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e의 여행 일기장

[D253~259, 멕시코, 산크리스토발] 산크리스토발 한달살이 일상들 본문

세계여행/멕시코

[D253~259, 멕시코, 산크리스토발] 산크리스토발 한달살이 일상들

JaneRyu 2019. 3. 31. 17:14

10.5~10.11
[산크리스토발 정보] 
- 스페인어 강의 : 빠른 시간 내에 어느 정도 하고 싶은 분들은 하루 3~4시간 연강으로 수업을 듣는 학원을 추천합니다. 큰 욕심 없이 기초만 떼고 싶으신 분들은 과외도 괜찮을 듯 합니다. 
- 자수 & 코바늘 : 공방에 갈 때 원하는 도안이나 사진을 찾아가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됨.


 

 


     
산크리에 온지도 한 달이 다 돼간다. 스페인어 공부는 진전이 별로 없다. 그나마 가게 가서 몇 개 되지도 않는 아는 단어를 툭 던지며 묻는 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 언어 학습을 누구보다 잘 아는 난데 일주일에 세 번 과외 받고 나머지 시간은 자수나 뜨개질에 빠져 단어 외우는 것도 뒷전이니 말이 트일리 만무하다. 다시 여행을 시작해야 하는 날이 점점 다가오니 맘이 조급해져 남은 기간 학원이라도 가야하나 생각했었다.

소깔로 광장 펜스 벽화

하지만 것도 잠시. 걍 마음을 비우기로 했다. 일본어 배울 때 전적을 생각하면 필시 남미를 뜨는 한 달 안에 리셋이 될 게 불 보듯 뻔 한데 힘 빼지 말자. 머리 비우러 여행 와서 스트레스 받으며 죽자고 배울 건 또 뭔가 싶다. 이만큼 하는 것으로 우선 만족하고 앞으로 여행하는 동안 몸으로 부딪히면서 급한 대로 대충 써먹다 보면 최소한의 필요한 말은 할 수 있겠지. 뭔가를 배우면 꼭 어느 정도 해야한다는 이 강박은 아마 직업병에서 왔지 싶다.

대신 자수와 코바늘은 눈에 보이는 결과물들이 생기니 재미가 쏠쏠하다. 자수는 4~5시간이 넘어가니 크게 기법이 달라지지 않아서 6시간으로 끝냈다. 재미있긴 하지만 눈 보호를 위해 한국에 돌아가서 다시 해보는 걸로~ 자수보단 코바늘에 더 중독이 됐다. 한 번 시작하면 손을 놓을 수가 없다. 코 수가 안 맞아 되풀기를 수십번... 한국에서는 몇 번 풀고 나서 화딱지가 나 집어 던져 버렸는데 지금은 여유가 생겨 “다시 할수록 손이 빨라지고 있어!” 조금씩 형태가 고르게 짜지고 있다. 일주일 넘게 연습과 되풀기를 반복한 끝에 결국 모자를 완성했다.

첫 코바늘 완성작!

실이 모자라 다른 색을 사용했더니 포인트가 됐다~

어찌나 뿌듯하던지! 하지만 공방에서 배웠다기 보단 유투브 동영상으로 배웠다고 해야 맞을 것 같다. 공방 선생님이 하는 방식이 동영상과 다르다보니 오히려 헷갈려서 수업은 4시간으로 끝내고 동영상으로 독학하기로~
남편의 가죽공예는 정지 상태다. 월급 인상을 위한 파업으로 공방이 문을 닫았다. 자유 시간 생겨서 좋아했는데~ ㅋㅋ 얼른 다시 열기를 우리 둘 다 고대하고 있다.

대충 만들었지만 첫 완성작이라 정이 가는 자수 악세사리~ 에코백이랑 색이 딱 맞다~

토요일에는 수미데로 협곡 투어를 예약했는데 당일 아침에 갑자기 날씨 때문에 미루자고 여행사에서 연락이 왔다. 작은 여행사라 손님이 적어 날씨 탓하며 미루려는 건 아닌가 싶어 그냥 속시원하게 취소를 했다. 대신 밤에 살사 클럽에 가기로 했다. 
‘Revolucion’이라는 바가 낮에는 카페고 화, 토요일 밤에는 밴드가 공연을 해서 북적북적한 살사 클럽으로 바뀐다는 얘기를 듣고 구경 가기로 했다. 그야말로 구경이다! 우리 부부는 둘 다 몸치라 춤이라면 질색을 하는데 이미 남미여행을 끝낸 대부분의 사람들이 남미 내려가기 전에 꼭 배워 가라고 신신당부를 했던지라 살사클럽이 무지 궁금했다.

2층이 진정한 춤꾼들

신나는 라이브 밴드

11시 반에 공연이 시작한다는데 그 전에 이미 자리는 만석. 서서 밴드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났다. 30분에 준비를 끝낸 밴드가 라이브를 시작하는데 역시~ 분위기 짱~ 
춤은 못 추지만 신나는 라틴 음악과 자연스럽게 춤추는 사람들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엄청 신났다. 춤추는 사람들을 보니 나도 조금은 배우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 항상 공연장이나 축제 같은 행사장에서 자연스럽게 몸을 흔들며 음악을 느끼는 사람들을 보며 뻣뻣하게 서있는 내 자신이 넘 답답했다. 몇 시간 배운다고 이 몸치가 어디 가겠냐마는 그래도 발은 떼보고 싶다는 이 절실함~ ㅋㅋ 코바늘 수업이 끝나면 한 두 시간만이라도 도전해봐야지~

매일 밥 해먹는 게 일이다. 김치 먹고 탈 난 후로는 생야채는 먹지 않았더니 설사는 뚝 그쳤다. 하루는 재래 시장 안 쪽에 있는 해산물과 정육 시장에서 돼지고기와 새우를 엄청 사왔다. 살 때는 아무 생각 없었는데 음식을 해놓고 또 탈이 나는 건 아닐까 걱정을 했지만 무사 통과~ 적응이 된 건지 아님 익혀 먹어서 괜찮은 건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이제 되도록 고기와 해산물은 마트를 이용하기로 했다.

소깔로 교회인근 telcell 옆 가게에서 이런 비슷한 가게가 보인다면 향수 하나 득하시길! 유명 브랜드 향이 다 있고 저렴!

어제는 앞 집에 살던 한국 분들이 떠났다. 보름 정도 이웃하며 서로 반찬도 나눠 먹고 정보도 교환하면서 외롭지 않았는데... 그래도 다시 여행을 시작한다는 건 축하할 일~ 덕분에 남은 생필품을 잔뜩 얻어서 갑자기 풍요로워졌다.
주말에 다시 예약한 수미데로 투어가 기다려진다. 그동안 차물라 마을 외에는 산크리 안에만 있었더니 투어 가는게 오랜만의 외출이라 (여행 중이긴 하지만) 다시 여행가는 기분이다~

El Bony 새우 타코

생선 타코, 난 담백해서 새우보다 더 맛있었다

500Noches live bar, 이 곳 아니라도 라이브 바는 많으니 밤에 꼭 돌아다녀보시길~

과달루페 교회 반대편 언덕 전망대에서 바라본 과달루페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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