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e의 여행 일기장

[D359~360, 페루, 마추픽추] 애태우다 구름 걷힌 완벽한 마추픽추, 그리고 함께 가야할 와이나픽추!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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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359~360, 페루, 마추픽추] 애태우다 구름 걷힌 완벽한 마추픽추, 그리고 함께 가야할 와이나픽추!

JaneRyu 2019. 4. 5. 11:27

1.19~1.20

 

[마추픽추/와이나픽추 정보]

-마추픽추 보는 경로 : 일방 통행으로 경로가 짜여 있어서 되돌아 올 수 없음. 추천 코스는, 전망대(가장 높은 곳이 전체적으로 다 보임) - 태양의 문(잉카트레일 관문) - 잉카 브릿지 - 시티 게이트 - 해시계 - 와이나픽추 게이트 - 메인 플라자, 3개의 문이 있는 신전, 콘도르 신전, 태양의 신전, 경작지 - 출구

-와이나픽추 입장 : 10시~11시 입장이지만 최대 11시 30분까지 입장 가능, 1시 넘으면 나와야 함(12시30분 넘으면 꼭대기에서 근무하던 직원이 나가라고 하면서 퇴근함), 마추픽추를 절반 보고 와이나픽추 구경하고 나온 후 나머지 절반의 마추픽추를 보면 가장 좋음(가이드는 와이드픽추 티켓이 있는 사람에 한해서 재입장이 될거라고 하지만 확인해보지 않음)

-관광팁 : 우기라면 아침에 구름이 많이 끼고 비가 오기 때문에 굳이 6시 입장 할 필요 없을 듯, 8시 입장해도 와이나픽추 입장 전까지 충분히 볼 수 있음, 그러나 가이드 설명이 대부분 전망대에서 1시간 이상 되기 때문에 태양의 문과 잉카브릿지까지 다녀오려면 개인적으로 이동해야 함. (와이나픽추 가는 사람에 한해) 전망대~태양의 문까지는 40분 소요

-아구아스깔리엔떼스 온천 : 20솔, 37도 정도

-중식 골목 : 가장 위쪽 첫 번째 다리 앞 골목에 중식집이 몰려 있음, 가격 괜찮은 편

-기념품 시장 : 내리는 기차역과 타는 기차역 사이에 크게 시장이 있음. 품질도 괜찮고 다양함.

-기차역에서 나오기로 한 숙소 주인이나 버스기사가 없다고 당황하지 말고 계약한 여행사로 빨리 연락할 것(whatsapp 유용함, 계약서에 적힌 여행사와 다를 수 있으므로 반드시 계약자의 연락처가 필요함)


 

 

 

밤새 잠을 설쳤다. 전날 있었던 일들 때문에 신경이 쓰이기도 했고 밤새 비가 내리는 소리가 들려서이기도 했다.

7시 반에 광장으로 나가니 어제 만났던 가이드가 있었다. 20명 정도 되는 사람들이 모여서 버스를 타러 갔다. 만나는 시간을 늦추길래 첫 입장이 아니라 버스 타는 줄이 안 길어서 그런가보다 했는데 웬걸~ 줄이 길다. 결국 8시 입장인 우리는 8시 40분이 넘어서야 입장할 수 있었다. 마추픽추만 보는 사람들은 상관없지만 와이나픽추를 가는 우리 같은 사람들은 입장 시간이 10시~11시로 정해져 있어서 그 전에 잉카브릿지와 태양의 문까지 구경하려면 시간이 촉박할 것 같아서 마음이 조급해졌다. (일방통행 스템이라서 다시 돌아올 수 없으니 와이나픽추 입구 전까지 있는 마추픽추는 모두 구경해야 한다.)

버스가 많아서 많이 기다리진 않지만 적어도 30분 정도는 줄을 서야 한다.

입장할 때도 구름은 가득했다. 진짜 눈물이 날 것 같았다. 거지같은 여행사 때문에 스트레스 팍팍 받고 숙소도 이상했는데, 기차까지 타고 비싸게 왔더니 흐리멍텅한 풍경만 보게 되나 싶어 속이 타들어 갔다.

전망대에 도착하기 전 짧은 구간에서 가이드는 이것저것 설명하면서 시간을 많이 끌었다. 뒤쳐진 일행이 있어서이기도 했지만 구름이 많이 껴서 전망대 가는 시간을 늦추려는 듯 했다.

드디어 도착한 전망대!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줄 알았는데 그래도 아래 유적지는 조금 보였다. 그래도 이건 아니지...ㅜㅜ 가이드가 또 설명을 시작한다. 그런데 천만다행으로 비가 그치고 해가 구름 뒤에서 쨍한 게 조금씩 보였다. 아마 날이 게일 모양이다.

뒤쪽의 와이나픽추는 아예 보이지도 않는다

천만다행으로 구름이 걷히는 중

가이드에게 날씨가 게일 것 같으니 우리는 따라 가지 않고 전망대에서 있고 싶다고 했더니 모두에게 옵션을 주었다. 태양의 문과 잉카브릿지 같은 곳을 먼저 둘러보고 다시 전망대로 와서 날씨가 어떤지 보잔다. 다들 찬성하고 가이드를 따랐다. (그런데 결국 태양의 문과 잉카브릿지는 함께 가지 않고 전망대 쪽에서만 거의 1시간 동안 있었다.)

전망대를 오르면서 점점 날씨는 좋아지고 있었다. 주변 풍경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는데 마추픽추를 둘러싸고 있는 겹겹의 높은 산봉우리들이 정말 장관이었다. 아래층 전망대보다 위층으로 올라갈수록 마추픽추를 바라보는 풍경이 멋있었다. 왼쪽 편으로 잉카트레일의 관문인 ‘태양의 문’이 보였는데 저 멀리 트레킹하며 걸어오는 사람들이 개미처럼 움직였다.

완전히 게여 선명히 보이는 마추픽추와 와이나픽추

가장 위층 전망대에 도착했을 때, 날씨는 완전히 게어서 드디어 완벽한 풍경을 볼 수 있었다! 정말 감동스러웠다! 이렇게 감동을 주려고 궂은 날씨로 애를 태웠나 싶을 정도로. 처음부터 짠! 하고 좋은 풍경을 보여줬더라면 오히려 “모야~ 사진이랑 똑같네...” 하면서 시들했을지 모른다. 남미 여행지 중 가장 기대한 만큼 가장 실망이 큰 관광지 중 하나라는데 이런 난관 덕분인지, 나는 너무 좋았다. 내가 이 풍경 안에 들어와 있다는 것 자체가 감격스러웠다. 남의 사진만 보면서 나는 언제 가볼까 하는 곳 중 하나였으니. 열심히 찍고 또 찍었다.

 

가이드 설명은 이제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설명은 나름 재미있고 쉽게 해주어서 처음엔 열심히 들었는데 시간이 길어지니 집중력도 떨어지고 와이나픽추 입장 시간 때문에 조급해졌다. 가이드는 10시 45분 정도에 전망대에서 끝을 냈다. 마추픽추만 보는 사람들은 이후에 개인적으로 관광을 하면 되니 태양의 문→잉카브릿지 순으로 관광한 후 시티게이트부터 시작해서 아래 유적지를 보면 된다. 하지만 나처럼 와이나픽추를 가는 사람들은 결국엔 이런 곳들은 가지 못했다. 가이드는 와이나픽추 티켓을 소지한 사람들에 한해서 재입장이 될거라고 했지만 나중에 비가 내리고 너무 힘들어서 재입장할 생각도 못했다. 설명 듣지 말고 그냥 잉카브릿지에 다녀올 걸...

 

전망대마다 보이는 뷰가 조금씩 다르다

처음엔 입장이 늦어진 것이 짜증이 났지만 결국 일찍 들어와봐야 기다리기만 할 뿐이고 늦게 날씨가 게인 면에서는 신의 한 수였다고 생각했다. 근데 나중에 생각해보니 구름이 끼였을 때는 태양의 문이나 잉카브릿지를 보고 와서 전망대에 오면 날이 게었을 시간이니 결과적으로 두 곳을 못 봐 손해가 됐다. 그렇게 따지면 시간을 늦춘 여행사가 원망스러웠지만 모든 게 좋을 수만도 없고 융통성 있게 알아서 행동하지 못한 내 잘못도 있을테니, 날씨가 좋아진 것만으로도 감사하자 생각했다.

 

 

제단으로 추정되는 바위, 시티게이트, 신전

해시계 바위가 있는 곳

해시계 바위

와이나픽추 가는 사람들은 15분 만에 시티게이트를 통과해 해시계 역할을 했다던 바위를 지나 11시 10분 쯤 와이나픽추 게이트에 도착했다. 최대 11시 30분까지는 입장할 수 있다고 했는데 퇴장 시간(1시)이 정해져 있어서 너무 늦게 입장하는 건 좋지 않겠다.

와이나픽추 가는 길에 내려다 보이는 풍ㄱㅇ

 

사진으로 보는 것보다 훨씬 가파른 계단, 올라갈수록 가팔라져서 정상부분은 거의 기어 올라가야한다

입장하면서 퇴장 시간이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 또 맘이 조급해져서 빠르게 걸었다. 정상까지 1시간 정도 소요된다니 시간이 없다. 1시간 내내 가파른 계단이 이어져서 힘들다던데 정말 장난이 아니었다. 그래도 그동안 코토팍시나 69호수에서 단련이 됐는지 죽을 정도로 힘들진 않았다. 페이스를 맞춰 천천히 조금씩 오르니 40분 만에 첫 전망대에 도착했다.

 

2000미터가 넘지만 고산이라고 할 순 없다

아래에 내려다 보이는 마추픽추는 약간 생소한 모양이었다. 그동안 봐왔던 마추픽추 풍경은 뒤쪽에 와이나픽추가 서있는 모습이어서 산배경 없이 유적지만 내려다보이는 모습이 마추픽추 같지 않았다. 그래도 주변 풍경이 멋있어서 힘들게 오른 보람이 있었다. 위로는 깎아지른 오르막이 정상까지 이어진다.

 

드디어 도착한 첫 전망대, 아래에 생소한 풍경의 마추픽추

잉카인들이 마추픽추에 오는 이유는 와이나픽추에 있는 성스러운 제단에 오르기 위한 전초 마을이였기 때문이란다. 그리고 와이나픽추에는 제를 지내는 제사장이 살았다고 하니 와이나픽추 구석구석 모두 다녀야 마추픽추 관광을 제대로 했다고 할 수 있겠지?

정상까지 좀 더 올라야한다

정상의 바위, 앉을 수 있게 옴폭 깎여 있다

 

옴폭 깎여 있는 걸 보면 제단으로 사용했을 법한 바위다

위쪽에는 푯말도 있고 진짜 제단으로 썼을 법한 모양의 바위와 공터, 집터가 여기저기 있다. 모두들 가장 높은 곳에 있는 넓적 바위에서 줄을 서서 인증샷을 찍는데 경치가 진짜 장난 아니다.

왼쪽에 버스 길이 보인다

뒤쪽은 까마득한 낭떠러지

뷰포인트가 정말 많다

12시 반쯤 되니 직원이 내려가자고 사람들을 재촉한다. 맘껏 사진을 못 찍어서 약간 아쉽긴 했지만 그래도 봐야할 건 거의 다 볼 수 있었다. 내려오면서 뷰포인트가 계속 됐다. 어디서 찍든 멋지지만. 와이나픽추에 가본 사람들은 대부분 마추픽추보다 와이나픽추가 더 좋았다고 하는데 그 이유를 알 것 같다. 힘들게 오르는 성취감, 하루 400명 입장의 희소성,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전망 등을 생각하면 충분히 가치가 있다.

동양화 같은 풍경

내려갈 때 좁은 바위틈을 지나간다

마지막에 넓은 공터가 있다

와이나픽추 초입 구간, 퇴장시간 마지막으로 내려오는 사람들

와이나픽추 입구에 있던 야마(?)

와이나픽추 게이트에서 다시 절반의 마추픽추 관광 시작. 탁 트인 플라자에서 맞은 편 줄 지어 내려가는 사람들과 뒤쪽 하늘이 그림자 연극의 무대 같다. 플라자를 사이에 두고 양 옆은 남자, 여자 기숙사였다고 한다. 마추픽추에는 잉카 제국의 엘리트들이 살았다고 하는데 그만큼 성스럽게 여긴 곳이었나 보다.

플라자

플라자 건너편에 보이는 사람들, 구름이 예술이다

벽 잡고 뭐하세요? 트라이 광고? ㅋㅋ

3개의 문이 있는 신전, 태양의 신전, 콘도르 신전들을 거쳐서 계단식 경작지까지 둘러보면 끝. 사전에 동영상을 보면서 공부를 하긴 했지만 기억이 가물가물. 그래도 아무 공부도 없이 왔다면 정말 감흥이 없었을 것 같다. 가이드 설명도 필요하다. 블로그나 가이드북에는 없는 재미있는 일화나 정보들을 알려주니까. 나중에 소홀히 듣긴 했지만 정말 열심히, 재미있게 설명해준 우리 가이드는 나중에 알고 보니 마추픽추 책을 쓴 저자였다. 그래서 그렇게 아는 것도 많고 해주고 싶은 얘기도 많았나보다.

마지막 장소, 경작지

 

콘도르 신전과 태양의 신전

출구로 나와서 다시 비가 오기 시작해 휴게소에서 풍경 감상하며 잠시 쉬었다. 지극히 개인적인 내 생각으로는, 꽃봉오리처럼 주변 산들이 마추픽추를 겹겹이 애워싸고 있는데 그 덕에 우기에도 해가 뜨면 빛을 머금으니 날이 게이고 오후에는 주변에서 밀려드는 구름을 다른 산봉우리가 막아서고 있어서 맑은 날씨가 한 동안 유지되는 것 같다. 과학적 근거 제로. 그리고 꼭! 와이나픽추를 함께 봐야 기대감도 충족되고 실망감이 덜 할 것 같다. 마추픽추만 봤다면 2%가 아닌 50%는 부족할 듯. 남편은 사진으로 보는 것과 똑같아서 크게 감동적이진 않았다는데 나는 100퍼센트 만족했다. 그동안엔 날씨에 상관없이 다녔는데 마추픽추만큼은 그렇지 않았다. 꼭 좋은 날씨가 동반해야 할 곳이다. 다음에 혹시나 기회가 된다면 트레킹을 하면서 오고 싶다.

3개의 문이 있는 신전

마을로 내려와 곧장 온천에 갔다. 기차 시간이 저녁 7시라 시간도 때울 겸 피곤한 몸을 조금이라도 풀고 싶었다. 온천수 정제를 완전히 하지 않는 건지 부유물 같은 게 있었는데 계곡물 들어가는 거나 매한가지라고 생각돼서 크게 게의치 않았다. 물이 미지근하다고 들었는데 생각보다 따뜻해서 좋았다. 1시간 하고 나니 확실히 몸도 가볍고 다리도 풀렸다.

 

골목길을 내려가다 첫 번째 다리 옆에 중식당이 몰려 있어서 저녁식사를 하러 들어갔다. 아래쪽보다 가격도 저렴하고 맛도 괜찮았다. 온천 후 맥주 한 잔 하니 몸이 노곤노곤~

 

나머지 시간은 마을을 돌며 요기조기 구경하면서 기차역까지 갔다. 기차 안에서는 거의 떡실신~ 잘 자고 8시 40분쯤 오얀따이땀보에 도착했다.

 

사건은 또 한 번 있었다. 기차역에서 화장실을 가느라 좀 늦게 나왔는데 나가보니 대부분 가버리고 버스회사 두 곳만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두 곳 모두 우리 이름은 없었다. 우린 당황해서 버스가 가버릴까봐 주차장을 막 뛰어다녔다. 우리가 계약했던 쿠스코 여행사는 이름도 없고, 계약서 바우처에 적힌 여행사는 성계투어 여행사라서 버스는 어떤 이름으로 찾아야하는지 몰랐다. 전날에 이어 이런 상황이 처음이 아니니 더 당황스럽고 화가 났다. 연락처를 받아둔 게 생각나서 얼른 쿠스코 여행사에 전화를 했다. 다행히 전화를 받았는데 난 너무 화가 나서 다짜고짜 “Where is the bus?!!!!!!"하고 소리를 질렀다. 버스 회사 이름을 알려주는데 마침 한 남자가 다가와 같은 회사 푯말을 들고 핸드폰에 적힌 우리 이름을 보여준다. 늦게 나온 우리 잘못도 있지만 손님이 다 나오지도 않았는데 먼저 가버리면 남은 사람은 얼마나 찾아다닐지 생각 못할까? (손님을 휴게소에 두고 가서 다른 버스를 타고 갔다는 얘기도 들었다.) 계약한 여행사 따로, 교통을 제공하는 버스회사 따로, 현지투어 제공하는 여행사가 모두 제각각인 이런 시스템에서 설명도 제대로 해주지 않고 최소한의 정보도 주지 않았으니 이런 일이 발생하면 당황하게 되는 건 손님 몫이다. 이런 시스템인 줄 알았다면 하나하나 연락처를 받았을 테지만 그렇게까지 생각하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하.... 진짜 스트레스 만땅이었다. 당장이라도 찾아가서 하나하나 따지고 싶었지만 쿠스코 도착한 시간은 10시가 넘었다. 그나마 회복됐던 기분도 다시 바닥. 너무 피곤해서 따지는 건 내일로 미루고 우선 잠부터 자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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