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e의 여행 일기장

[D117, 몬테네그로, 코토르] 두브로브니크의 미니 버전, 성벽 오르기 본문

세계여행/몬테네그로 . 알바니아

[D117, 몬테네그로, 코토르] 두브로브니크의 미니 버전, 성벽 오르기

JaneRyu 2019. 3. 30. 21:46

5.21
[몬테네그로 코토르 정보]
- 코토르 주차 : 구시가지 진입 전 대형 주차장 여럿 있음. 시간당 1유로 대. 2~3시간이면 충분
- 성벽 입장료 : 8유로, 정상까지 1시간, 땡볕이고 경사가 있어서 한여름 낮은 비추. 중반 성당에서 보는 뷰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끝까지 오른 성취감과 국기를 배경으로 찍고 싶다면 완주하는 것도 추천함.
- 코토르 숙소 추천 : Apartment Stefan in Vidikovac 부엌 있는 테라스방 20유로, 전망 좋음
   



몬테네그로 자블라크 외에 대부분의 관광지는 해안에 몰려 있는 것 같았다. 정보를 찾다가 본 사진으로는 크로아티아 도시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풍경이여서 코토르 한 곳만 구경하기로 했다. 
며칠 전 왔던 길을 그대로 다시 나오게 됐는데 그때 봤었던 전망대 휴게소에서 잠시 쉬었다. 나도 남편을 닮아 가는지 자꾸 우리 나라 지형과 비슷한 곳을 생각하게 된다. 꼭 임실 옥정호 같은 몬테네그로의 한 호수.

해안 도시들을 지나다가 페라스트를 지났는데 블레드 호수처럼 바다 한 가운데 두 섬의 성과 성당이 유명하다던데 잠시 차안에서 봤는데도 얌전히 자리 잡은 두 섬이 신기하게 보였다. 
코토르에 도착해서 주차를 한 후 성곽 안으로 들어갔다. 경량 패딩을 입을 정도로 서늘한 고산지대에 있다가 세 시간 만에 갑자기 한 여름 날씨의 해안가로 오니 적응이 안됐다. 코토르는 두브로브니크의 미니타운 같다고 볼 수 있겠다. 성곽 안으로 구시가지가 있고 성벽을 오를 수 있게 돼 있었다. 크게 볼 건 없어서 성벽을 오르는 것 외에는 할 게 없었다.

우선 늦은 점심을 해결하고 도시 좌측의 성벽 입구부터 출발했다. 매표소도 없이 테이블 하나 놓고 입장료를 받고 있었다. 남편은 정상 높이를 보면서 굳이 가야하냐며 말렸지만 이 곳까지 안 가면 온 이유가 없다며 살살 설득했다.

아직 한여름은 아니었지만 햇볕이 뜨거워서 오르는 동안 그냥 내려갈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쉽지 않았다. 중간에 있는 성당보다 조금 더 올랐을 때 남편은 올라가봐야 풍경은 같은 거라고 돌아가자고 했지만 이렇게 중도 포기하는 것은 성격상 용납할 수 없기 때문에 난 고집을 부렸다.

결국 남편과 정상에 오르긴 했는데 오랜 시간동안 운전을 했고 갑자기 더워진 날씨에 피곤했던 남편이 참지 못하고 폭발했다. 모든 것을 함께 할 필요 없이 가고 싶은 사람만 가면 된다고 힘들면 밑에서 쉬라고 했지만 혹시나 무슨 일이 생길세라 한시도 혼자 나를 두지 못하는 남편은 피곤함에도 불구하고 나 때문에 끌려 올라갔던 터라 더 힘들었으리라.  내가 힘들까봐 내려가자고 돌려 얘기하는 남편이 피곤해서인 줄은 눈치 못 채고 꾀부리는 거라고 생각했다. 나중에  힘든 자신은 전혀 생각해주지 않는다는 말에 아차! 싶은게 정말 미안한 맘이 들었다. 이번엔 내가 진심 잘못했다는 걸 인정하면서 다음부터는 돌려 얘기하지 말고 쉬고 싶으면 솔직히 얘기하기로 했다. 
대부분의 부부여행자들이 그렇겠지만 남편은 아내가 걱정돼서 혼자 다니는 것을 매우 걱정하는 것 같다. 그 마음은 이해하지만 장기여행에서 둘 모두에게 만족스런 여행이 되려면 각자의 여행 스타일을 존중하고 짧은 시간이나마 각자의 시간을 갖는 것도 필요한 것 같다. 
이런 내 생각을 얘기하니 남편은 “둘이 함께하는 여행이지 각자 하는 여행이 아니잖아~” 하는데 그 말도 맞는 것 같다. 둘이 적정한 균형을 찾는 게 여행의 과정인 것 같다. 
잠시 토닥대긴 했어도 이제는 화해하는 시간이 5분도 안된다. 오래 싸워봤자 서로에게 좋지 않다는 것을 언젠가부터 말하지 않아도 아는 것이다. “밑에서 보니까 내가 저길 다녀왔다니, 뿌듯~~하지?!!” 난 또 금새 이러면서 남편을 놀려댄다. ㅋㅋ

고생 후 도착한 코토르 숙소의 뷰는 정말 좋았다. 다음 날은 내 생일이었는데 좋은 풍경을 바라보며 김밥을 싸고, 아침식사를 하는 좋은 추억이 됐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