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e의 여행 일기장

2016년 12월 16일 세계여행 결심 본문

세계여행/세계여행준비

2016년 12월 16일 세계여행 결심

JaneRyu 2019. 3. 28. 19:52

이게 우리가 처음 세계 여행을 결심할 때의 대화이다.

남편이 내가 변심할까봐 스크린샷으로 저장까지 해두었다. 

지난 2년동안 우리 부부에게는 많은 일이 있었다. 

자세히 풀어낼 수는 없지만 '인생에서 돈이 주는 행복은 제한적이고도 한순간이구나...' 를 느꼈고

그런 돈 때문에 무너지는 내 주변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또 나 자신을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그런 나를 옆에서 물신양면으로 지원해주던 남편도 몸바쳐 일하던 회사에서 짚신짝처럼 내몰리고 

10년의 경력이 물거품이 되면서 이리저리 흔들리는 모습을 바라보는게 힘들었다.

이런 저런 일들이 한꺼번에 겹쳐 나에게 '공황장애'와 '우울증'이라는 마음의 병이 나타났다.

우울증은 그럭저럭 잘 이겨내긴 했지만 한 번 겪은 마음의 병은 직장 생활을 하면서 불쑥불쑥 찾아왔다.

 

바로 이 날. 저녁에 혼자 티비를 보며 우연히 핸드폰으로 세계여행을 하는 사람의 블로그를 보게 됐는데

너무나 간절하게 떠나고 싶은 마음이 치솟았다. 순간 생각이 들었다.

'내일 당장 어찌 될지 모르는 인생인데 내가 하고 싶은 것, 정말 하고 싶었는데 못했다는 생각이 들면 얼마나 후회스러울까....​' 더 나이가 들면 아무 것도 해놓은 것 없다는 허망한 생각이 들 것 같았다.

 

우리는 둘 다 풍전등화 같은 직장을 유지하며 살아가고 있었다.

몇 년 전부터는 언제까지 일을 할 수 있을까? 제 2의 인생을 준비할 뭔가를 해야하지 않을까?

항상 고민하며 불안감을 안고 살았다. 그래도 우리 부부는 마음도 잘 맞고 서로 신혼과 다름없이 사랑하며 살아가고 있으니 이 둘의 마음만 있다면 뭐든 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

그래도 새로운 일을 하기 위한 결심을 한다는 것은 힘든 일이였다.

제 2의 인생을 시작하기 앞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꽉 막힌 현실을 벗어나서 새로운 마음을 먹는 계기를 만들면 어떨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물론 누가 들으면 복에 겨운 소리 한다고 할거다. 그런 생각은 누구나 있으나

경제적인 여건이 안되니 못 가는 것이 아닌가?

 

그 대목에서 번뜩 생각했다. 우린 돌봐야 할 아이도 없고 이렇게 저렇게 하면 떠날 경비도 얼추 될 것 같고,

언제 어려워질지 모르는 남편의 직장, 비정규직인 나... 어느 것 하나 우리를 붙들고 있는 것도 없는데

뭐가 아쉬워서 못 떠나는가? 갑자기 확신이 들었다. 내 인생에서 정말 내가 하고 싶은 일 하나는 이루자!

그래서 결심했다. 떠나기로... 남편은 그저 나만 오케이 하면 어디든 떠날 사람이였다. 내가 더 현실적인 사람이니까...ㅋㅋ

하지만 아직 가야할 길은 멀다. 해결될지 실마리도 보이지 않는 집문제를 어떻게든 2018년 1월까지 해결을 해야하고 모자라는 비용을 어찌 충당할지 고민해야한다. 그래도 우리는 벌써 설렌다.

1년 이라는 시간동안은 이런 설렘을 갖고 살 수 있겠지. ​

남편은 내가 변심할까봐 전전긍긍이다. 하지만 이번엔 좀 다르다. 우울증을 극복하면서 내 안에 지극히 현실적이였던 사고가 많이 변하였다. 그래도 이 마음이 변하지 않도록 오늘부터 준비 과정을 써가기로 했다.

간절이 원하면 이루어진다 했던가...

신혼때 남편이 자기 꿈은 세계여행이라며 오른쪽 팔에 타투를 하면서 이런 문구를 새겼다.

'The Fool wanders, a wise man travels.' 

정말 이 꿈이 이루어질 줄이야~ 그것도 내 덕분에~ ^^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