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e의 여행 일기장
[D193~194, 조지아, 메스티아] 우쉬바산 트레킹, 힘들수록 아름다운 풍경 본문
8.6~8.7
[우쉬바산 트레킹 정보]
-경로 : 인포메이션 센터에서 받은 지도에는 왼쪽길과 오른쪽길 두 경로가 있음. 왼쪽길이 조금 더 짧은 듯 한데 크게 차이 나지 않는 듯함. 우리는 왼쪽으로 올라가 오른쪽으로 내려왔는데 두 길 중 어느 길이 더 쉽다고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비슷함. 다만 왼쪽길이 좀 더 그늘이 많고 오른쪽길은 경치는 좋으나 등지고 올라야하고 그늘이 적음. 왼쪽길로 올라 경치를 보면서 오른쪽길로 내려오는 것도 좋았음. 우리는 천천히 걸어 오를 때 두 시간 반(숙소부터 시작함), 내려올 때 한 시간 반 걸림.
오늘은 각오를 단단히 하고 아침도 제대로 챙겨먹고 샌드위치와 간식도 챙겼다. 우쉬바산 트레킹 정보를 찾아보니 경사가 있어서 오르기 힘들다고 한다. 원래는 우쉬바산에 오르면 십자가와 전망대가 있고 호수트레킹으로 이어지는 경로인데 우리는 전망대까지만 다녀오기로 했다. 마을에서 올려다보면 십자가와 전망대가 보이는데 그냥 눈으로 보기에도 경사가 만만치 않아 보인다.
시작은 마을에서 가장 인기가 좋은 빵가게 옆 골목이다. 전날 빵 사러 열시쯤 갔을 때 벌써 거의 다 팔리고 없었는데 오늘도 줄을 서서 빵을 사고 있다.
골목으로 들어가 왼쪽길로 계속 오르니 계곡과 만나게 된다. 이 곳에서 백패킹을 하려고 우쉬바산을 오르는 커플을 만났는데 초반인데도 정말 힘들어 보였다.
계곡을 따라 올라가다보니 그제서야 푯말이 하나 보인다. 이 곳부터는 빨간색과 하얀색의 트레킹 표시가 조금씩 보이는데 중반부터는 이 것도 보이지 않았다.
40분 정도는 올라갈 만 했던 것 같다. 그 이후로 한 시간 반 정도는 정말 힘들었다. 다와간다는 희망고문만 한 시간째. 도착할 듯, 도착할 듯 계속 오르막이 이어지고 경사도 갈수록 더 가팔라졌다.
마지막엔 땅도 축축하고 벌레도 많고 길도 좁고 험했다. 5미터 걷고 쉬고, 5미터 걷고 쉬고를 반복하면서 오르는데 정말 죽을 맛이었다. 네팔 이후로 가장 힘든 등산이었다. 근데 이런 길을 무거운 가방을 메고 오르는 사람들도 적지 않아서 볼 때마다 엄지가 저절로 들어졌다.
드디어 정상에 가까웠다고 알려주는 잔디 능선이 나타났다. 정자가 보이기 시작하고 뻥 뚫린 파란 하늘과 구름, 능선 끝을 걷고 있는 사람들의 풍경이 벌써 설레기 시작했다.
오르막 끝에서 보이는 360도 파노라마는 올라오느라 힘들었던 기억을 순간에 확 날려버렸다. 그야말로 작은 스위스, 작은 알프스라고 할 만한 풍경이다. 한쪽은 돌로미티처럼 암벽산이 펼쳐지고 한쪽은 눈 덮힌 설산이고 나머지는 푸릇푸릇 울창한 산들의 연속이다. 구름도 멋지게 걸쳐져 한 몫하고.
한참 바람을 맞으며 사진 찍기에 정신이 없었다. 그리고 나니 배가 고파서 싸온 샌드위치를 맛있게 먹고 또 풍경 감상에 빠졌다. 앉아 있자니 차를 타거나 말을 타고 올라오는 사람들이 있었다. 분명 쉽게 올라왔다면 지금처럼 이 아름다운 풍경이 온전히 내 것으로 느껴지진 않았을 것 같다.
이 곳에 있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홀린 것처럼 하루를 보낼 것 같아 한 시간 휴식 후 하산 시작~ 올라왔던 길의 반대쪽으로 내려갔다. 찻길이 있었지만 산으로 들어가 내려갔는데 이 곳도 경사가 있어서 빨리 내려가기가 쉽지 않다. 경치는 너무 좋은데 햇볕이 뜨거워 올라갈 때는 힘들 것 같다. 한 시간 동안 경사로를 내려오니 발가락이 넘 아팠다.
숙소로 돌아와 넉다운! 쉬다가 저녁식사를 하고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반가운 분들을 만났다. 카즈베기에서 함께 트레킹을 했던 분들을 다시 만나게 됐다. 원래 메스티아에서 2박만 하기로 했던 우리의 계획대로였다면 못 만났을 텐데 2박을 늘리는 바람에 만나게 된 것. 반가워서 맥주 한 잔~
넷이 전기 나간 카페에서 촛불 켜고 맥주 한잔~
우리가 메스티아 있는 동안 아르메니아의 예레반에 다녀왔는데 너무 좋았다고. 깔끔하고 사람들이 무지 친절하고 밤에 분수대 앞에서 펼쳐진 춤공연을 보여주는데 팔랑귀인 나는 머리 속으로 벌써 계획을 다시 짜고 있었다. 트빌에서는 오페라와 발레공연이 모두 끝나서 공연에 대한 목마름이 있었는데 동영상을 보니 가고 싶은 마음이 커졌다.
한참 수다를 떨다가 밤이 늦어져 아쉬운 이별 인사를 하고 헤어졌다. 이 날 이후로 며칠 고심하다 예레반에 여행 중인 펀치라인 부부도 트빌보다는 예레반이 좋다는 얘기에 결국 마지막 5박 예약했던 트빌 숙소를 취소했다.
여행의 묘미는 이런 거 아니겠나~ 남편은 자꾸 계획을 바꿔서 짜증난다는데 난 이런 재미가 더 좋다~ 인생이 뭐, 계획대로 된다면 그게 인생인가~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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