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e의 여행 일기장

[D211~213, 멕시코, 멕시코시티] 중남미 여행의 시작! 볼거리 가득한 멕시코 시티 본문

세계여행/멕시코

[D211~213, 멕시코, 멕시코시티] 중남미 여행의 시작! 볼거리 가득한 멕시코 시티

JaneRyu 2019. 3. 31. 15:27

8.24~8.26
[멕시코시티 정보]
-대중교통 : 지하철 1회당 5페소, 메트로 버스 1회당 10페소, 우버 택시 현금결재 안됨
-한인 타운 : 한식당과 마트 등이 있으나 이 근처에서 한인을 겨냥한 소매치기 많다고 함.
-관광지 팁 : 대부분의 박물관과 갤러리는 일요일에 무료, 월요일이 휴무가 많음.
-Palacio de Bellas Artes : 일요일 무료, 입장료 65페소
-Diego Rivera Mural Museum : 일요일 무료, 입장료 35페소, 사진 촬영비 5페소
-National Palace : 신분증 지참시 무료 입장


 

 



     
멕시코 가는 길은 피곤한 여정이었다. 모스크바와 하바나를 경유해서 20시간이 넘는 여정. 잠을 제대로 못 자서 멕시코에 도착했을 때는 거의 정신이 혼미했다. 게다가 우려하던 일이 또 일어났다. 러시아 항공은 수하물 누락이 많다고 들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우리 짐이 또 오지 않았다. 3일 후에 받긴 했지만 정신적으로 매우 피곤한 일이다. 가방을 받았을 때는 짐검사를 했는지 온통 뒤죽박죽 돼있고 세계여행을 위해 비싸게 주고 산 우산과 아끼던 블루투스 스피커가 없어졌다. 열 받아서 메일을 보내 컴플레인을 했지만 소용없는 일. 휴~

경유지 쿠바공항

멕시코시티의 첫 인상은 그다지 좋다고 할 순 없다. 미적 감각이라고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고 대부분 콘크리트와 철근으로 지어진 들쭉날쭉한 건물들과 어두운 색감. 그리고 무엇보다 그동안 보지 못한 많은 인파가 온 신경을 긴장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숙소로 가는 짧은 과정 중에도 멕시코인들의 친절함을 느낄 수 있었다. 약간 거리감 있는 유럽과는 다르게 정이 묻어나는 표정과 제스추어. 가식 없는 이들의 친절함은 짧은 순간에도 느껴졌다.

지하철은 항상 사람들로 꽉꽉

둘째 날은 관광은 하지 않고 조지아에서부터 고대하던 한식당에 갔다. 순대국을 사랑하는 남편은 이미 진작부터 멕시티에 한인타운이 있고 순대국을 잘 하는 식당까지 꾀고 있었다. 그래서 매일매일 자신은 멕시티에 도착하자마자 순대국에 소주 한 잔 해야한다고 나에게 세뇌시켰다. 나도 먹고 싶은 건 마찬가지였다.

트빌리시에서 한식을 해먹긴 했지만 재료가 부족해서 순대국이나 김치찌개 같은 완전한 한식을 먹은지는 네팔의 포카라 이후로 거의 처음이었다. 둘 다 숨도 안 쉬고 먹기 시작해서 평소보다 너무 많이 먹은 통에 개구리 배가 됐다.

셋째 날은 드디어 관광을 좀 해보려고 나갔다. 남편이 엄선해서 준비한 예술 궁전 앞 전망 좋은 카페. 내 담당이었던 유럽여행을 마친 후론 여행지 정보는 거의 찾아보지 않고 그냥 맘 편히 남편을 따라 다니고 있다. 카페 전망은 생각대로 좋았다. 아름다운 예술궁전을 위에서 내려다보면서 커피와 빵으로 아점을 해결했다. 
궁전 안의 다른 전시품보다 유명 화가들의 벽화가 더 인상적이었다. 강렬한 화풍과 규모가 확실히 사람을 압도하는 부분이 있었다. 아쉬운 점은 영어로 된 설명이 없어서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는 것. 아무리 스페인어권이지만 미국과 맞닿아 있고 관광객도 많은데 영어 안내가 없다는 게 약간 이해되지 않았다. 
날씨가 좋아 공원을 산책하면서 디에고 박물관까지 가보기로 했다. 공원 옆 광장에는 중고서적을 파는 시장이 있었다. 진지하게 책을 고르는 사람들이 많았다.

디에고 박물관은 크게 기대하지 않았고 작품도 거의 없이 벽화 하나가 다였지만 그 하나가 열일하는 곳이었다. 아직 다른 곳을 가지 않아서 처음 접하는 디에고 벽화는 대단했다.

멕시코에 대해 아는 게 거의 없어도 그림 속에 표현된 의도가 굉장히 흥미로워 의자에 앉아 찬찬히 세심하게 보게 됐다. 이 곳도 그림 속 인물에 대한 설명이 스페인어로만 돼 있어서 아쉬웠다. 인터넷을 뒤져 일일이 찾아보면 도움이 되겠지만 이젠 게으른 여행자가 돼버렸다.

사흘째 간 곳은 소꼴라(대광장). 사실은 시차적응이 안돼서 잠을 통 못자서 관광을 나서기 싫었는데 막상 광장에 도착하니 정신이 확! 들었다. 광장에 꽉 들어찬 천막 때문에 아쉽긴 했지만 뒤로 보이는 메트로폴리탄 대성당과 대형 국기가 내가 멕시코에 오긴 왔구나! 하는 기분이 들게 했다.

어떤 기념일인지 모르겠지만 전통복장을 한 사람들이 사람들에게 연기를 뿜고 나뭇가지를 몸에 털어 대고 있었다. 대충 어떤 의미를 가진 의식인지 예상할 수 있었는데 아직 이런 토속 신앙이 유지되고 있다는 자체가 나에겐 흥미로운 장면이었다. 
천막 안엔 시장처럼 공예품과 간식들을 팔고 있었다. 눈에 띈 것은 옥수수! 예능 프로에서 본 적 있어서 한 번 먹어보고 싶었다. 마요네즈와 치즈가루, 칠리가루가 뿌려진 알이 엄청 굵은 옥수수는 자꾸자꾸 입이 가는 맛. 그래서 배고파 죽겠는데 한 입 베어 물고 남편한테 넘어가면 돌아오질 않았다. ㅡㅡ;;

메트로폴리탄 대성당은 아메리카 대륙에서 가장 아름답고 웅장한 교회라고 하던데 외부는 물론 내부에서 그 말이 틀리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성당을 나와서 인파가 몰리는 골목으로 들어갔는데 남대문시장처럼 몇 블록에 걸쳐 쇼핑거리가 이어졌다. 놀란 것은 주말이라서 그런건지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 처음 멕시코시티에 들어와 지하철에 꽉 들어찬 사람들을 보고 깜짝 놀랐다. 인구가 많다고는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많을 줄은 몰랐다. 그래도 예전에 한국에서도 자주 듣던 장사꾼들의 외침 소리는 정겨움이 있었다. 인파가 워낙 많다보니 소매치기가 있지 않을까 가방을 앞으로 메고 꼭 붙들고 다녔다.

다음 날 찾아간 곳은 국립궁전. 궁전에 가기 전에 근처에 있는 유명 곱창타코를 먹었다. 명성은 과장이 아니었다. 잡냄새 하나 없이 고소한 곱창을 매콤한 양념과 함께 먹는 맛은 일품이었다. 남편은 콜라를 먹지 않았다면 하나 더 먹을 수 있었을 거라고 아쉬워했다. 이후로 배앓이를 할까 망설였던 길거리 타코도 과감하게 먹기 시작했다.

점심을 먹고 곧장 가장 기대했던 궁전으로. 계단 벽면을 장식하고 있는 거대한 디에고 벽화를 직접 볼 수 있다. 입장하고 곧장 벽화를 찾아갔다. 디에고 박물관의 벽화만큼 규모가 대단했다. 삼면을 꽉 채우고 있는 그림이 주제가 모두 달라서 꼼꼼하게 들여다보면서 표현하는 바를 생각하게 만들었다. 2층 복도를 채우고 있는 벽화들도 마찬가지였다.

내부에 전시된 유물들도 얼마 전까지 봐오던 유럽의 유물과는 달라서 보는 재미가 있었다. 다른 편 건물의 전시관들도 생각보다 볼만했다. 무료치고는 볼거리가 알차서 다 돌고 나니 2시간이나 지나 있었다. 
내일은 남편이 가장 기대하고 있는 테오티우아칸에 간다. 나도 기대 만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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