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e의 여행 일기장
[D230~234, 멕시코, 산크리스토발] 장기여행자의 천국!? 솔직한 내 첫인상 본문
9.12~9.16
[산크리스토발 정보]
- 오악사카에서 이동 : 저녁 7시 출발 ~ 다음 날 새벽 6시 도착, 3일전 예약해서 306페소, 새벽에 도착하면 의자 외에 열린 카페나 머물 곳 없음.
-숙소 예약시 주의사항 : 숙소 사진에서 창문이 커서 해가 잘 드는 곳인지 볼 것. 산크리는 고산이라 비가 자주 내리고 추운데 창문이 있어도 해가 잘 안 드는 방이면 눅눅하고 매우 추움.
벌써 산크리스토발에 도착한지 5일째인데 한 일이 거의 없다. 오악사카에서 걸린 감기가 나아간다고 생각하고 하루 나갔다 왔더니 더 심해져서 내리 4일을 방콕만 했다.
그래도 끼니는 해결해야 되니 시내 여기저기 음식점을 찾아 돌아다니면서 대충 분위기를 느끼긴 했다. 사진으로만 봤을 때는 깔끔하고 아기자기한 작은 시골마을일거라 생각했는데 너무도 평범한 시골 풍경이었다. 나중에 여행자거리 주변을 돌아다니면서 우리 숙소가 약간 외곽이라 더 시골스럽게 느꼈다는 것을 알았다.
산크리의 하늘은 변화무쌍
기와가 정겨운 산크리
중심가에는 예쁘고 작은 카페도 있고, 넓고 모던하게 꾸며진 식당들도 많았다. 생각보다 작은 마을이 아니었다. 오히려 오악사카보다 카페나 음식점이 더 많은 것 같다. 게다가 한식당도 꽤 많다. 여행자 거리의 공예상인들도 다른 도시보다 훨씬 외부인들이 많이 보였다. 물가가 싸고 치안이 좋은 편이라 장기 여행자들이 많아서 다른 소도시들에 비해 좀 더 다양한 옵션이 자리 잡고 있는 듯하다. 그래서일까 이런 장점보다는 내가 기대했던 토속적인 맛은 오히려 적은 듯 해서 아쉬움도 컸다.
남편은 나보다 앞서서 이 마을에서 한달살이를 할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하지만 감기 때문에 모든 의욕이 떨어진 나는 아직 맘이 동하지 않는다. 치안이 좋다고는 하지만 도착한 후로 연 이틀 동안 이상한 사람들을 만났다. 여행자들이 많다보니 좋은 것 뿐 아니라 나쁜 것들도 있을 터. 약을 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고 한다. 도착한 날 식당에서 밥을 먹다가 술 취한 듯 흐느적거리는 남자가 들어와 남편의 어깨를 잠시 감싸 안았다가 그대로 나갔다. 우리는 어안이 벙벙해 있는데 아마도 약을 한 사람 같다는 말을 들었다. 다음 날에도 시장에서 취한 듯 말을 거는 사람이 있었다. 그 사람들이 해를 끼치거나 위협적인 행동을 하는 건 아니지만 내 가까이에서 약을 쉽게 구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두렵게 느껴진다.
독립기념일 행사
고작 며칠 되지 않은 경험으로 편견을 심어주는 건 아닐까 우려도 되지만 이런 사실을 가감 없이 알아야 할 필요는 있다. 내가 찾아본 정보에는 이런 얘기들이 없었기 때문에 처음 봤을 때 더 놀랐던 것 같다.
어느 도시건 위험은 존재하지만 작은 도시라서 더 피부로 와 닿았을 수도 있고 그렇기 때문에 더 조심해야하는 것도 있다.
독립기념일 행사로 주말 동안 인파도 많고 행사도 많은데 우린 그냥 스쳐 지나가기만 하고 제대로 보진 않았다. 마침 전날 멕시코시티에서 총기 난사로 4명이 목숨을 잃었다는 뉴스에 약간 움츠려든 것도 있었고 정말 나이가 들긴 들었는지 이벤트가 있다고 해도 웬만큼 큰 행사가 아니고선 꼭 봐야겠다는 의욕이 없어졌다.
퓨전한식 Teddy's coffee factory
아기자기하고 깔끔한 한식당 안씨네
그동안 다녔던 여행지들도 대부분 좋았고 뭣보다 사람들이 너무 좋아서 마음을 너무 풀어놓고 있었던 것 같다. 마냥 좋은 얘기만 듣고 덜컥 한달살이를 결정하진 말아야겠단 생각이다.
그래도 우선 스페인어의 필요를 느껴서 배우긴 해야 되니 이 곳에서 2주 정도 머물면서 기초의 기초만이라도 떼고 가야겠단 생각이다. 영어를 어느 정도는 하겠지 생각했는데 무참히 예상이 깨져버리는 상황이 자주 일어나 의사소통에 한계를 느끼니 답답함이 날이 갈수록 더해간다. 앞으로 몇 개월은 더 스페인어권을 여행해야하니 최소한의 생활 회화라도 익혀야겠다. 많은 장기 여행자들이 이런 이유로 산크리스토발에서 한달 정도 머물며 스페인어를 배우는 것 같다.
오늘부터 한인민박으로 이사해서 뭔가 새로운 기분이 든다. 역시 정보도 많이 얻을 수가 있다. 이제부터 스페인어도 배우고 도시에 대해서 좀 더 알게 되면 나도 산크리에 콩깍지가 씌워질라나? 옆에서 스페인어 문법을 공부하는 분들의 대화를 들으니 벌써 머리가 아파온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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