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e의 여행 일기장

[D269~273, 멕시코, 산크리스토발] 한달살이 끝~! 안녕, 산크리스토발~! 본문

세계여행/멕시코

[D269~273, 멕시코, 산크리스토발] 한달살이 끝~! 안녕, 산크리스토발~!

JaneRyu 2019. 3. 31. 17:26

10.21~10.25
전망 좋은 카페 추천 : La tozi, 과달루페 거리에 있음, 입구는 매우 작으나 2층에 있어서 산크리 전망을 볼 수 있음, 인터넷 빠르고 커피 맛 괜찮음
  
지난 주에는 비가 엄청 쏟아지더니 며칠 전부터 비 없이 하루 종일 파란 하늘이 계속 됐다. 다행이다. 덕분에 며칠 동안 화창한 산크리를 마음껏 즐겼다. 



 

 


해질녁에 언덕에 올라 노을과 야경을 찍으려고 벼르고 있었는데 드디어 그 날이 왔나보다. 스티브네와 함께 갔는데 우리가 늦게 나오는 바람에 노을은 지나가 버렸다. 

근데 때 맞춰 왔어도 못 봤을 듯. 해가 산쪽으로 져서 노을 감상 불가. 야경도 생각보다 볼 게 없네~ 센트로 거리를 돌아다니면서 마지막 야경을 찍었다. 

다음 날도 날씨가 너무 좋아서 전망 좋은 카페에 가고 싶었다. 재희네 집에 가면 바로 앞에 보이는 카페(La tozi)를 예전부터 봐뒀는데 뷰가 좋을 것 같아 가보기로 했다. 것도 혼자~ 남편은 그동안 계속되는 술자리 때문에 피곤했는데 하루 종일 집에 있고 싶단다. 
2층에 있는 카페인데 들어서자마자 올랄라~ 전체가 유리창이라 파란 하늘과 기와지붕이 한 눈에 담겨 넘 예뻤다. 창 쪽으로 앉아서 몇 시간동안 창 밖 풍경 보면서 오랜만에 책도 읽고 스페인어 공부도 했다. 제대로 화창한 날씨를 즐긴 것 같다. 

22일은 재희네와 지니네가 함께 과테말라로 떠나기로 돼 있다. 그래서 전날 밤, 마지막으로 재희네서 맥주 한 잔 했다. 오늘 밤으로 재희바도 영업 종료. 헤어지기 아쉬워 메리다 취소하고 과테말라로 같이 가자고 꼬이고 우리는 며칠 더 있다 가라 꼬이고... 
재희네는 과테말라에서 콜롬비아로, 스티브네는 다시 유카탄으로 넘어왔다가 우리처럼 쿠바로, 나중엔 세 커플 모두 남쪽으로 내려가는 루트라 서로 연락하면서 크리스마스를 함께 보내자고 굳게 약속했다. 다시 만날 수 있으니 서운한 마음은 조금 덜하지만 그래도 남겨지는 우리는 허전하다. 

이틀 동안 스페인어 과외를 하루 두 시간씩 받고 특별히 돌아다니지 않고 집에서 조용히 지냈다.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어쩔 수 없이 티가 나나 보다. 
과외 선생님과 작별 인사를 하면서도 떠난다는 실감이 별로 나지 않는다. 애증의 산크리. 처음 2주 동안은 정이 가지 않았다. 감기, 베드버그, 설사 때문에 몸이 계속 아파서도 그랬고 특별히 정이 가는 동네는 아니었는데 그래도 함께 머무는 사람들 덕분에 좋은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 

카페에서 바라 본 전망

떠나기 전날 오랜 만에 사고를 쳤다. 메리다 숙소를 부엌을 쓸 수 있는 곳으로 다시 예약했는데 먼저 예약했던 숙소를 취소하지 않았던 것이다. 다행히 두 번째 예약한 곳이 전액 환불이 가능해서 부엌 있는 숙소를 취소하게 됐다. 밥 해먹으려고 남은 음식들과 조미료를 바리바리 쌌는데 이런 바보 같은 실수를 하는 바람에 일주일 이상은 가방에 모셔두게 됐다. 
왜이리 내 자신이 바보 같은지.... 별 것도 아닌 실수에 괜스레 기분이 다운됐다. ... 이 불안증은 1년이 다 돼가는데 끝까지 나를 붙잡고 있구나...

산크리스토발 한달동안 살았던 숙소 복도 뷰


마지막 날은 스타벅스에서 아침식사를 하고 쓰던 물건을 다른 한국 분들에게 넘겼다. 한달 밖에 안 살았는데도 뭐가 그리 많은지... 
집주인은 계약할 땐 아무 얘기 없더니 이불과 시트를 모두 세탁하지 않고 놔두면 보증금에서 500페소를 제하겠다고 전날 통보했다. 사람 그렇게 안 봤는데... 미리 얘길 해주던가. 세탁 맡긴 영수증을 건네주고 보증금을 돌려 받았다. 이 집에서 가장 아쉬운 건 매일 우리를 찾아온 주인 집 고양이. 많이 보고 싶을 것 같다. 

주인집 고양이, 이름도 안 물어봤네... 문열면 문앞에 앉아 있던 모습이 귀엽다.

한달 중 보름 정도 보낸 두번째 숙소 침실

첫번째 숙소보다 조금 넓어서 옮겼는데 오히려 더 습했던...

마지막으로 고추장 사고 인사도 할 겸 호베네스에 들렸다. 호베네스에서 머무르지 않았다면 아마 산크리에 한 달이나 있지 않았을거다. 호베네스에서 좋은 사람들을 만나서 좋은 추억이 많이 쌓였다. 
지금까지 한달살이를 한 나라는 인도네시아, 조지아 그리고 산크리. 모두 나올 땐 섭섭함보다 빨리 떠나고 싶었다. 처음엔 쉬고 싶었는데 한 곳에 오래 머무르니 나중엔 나태해지고 여행자가 뭐하고 있나 싶은 생각이 들어서. 하지만 떠나고 시간이 지난 뒤 생각해보면 좋은 추억이었다. 

과달루페 거리

이상하게 이번엔 처음으로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왜 이런 마음이 드는지 모르겠다. 여행한지 이제 9개월이 돼가니 슬슬 슬럼프가 올 때가 됐나? 아니면 한동안 왁자지껄하게 지내다가 둘만 남으니 맘이 허해서 그런가? 확실히 난 인간관계가 중요한 사람이 맞나보다. 빨리 다시 둘만의 여행에 적응해야겠다. 산크리도 이제 안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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