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e의 여행 일기장

멕시코[D239~241, 멕시코, 산크리스토발] 매일매일 파티 중인 호베네스민박, 부족민의 삶을 엿볼 수 있는 Chamula 마을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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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D239~241, 멕시코, 산크리스토발] 매일매일 파티 중인 호베네스민박, 부족민의 삶을 엿볼 수 있는 Chamula 마을

JaneRyu 2019. 3. 31. 17:03

9.21~9.23
[산크리스토발 정보]
-시장과 마트 : 전통 시장 엘레만스 시장(jose castillo tielemans)에는 식품이 싱싱하고 저렴하고, 입구에 있는 마트 Bodega Aurrera cerrillo는 공산품 및 식료품이 함께 있음. Chedraui라는 대형 마트는 월마트와 비슷하지만 식료품이 시장보다 비쌈(호베네스 민박집 앞 버스 정류장에서 콜렉티보 타면 10분 정도 걸림)
-Chamula 마을 : 일요일 큰 장이 서고 교회 안에서 특별한 의식을 볼 수 있음. 일요일 외에는 볼 것 없다 함. 콜렉티보(18페소) 타고 20분 소요. Bar los Amigos 건너편 정류장 있음. 교회 입장료 25페소
-자전거 렌트 : 구글에서 rent bike 검색하면 나옴. 시내용 자전거 하루 185, 산악 자전거 220, 헬멧 30페소


 

 


 삼겹살 파티는 17명이 넘게 모였다. 며칠 전까지 머물렀던 손님, 현재 머무는 손님, 전날 잠깐 밥 먹으러 왔다가 초대 받은 손님까지. 삼겹살보다 더 부드러운 갈비살을 9킬로나 따로 주문해서 숯불에 초벌까지 해주신 덕에 정말 맛있었다.

술은 전날 마신 데낄라 덕분에 하루 종일 정신 못 차리던 사람들이 있어서 자제하고 맥주로 통일했다. 워낙 많은 사람들이 모여 떠들다 보니 자연스럽게 연배 있는 부부팀, 젊은 배낭여행팀으로 대화가 나뉠 때도 있었지만 그래도 어색하지 않고 어우러져 충분히 재미있었다.

여사장님이 새로 장만한 노래방 마이크를 개시하는 핑계로 게임을 시작했다. 게임은 그야말로 핑계였고 곧장 릴레이 노래방이 됐다. 남편이 게임에 져서 걸렸는데 평소 노래 부르는 걸 질색해 흑장미로 내가 나설 수 밖에 없었다. 대신 알바비 500페소를 벌었다. ㅋㅋ
너무 늦지도 않고 너무 취하지도 않고 딱 알맞게 놀았다.

이틀 뒤인 일요일에는 차물라 마을을 구경가기로 했다. 손님 중 혼자 캐나다부터 자전거로 여행 중인 분이 있었는데 몸을 풀 겸 차물라까지 자전거를 타고 간다는 얘기에 여사장님을 비롯해서 여섯 명이 함께 가기로 하고 우리 부부와 한 분은 콜렉티보를 타고 가기로 했다. 
차물라 마을은 일요일에 큰 시장이 서서 토속적인 멕시코 부족민들의 생활을 볼 수 있다고 한다. 콜렉티보로 가는 도중에 자전거 팀을 지나쳤는데 오르막이라 다들 얼굴이 말이 아니었다.

차물라 마을에 도착하니 동물털로 만든 옷감으로 남자들은 조끼를, 여자들은 치마를 입고 있었다. 독특한 모습에 사진을 찍고 싶었는데 이들은 사진이 찍히면 영혼을 빼앗긴다고 믿어서 굉장히 싫어한다고 하니 대놓고 찍을 수가 없었다.

우선 교회를 구경하러 갔다. 교회는 소박했다. 파란 하늘에 알록달록 펄럭이는 종이 장식들이 예뻤다. 교회 앞 마당에서 화약을 이용해 폭죽을 만들어 하늘로 쏘아 올리는 아저씨가 있었는데 화약 넣는 모양새가 마치 폭탄을 제조하는 듯 하더니, 그 소리도 어찌나 큰지 정말 깜짝 놀랐다.

숙소에서 며칠 동안 새벽에도 계속되는 폭죽소리의 진상을 바로 앞에서 보고 나니 다들 한 마디씩 툴툴 댔다. 나중에 스페인어 선생님께 들으니 성인의 날을 기점으로 8일 전부터 축복하는 의미에서 폭죽도 터트리고 작은 퍼레이드도 하면서 기린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성인의 날이 매우 많아서 폭죽 소리 때문에 한편으론 괴롭기도 하다. 

티켓을 사서 교회 안으로 들어가 봤다. 별 기대하지 않았는데 매우 성스러운 분위기였다. 다른 교회처럼 화려한 장식은 없었지만 그 어떤 교회보다 그런 느낌을 받았다. 양 벽쪽으로 테이블을 붙여 놓고 그 위에 꽉 차도록 컵 안에 초들이 켜져 있다. 바닥엔 솔잎이 가득 깔려 있는데 내 생각엔 그 덕분에 그 많은 초를 켜도 매케한 냄새가 별로 나지 않고 솔향이 나는 것 같았다. 타일로 된 바닥 중간 중간에 솔잎을 거둬내고 얇은 초들을 두, 세줄로 길게 늘어서 세워두고 짧은 멘트를 반복해서 외우며 기도를 한다. 빛이 별로 들지 않는 내부에서 수많은 초들이 반짝이고 바닥에 깔린 솔잎들이 만들어내는 뭔가 모르게 독특한 분위기에 자연스럽게 숙연해졌다.

그리고 운이 좋게도 전통 의식을 볼 수 있었다. 전통 의식을 받으려는 남매가 옆에 있고 대신 기도를 해주는 할아버지가 있었다. 초를 바닥에 세우고 기도를 하다가 가져온 닭을 비틀어 죽이는데 이는 몸 속의 나쁜 기운과 병을 닭에게 넘겨주고 그 닭을 죽임으로써 액을 없애는 의식이라고 한다. 평생 한 번 정도 한다는데 이 날 두, 세명이 하는 것을 목격했다. 사장님은 세 번이나 이 마을에 왔는데 이 의식은 처음 봤다고 한다. 쉽게 볼 수 없는 원주민 마을과 전통 의식을 볼 수 있어서 보람 있는 하루였다.

마을에 다녀온 후에 숙소를 보러 다녔다. 원래는 9월 말까지만 머물 계획이여서 호베네스 체크 아웃 후, 5박 정도 머물 곳을 보러 다녔다. 그러면서 점점 한달살이를 생각하게 됐다. 스페인어 수업을 4번만 듣고는 써먹지도 못하고 돈만 버리는 격이 될 것 같기도 하고, 무엇보다 호베네스에 머물며 정든 사람들이 대부분 한달살이를 시작해서 그 분들과 함께 공부하고 생활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 여행은 사람이 반이다.

숙소 찾아 삼만리

하지만 방을 구하는 건 쉽지 않았다. 호베네스에 들어오기 직전 에어비앤비 숙소에서 베드버그에 물리는 바람에 어둡고 눅눅한 숙소는 절대 들어가기 싫었다. 그런데 산크리에는 해가 잘 드는 방을 찾기가 하늘에 별 따기였다. 한 곳 저렴하면서 해가 잘 드는 방을 보긴 했는데 오랫동안 손님이 들지 않은 것 같아 불안했다. 이틀만 더 다녀보고 없으면 할 수 없이 그 곳에 들어가기로 하고 결국 우린 한달살이를 하기로 거의 마음을 굳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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