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e의 여행 일기장

[D216~218, 멕시코, 과나후아토] 골목골목 안 예쁜 곳이 없는 과나후아토 본문

세계여행/멕시코

[D216~218, 멕시코, 과나후아토] 골목골목 안 예쁜 곳이 없는 과나후아토

JaneRyu 2019. 3. 31. 16:14

8.29~8.31
[과나후아토 정보]
-버스 정보 : 멕시티 남부 터미널 1번 게이트 앞 프리메라 플러스 창구, 편도 563페소, 4시간 반 소요, 터미널에 내린 후 바로 앞 시내 버스 정류장 있음, 7페소, centro라고 알려주면 터널 안에서 내려 계단 위로 올라가면 됨.
-숙소 추천 : Casa Lupita 부킹닷컴 통하지 않고 가서 약간 할인 받음, 도미토리 250페소, 2인실 650페소, 정가는 각각 50페소 더 비쌈, 위치 좋고 깨끗함, 호스트 영어 소통 가능 (부킹닷컴 숙소 중 카사 알레브리헤 절대 비추)
-pipila 언덕 : 푸티쿨라 편도 25페소, 언덕에서 내려올 때는 오른쪽 길이 더 예쁨
-메인 도로보다 대학교 입구로 이어지는 뒷골목이 예쁨
-과나후아토 시내에서 터미널 가는 버스 : 버스 정류장에서 Central de Autobuses라고 쓰려진 버스를 타면 됨. 우리가 탄 곳은 대성당 왼쪽 길 버스 정류장. 편도 7.5페소, 20분 소요



     
듣던 대로 프리메라 버스는 비싸긴 해도 시설은 훌륭했다. 비행기처럼 좌석마다 스크린이 있고 화장실도 깨끗하고 남녀 따로 있었다. 화장실 자주 가는 나 같은 사람도 장거리 여행을 맘 편하게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우리에겐 앞으로 험난한 여정이 기다리고 있었다. 도착해서 시내 버스를 타고 센트로에 갈 때까진 순탄했다. 센트로에서 숙소까지 걸어서 20분 거린데 남편은 나를 훈련시겠다고 걸어가잔다. 뭐 그 정도야, 싶어서 걸어갔는데 숙소에 도착하니 어깨가 빠질 듯...
2인실을 보자마자 우리 표정은 뻣뻣해졌다. 어둡고 지저분해 보이는데 눅눅하기까지. 우리 층 화장실은 매우 좁았고 조식 먹는 식탁이 방문 바로 앞. 이미 결재한 뒤라서 취소할 수도 없고 매우 난감했다. 우선 짐을 풀고 대충 들어간 음식점은 완전 실패. ㅜㅜ

난관은 지금부터다. 밤에 방안에서 드라마를 보다가 뭔가 차가워서 천장을 쳐다보니 부슬부슬 비가 내린다. 옥상으로 돌출된 창 옆면이 망사로 돼 있어서 비가 들이치는 것. 어이가 없어서 한참 쳐다보다 호스트에게 전화를 했다. 방에 비가 새서 방을 옮겨야겠다니까 와서 확인할 생각도 없이 알았다고. 스텝이 위층의 4인실로 옮겨줬는데 이 방은 천장의 벽돌이 금새라도 떨어질 태세다. 침구에는 개가 올라왔었는지 개털이 묻어있고 개냄새가 풀풀~. 하.... 우선 밤이 늦어서 잠은 자기로 했는데 밤새 긴장하면서 잤더니 다음날 온 몸이 찌뿌둥하다.

밤에 나머지 2박을 취소하고 부킹닷컴에 환불요청을 한 후에 다른 방을 급하게 예약했다. 다음 날 호스트를 만났는데 아무 일도 없다는 듯,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가 없다. 사람이 좋은 건지, 서비스가 뭔지 모르는 건지... 조식은 당연히 먹지 않고 일어나자마자 나와서 예약한 숙소를 찾아갔다.

근데 또 이 숙소는 지도가 잘못 표시돼서 찾을 길이 없네.. 전화를 걸어도 받지 않고 사람들에게 물어보며 2시간을 헤맸는데도 찾지 못했다. 화딱지가 나서 환불불가 숙소였는데 취소를 해버렸다. (나중에 무료취소를 받긴 했다) 길바닥에서 다시 숙소 검색을 한 후 이번엔 직접 찾아갔다.

정말 다행히 호스트는 점잖고 영어를 잘 하는데다가 숙소도 너무 맘에 들었다. 깨끗하고 예쁘게 잘 꾸며져 있었다. 곧장 2박을 계산하고 나서야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 
숙소가 좋으니 다시 과나후아토가 좋아 보인다~ ㅋㅋ 이동하던 날에는 날씨가 흐려서 별루였는데 해가 뜨니 알록달록한 마을이 새롭게 눈에 들어왔다.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삐삘라 언덕. 푸니쿨라를 타고 올라가니 마을이 한 눈에 들어왔다! 여기가 멕시코지! 은광을 캐기 위해 갑자기 사람들이 몰려와 다닥다닥 지은 집들과 외벽을 관광지로 개발하기 위해 입힌 각양각색의 페인트들이 만들어낸 과나후아토! 멕시코스럽다~

골목골목을 돌아 내려와 우연히 키스 골목에 닿았다. 가난한 남자와 사랑에 빠진 여인이 매일 밤 키스를 나눈 테라스. 다닥다닥 붙은 가옥들 덕분에 몰래 사랑을 나눌 수 있었지만 결국 반대하던 아버지가 딸을 죽였다는 슬픈 이야기가 있는 골목이다. 이 골목을 지날 때 키스를 하지 않으면 15년동안 사랑을 할 수 없다니 어쩔 수 없이 우리도~ ^^

저녁에는 멕시티에서 만난 재희&호진씨 부부를 다시 만나기로 했다. 우리가 봐둔 경치 좋은 광장의 바에 갔는데 이번엔 멕시티와 테오티우아칸에서 우연히 두 번이나 만났던 분을 또 만나게 됐다. 이것도 인연이라고 다섯 명이 합석을 하게 됐다.

간단히 마시려고 했던 게  밤 10시까지 계속 됐다. 데낄라도 마셔보고 독특한 바로 자리를 옮겨 이어진 하우스 맥주 타임~ 혼자 세계여행 중인 당찬 산드라의 이야기도 재미있고 오글오글 닭살커플 재희&호진씨는 말할 것도 없고~ 언젠가 다시 만날 날을 기대하며 취기 가득, 굿바이~
셋째 날은 더 날씨가 좋다! 덩달아 기분도 업업~ 목적지 없이 안 가본 골목골목을 돌아다녔다. 햇빛이 좋으니 가는 골목마다 왜 이렇게 예쁜지~ 해외여행은 유럽만 줄기차게 다녔는데 멕시코를 와보고야 편협했던 여행 선호지가 이제야 후회가 된다.

걷다가 맘에 든 카페에서 커피도 한 잔하고~ 우연히 지난 디에고 리베라 박물관도 들어가보고~ 그냥 발길 닳는 대로 걷어도 매력 넘치는 과나후아토~ 
이것저것 쇼핑도 꽤 했다. 오래 돼서 냄새나던 실내화도 바꾸고, 너덜해진 티도 갈아 치우고, 남편은 갑자기 악세사리에 욕심을 낸다. 나도 멕시티에서 산 블라우스보다 더 예쁜 것들이 많아 후회막급! 마지막 밤이 될 오늘 야경이 매우 기대된다.

저녁 7시 반쯤 푸니쿨라를 타러 고고~ 나중에 알았지만 올라가는데 15분 정도면 충분한데 우린 걸어 올라갈 생각은 꿈에도 안했다. 전망대 계단에서 앉을 자리를 찾는데 한 커플 뒷모습이 많이 낯익네~ 재희, 호진씨다. ㅋㅋ 난간데 미리 설치한 재희씨네 고프로 옆에 나란히 놓고 해가 지기를 기다린다.

조명이 생각보다 많지 않아서 유럽처럼 화려한 야경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안 보면 아까웠을 것 같다. 재희씨네가 곱창타코를 사러 간다길래 안그래도 어딘지 몰라 포기하던 차에 잘 됐다고 쫄래쫄래 따라갔다. 전날 낮엔 왼쪽 길로 내려갔는데 이번엔 오른쪽 길로 내려왔다.

벽화와 꽃이 핀 좁은 골목이 어제 길보다 훨씬 이쁘다. 타코 가게는 9시부터 영업이라던데 벌써 사람들이 줄을 섰다. 우린 곱창와 머릿고기 타코를 샀다. 오는 길에 재희씨네와는 남미 어디쯤 만날 날을 기약하며 헤어졌다. 
또띠아는 빼버리고 속만 골라서 맥주와 함께 마지막 과나후아토 밤을 보냈다. 개인적으로 곱창타코는 곱이 많아 더 고소했던 멕시티가 승! 내일은 산미겔 아옌데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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