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e의 여행 일기장
[D118, 알바니아, 베라트] '천 개의 창'을 가진 올드 타운, 알바니아 착한 물가 덕에 제대로 생일상 받은 날 본문
[D118, 알바니아, 베라트] '천 개의 창'을 가진 올드 타운, 알바니아 착한 물가 덕에 제대로 생일상 받은 날
JaneRyu 2019. 3. 30. 21:515.22
[알바니아 베라트 정보]
- 베라트 관광 : 올드타운을 다리에서 건너다 보는 것이 다일 정도로 볼거리가 거의 없음. 그러나 올드타운 골목골목을 걸어보면 생각보다 괜찮음. 불가가 굉장히 쌈. 자국 화폐(렉)이 있으나 유로도 통용됨. 2인 스테이크 요리와 음료 포함된 식사비용 10유로 안팎. 몬테네그로~그리스 이동 중 중간 거처로 적당한 듯.
- 알바니아 도로 : 타 유럽에 비해 경제수준이 낮아서 도로 사정이 좋지 못함. 중앙차선을 밟고 운전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주의를 요함.
다음 여행지는 알바니아 베라트이다. 그리스 자킨토스섬을 가지 전 중간 거처로 정한 곳이다. 알바니아는 이렇다 할 관광지가 없는데 나에게는 수도인 티라나보다 이 곳이 더 끌렸다.


수도인 티라나를 거칠 때 고속도로 같은 넓은 도로를 무단횡단하거나 아슬아슬하게 가변으로 걸어가는 사람, 누구를 기다리는 양 길가에 서있는 사람들을 자주 볼 수 있었다. 가만히 보니 차들이 길가의 사람들을 태워서 가는 걸 봤는데 아마도 소득수준이 낮으니 자동차 보급률도 낮고 대중교통도 잘 갖춰져 있지 않아서 차를 쉐어하는 것 같았다. 이런 모습은 시골마을에서 더 자주 볼 수 있었다. 도로도 도시와 도시를 연결하는 주요 도로 하나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길이 포장이 오래 돼서 울퉁불퉁하고 유실된 곳도 많고 중앙 분리선도 거의 사라져 버려서 운전하기가 쉽지 않았다.
베라트가 가까워진 어느 마을에서는 길에서 체리를 파는 주민들이 있어서 2.5유로에 한 가득 사서 며칠 동안 차 안에서 간식으로 먹었다. 유럽 여행하면서 우리 나라에서는 비싸서 먹기 힘든 아스파라거스, 체리, 포도주 같은 것들을 원없이 사먹었다.


베라트에 도착하니 오후 5시쯤 되었다. 저녁을 먹기는 이른 시간이라 올드 타운을 둘러 보러 나갔다. 강변을 따라 넓은 인도가 형성돼 있고 한 쪽은 공원, 한쪽은 카페와 바가 형성돼 있었다.




베라트는 오래된 가옥이 그대로 남아 있는데 집들이 뒤로는 산을 등지고 앞으로는 강을 향해 있는데 네모난 창문들이 여러 개 있어서 별명이 ‘천개의 창’이라고 한다. 다리에서 쳐다보면 정말로 흰 집들의 창문들이 강쪽으로 죄다 향하고 있는 재미난 풍경을 볼 수 있었다. 꼭 사람 눈처럼 생겨서 강 아래를 지켜보고 있는 것 같다.





올드타운을 지나다가 좁은 골목에 자갈 바닥이 마치 터키의 ‘쉬린제’ 마을이 생각나서 조금만 올라가보기로 했다. 미로 같은 골목과 좁은 통로, 나무 대문이 외가집 골목과 너무 닮아서 나에게는 너무나 정감 있게 다가왔다. 유럽식 주황색 지붕과 아이보리 벽돌이 지루해졌었는데 하얀 벽돌과 검정 지붕의 색다른 분위기가 좋았다. 성당과 모스크가 함께 공존하는 마을 풍경도 생소했다.
잠시 휴식을 위해 숙소로 돌아갔다가 저녁 식사를 위해서 다시 강변으로 나왔다. 생일까지 궁상 맞게 밥을 해먹기 싫어서 관광지지만 오늘 만큼은 외식을 해야겠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더위가 사라진 저녁 강변에는 이 많은 사람들이 도대체 어디서 나타났지? 싶을 정도로 불과 1시간 전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한가한 강변 노천 카페에서 커피를 한 잔씩 마시는 사람들로 북적이고 공원에는 아이들과 가족들이 많았다. 그런데 재미난 것은 카페에 앉아 있는 사람들 90%가 남자라는 것이었다. 이슬람 문화가 있는 곳이라 그런지 그나마 보이는 여자들은 공원에서 아이들을 보살피고 있었고 남자들은 한가하게 술도 아닌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참 희한하네... 그리고 동양인은 그 많은 사람들을 통틀어 우리 뿐이라 빤히 쳐다보는 사람들부터 곁눈질을 하는 사람들까지 우리는 동네 구경거리였던 것 같다.
그 많은 강변 카페에 음식을 먹는 사람이 없어서 우리는 올드 타운 쪽 비싸 보이는 레스토랑 앞을 기웃거렸다. 알바니아 물가가 어느 정도인지 몰라 또 겁나 비싸게 외식을 해야하나 망설이고 있었다. 외부에 걸린 메뉴판에 500렉이라고 써있길래 종업원에게 유로로 얼마인지 물었다. 돌아온 대답은 5유로. 엥? 뭐지? 잘못 들었나? 둘 다 어안이 벙벙해서 거듭 물었는데 대답은 같았다. 바로 어제 몬테네그로에서 허접한 케밥 하나에 5유로에 먹었는데 메인 메뉴가 5유로라고? 우린 신나서 레스토랑에 자리를 잡았다. 소고기 스테이크, 돼지고기 요리, 맥주 한 병과 하우스 와인을 시켰다. 와인도 한 잔이 아닌 작은 병에 넉넉히 나왔다. 스테이크라고 해도 두툼한 안심 스테이크는 아니었지만 흡족한 모양새였다.






우린 생각지도 못한 저렴한 물가에 넘 흥분해서 완전 기분 업! 게다가 생일에 초라한 외식을 할 줄 알았는데 제대로 먹었다는 뿌듯함! 그래도 20유로는 나오지 않을까 했는데 계산한 금액은 11유로!!! 아마 지금까지 거쳐 왔던 도시였다면 50유로는 족히 나왔을 음식이었는데!
인상적인 건축물이나 예술적인 작품 하나 없었지만 착한 물가 하나로 우리는 알바니아를 사랑하게 됐다. ㅋㅋ 역시 값싸고 맛난 음식에 당할 게 있으랴~
별거 없는 야경도 마냥 좋았다~ ^^ 내일부터는 그리스 자킨토스 섬까지 이동 강행군이다~




'세계여행 > 몬테네그로 . 알바니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D117, 몬테네그로, 코토르] 두브로브니크의 미니 버전, 성벽 오르기 (0) | 2019.03.30 |
---|---|
[D114~116, 몬테네그로, 자블라크] 입을 다물 수 없는 Durmitor 국립공원, Curevac 협곡, Black Lake (0) | 2019.03.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