 생각하고 문을 여는 순간.... 두 번째 놀라움...

3층은 족히 넘어보이는 높이의 법당 안에 꽉 차게 서있는 장식과 불상의 크기에 깜짝 놀랐다. 그 화려하고 장엄한 불상 앞에서 자연스레 엄숙해졌다. 

 

나는 날라리 불교신자다. 기본적으로 불교를 믿지만 그렇다고 열심히 절에 간다거나 교리에 대해서 공부하진 않는다. 할머니와 어머니를 따라 절에 다니다 보니 자연스럽게 불경과 향내에 익숙해졌고 절에 가면 편안한 마음이 생긴다. 하지만 가끔씩 이렇게 화려한 사원과 불상을 볼 때마다 그런 생각이 든다. 이렇게 화려한 사원과 불상을 지어놓고 마음을 다해 비는 것이 과연 불교의 교리에 맞는 것인가? 이 또한 이 종교를 따르는 이들의 욕심으로 채워진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 물론 깊이 종교를 믿게 된다면 그 의미에 대해서 달리 보이겠지만 이 화려함과 종교를 만들어 믿고자 하는 마음이 서로 어긋나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이상한 잡담은 접고... 

너무나 큰 사원의 규모에 한 번 놀라고 그 화려함에 두 번 놀랐다. 돌아오면서 남편에게 말했다. 
'소박한 한국 절하고 너무 다르다. 이건 나랑 좀 안 맞는 것 같애.' 남편도 고개를 끄덕였다. 
남의 종교 문화에 이러쿵 저러쿵 판단하는 건 옳지 않지만 내 느낌은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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