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e의 여행 일기장

[D133~135, 불가리아, 벨리코터르노보] 요새 중 요새! 벨리코터르노보 성 본문

세계여행/불가리아 . 루마니아

[D133~135, 불가리아, 벨리코터르노보] 요새 중 요새! 벨리코터르노보 성

JaneRyu 2019. 3. 30. 22:32

6.7~6.9
[벨리코터르노보 정보]
-숙소 추천 : Guest House Diel 영어학원을 겸하고 있어 호스트 영어 소통 잘됨. 방이 깔끔하고 조식 먹는 정원이 예쁨. 주택가여서 안전함. 위치 좋음.
-레스토랑 추천 : 관광객 용 지도에 표시돼 있음. Ego1, Ego2 피자 전문점이나 다른 음식도 많음. 음식은 특별히 맛있는 것 같진 않으나 전망이 좋음. 가격은 7~12레바 정도.
-관광지 : 추천 받음 관광지는 Monument Asenevtsi, Samovodska 공예거리, Tsarevets 
  Tsarevets 들어가는 성벽 입장료 6레바 전망 좋으나 주차장과 거리 있음(SS Forty Martyrs Church 옆에 무료 주차장 있음)



     
플로브디프에서 벨리코터르노보까지는 2시간 반 정도 걸렸다. 일찍 숙소에 들어가 쉬기로 했다. 도착한 숙소는 영어학원을 겸하고 있어서 게스트하우스가 아닌 줄 알았다. 
맞아준 호스트 겸 학원 원장은 친절하고 유쾌한 사람이었다. 무엇보다 영어를 원어민처럼 구사하니 의사소통이 잘 돼서 정말 속이 시원했다. 그동안 숙소에서 대화가 잘 안되거나 호스트가 열쇠만 두고 얼굴을 볼 수가 없어서 답답한 적이 많았었다.

남편은 경미하게 다시 시작된 통증 때문에 우울해했다. 우리는 이제 심각하게 한국행을 고려해봐야 하는게 아닌가 얘기하기 시작했다. 90일 자동차 여행은 우리에게 너무 긴 시간이었나... 아무래도 내가 경로를 너무 무리하게 짠 탓이 큰 것 같다. 항상 해외여행 계획은 내가 주로 세우는데 여기 저기 보고 싶은 곳을 모두 넣다보니 결과적으로 빡빡한 스케줄을 소화하게 된다. 90일 동안 유럽의 동서를 모두 보려고 했던 게 무리였던 것 같다. 
하지만 또 한편으론 이런 생각도 든다. 한국을 가더라도 새로운 곳에서 터를 잡으려면 신체적으로 힘든 일이 한 두 가지가 아닐텐데 그 때도 이 고질병이 재발하지 않으리란 법은 없다. 이런 시기를 극복하지 않으면 해외나 한국이나 상황은 같을 것이다. 
재작년에 나도 오른쪽 고관절 통증 때문에 쪼그려 앉을 수 없어서 MRI 찍고 주사와 약을 지속적으로 처방받았지만 그 때 뿐이고 자꾸 재발해서 걱정하던 차에, 지인이 운전 때문에 그럴 수 있다는 얘기를 해주었다. 혹시나 싶어 그 날부터 조금씩 연습해서 양발 운전을 하기 시작했는데 정말 며칠 안 가서 통증이 씻은 듯이 나았다. 하루에 두 시간씩 오른발로만 운전을 한 게 관절이 약한 나에게는 무리였던 것 같다. 이런 얘기를 해주면서 남편도 허리가 계속 재발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자세가 좋지 않고 운동이 부족하기 때문인 것 같다고 했더니 남편도 동의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우울해 하지만 말고 매일 조금씩 스트레칭 운동을 하기로 했다. 실제로 스트레칭을 하고 나면 조금 나아지는 것 같아서 이후로 매일 조금씩 하고 있다. 

다시 숙소 얘기로 돌아와서.... 첫날은 추천받은 레스토랑에 가서 저녁을 먹었다. 음식이 막 맛있는 곳은 아니였지만 올드타운이 내려다보이는 멋진 테라스 조망이 맛을 보충해주는 곳이었다. 닭똥집 요리가 있길래 시켜봤는데 나쁘지 않았다. 맥주 한 잔과 함께 우울한 마음을 달래며 첫 날을 마감했다.

다음 날, 조식을 먹으러 숙소 정원에 내려갔다. 작지만 잘 가꿔진 예쁜 정원을 감상하며 먹는 조식 덕에 기분이 한결 좋아졌다. 오후에는 정원에서 책도 읽고 오랜만에 톡으로 친구랑 수다도 떨었다. 숙소 호스트 분과 짧게 수다를 떨었는데 이 짧은 대화가 어찌나 숨통을 트이게 해줬는지 모른다. 심신이 피곤할 때 이렇게 친절한 호스트를 만나는 것조차 마음의 위안을 받는다. 
저녁까지 쉰 후 저녁 식사 겸 관광을 하기로 했다. 근처에 시장에서 우리 나라에서는 2만원은 족히 했을 체리를 2천원에, 호두는 5천원에 한 가득 샀다. 숙소 근처 레스토랑에서 대~충 저녁 식사를 했다. 식사를 하면서 남편이 조금 나아졌을 때 푹 쉬고 싶다는 말에 둘째 날도 관광을 접고 숙소에서 보냈다.

벨리코터를 떠나는 날이 돼서야 올드 타운 관광을 했다. 그것도 성벽만. 하지만 성벽에 오르는 것 하나로도 충분할 정도로 풍경이 훌륭했다.

지형이 요새 중의 요새로, 성곽을 빙 둘러 계곡이 흐르고 마을이 형성돼 있었다. 성벽에서 마을이 전부 내려다 보여서 탁 트인 전경이 좋았다. 짧은 관광이 아쉽긴 하지만 상황에 맞춰서 여행을 다이어트 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제 불가리아를 넘어 루마니아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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