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e의 여행 일기장
[D114~116, 몬테네그로, 자블라크] 입을 다물 수 없는 Durmitor 국립공원, Curevac 협곡, Black Lake 본문
[D114~116, 몬테네그로, 자블라크] 입을 다물 수 없는 Durmitor 국립공원, Curevac 협곡, Black Lake
JaneRyu 2019. 3. 30. 21:425.18~5.20
[자블라크 정보]
- 숙소 추천 : Guesthouse Planinarski dom Neviden'o 2인실 15유로, 전망 최고, 하이킹 정보와 각종 액티비티 코스 있음, 추가 요금으로 아침식사와 저녁 식사됨.
- 인근 관광 : Black Lake, Bobotov Kuk 트레킹, Durmitor 국립공원 트레킹, Curevac 협곡 트레킹(구글맵 따라 가면 주차장이 나오고 주차 후 1km 트레킹)
- 5월 19일 현재 Bobotov Kuk은 눈으로 자동차 길과 트레킹 코스 모두 닫힌 상태임. 6월이나 돼야 가능할 듯.
- 숙소에서 자전거 대여 : 반나절 5유로, 하루 10유로
몬테네그로 여행지 정보를 찾다가 우연히 Durmitor 국립공원의 트레킹에 대해 알게 됐고 돌로미티산과 흡사한 사진에 매료되어 자블라크로 이동. 트레킹 정보가 거의 없어서 숙소에서 정보를 더 얻을 수 있을 것 같아서 무작정 가보기로 했다.
몬테네그로의 의미는 ‘검은 산’이라고 한다. 국토의 대부분이 산이고, 북부의 알프스 산맥에 그늘진 산이 많아서 그렇게 이름 붙여진 거라는데 아무래도 녹음이 워낙 짙어서이기도 할 듯하다. 가는 내내 빽빽한 소나무와 침엽수들의 색이 그러했다.
크로아티아의 산들은 잔목들이 듬성듬성 있고 회백색 토양이나 바위로 이루어져서 황량해 보이는데 몬테네그로로 넘어온 후론 우리 나라 강원도처럼 침엽수로 덮여 울창한 산림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지형도 시시각각 바뀌어서 3시간 이동하는 동안 정말 다양한 풍경을 보았다.
나중에 자블라크에 가까워졌을 때는 산에 지층결이 그대로 보이고 자연적인 호수와 넓은 초원이 어우러졌다. 우리 나라의 강들은 안타깝게도 많이 매말라서 절반은 강바닥이 드러나 있는데 크로아티아나 몬테네그로는 풍부한 수량에 자연적인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서 참 부러웠다.
마을에 도착할 때쯤 알프스 산맥이 보이고 스위스처럼 목초지가 펼쳐졌는데 갑자기 도로에 말 무리가 나타나지 않는가! 이런 자연 환경에서는 그닥 이상할 것도 없는 풍경이지만 말을 모는 사람도 없이 야생마처럼 유유히 길을 건너는 말들이 우린 그저 신기하기만 했다.
숙소는 산장을 택했다. 주변 풍광이 좋을 것도 같고 나무로 만든 집이 독특한 구조를 하고 있어서 궁금하기도 했다. 숙소로 가는 길의 집들이 마치 레고 장난감처럼 귀엽기만 하다.
첫 날은 이동으로 하루를 보냈다. 벌써 5월도 중순이 넘었는데 바람이 너무 차서 다시 패딩을 꺼내 입었다.
둘째 날 8시 반에 아침식사를 하고 9시에 출발~ 숙소에서 알려준 길로 (구글맵에서 ‘Auto Camp Ivan Do') 찾아 가니 주차장과 국립공원 매표소가 나왔다. 하루 티켓은 3유로, 3일 티켓은 6유로였다. 우린 이틀을 볼 예정이니 3일 티켓을 샀다.
잘 포장된 산책로를 걷다가 검은 호수에 도착했는데 블레드 호수도 이미 봤으니 비슷할거라 예상했지만 직접 눈으로 보니 또 다른 맛이 있었다. 호수에 미세한 잔바람도 없어서 표면에 그대로 비치는 풍경이 정말 아름다웠다. 검은 호수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맑고 투명했다.
호수 오른쪽 길로 걷다보니 듣던 대로 푯말이 나오고 그 길로 산쪽으로 걸어나갔다.
표지판이 있는 교차길이 나오고 우리 목표점인 ‘Katun lokvice’가 적인 왼쪽 길로 올라갔다.
표지판엔 1시간 15분이 걸린다고 써있다. 처음 십 분 정도는 경사가 조금 있었지만 그 이후로는 크게 힘들지 않게 올라갔다. 햇볕 한 줌 들어오지 않을 정도의 빽빽한 침엽수림 안에서 숨을 크게 쉬며 걸었다. 마지막 20분 정도는 경사가 조금 더 있는 길이었고 나무 밑둥이 굽어 있는 지대가 나왔다.
어느 새 눈 쌓인 봉우리가 보였다. 표지판에 ‘Bobotov Kuk’으로 가는 길이라고 써있는 걸 보니 이 곳이 우리의 목표지점인 것 같다. Bobotov는 눈이 안 녹아서 차로도 트레킹으로도 갈 수 없다고 숙소에서 들었다.
그래서 대신 갈만한 곳으로 이 트레킹 코스를 알려줬는데 이 곳에서 볼 수 있는 거라곤 둥근 산봉우리 하나가 전부였다. 내가 봤던 블로그에서는 돌로미티처럼 암벽 봉우리가 겹겹이 둘러 쌓인 곳이였는데 역시 이 곳은 아닌 것 같다. 조금만 가면 봉우리가 보일지 모른다고 조금만, 조금만 하면서 전진했는데 어떤 지점에 도달하니 멀리 보이는 눈길이 도저히 갈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었다. 이번 트레킹은 여기까지라고 애써 마음을 달래며 발길을 돌렸다. 우리가 내려갈 때쯤 몇 무리의 외국인들이 올라왔는데 호숫가에서 한참 쉴 때까지 내려오지 않은 걸보니 아마도 그들도 우리처럼 조금만 조금만 하면서 올라간 것 같았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날씨가 맑아져 산봉우리가 모두 한 눈에 들어왔다. 그렇게 열심히 산에 올랐는데 결국 가장 멋진 풍경은 숙소 앞이라니... 뭔가 억울한 기분이다. ㅡㅡ;;
저녁식사는 숙소에서 주문했다. 집밥을 먹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잘 나왔다. 스타터로 샐러드와 감자고기국이 나오고 메인으로 으깬 소고기와 계란 위에 감자를 얇게 썰어서 치즈를 녹여 만든 요리였다. 후식도 나왔다. 든든하게 배를 채웠다.
다음 날은 어제처럼 구름 많이 낀 오전 일찍 나서지 않기로 했다. 아침 식사를 하고 휴식을 취한 후 산에 구름이 거친 것을 확인한 후 11시쯤 출발했다.
오랜만에 자전거 투어를 하려고 했는데 숙소에서 빌려주는 자전거가 나에게 너무 커서 포기했다. 차를 타고 알려준 길로 15분 정도 가니 주차장이 나오고 어제처럼 티켓을 파는 사람이 있었다. 이 곳에서 1km라는 푯말이 있다.
몇 발자국 떼지도 않았는데 입이 떡! 벌어지는 협곡이 펼쳐졌다. 이렇게 힘들이지 않고 올 수 있는 이유는 자블라크와 숙소가 있는 지대가 이미 높은 평원이라 조금만 가면 이런 협곡 아래를 발 밑으로 내려다볼 수 있는 것이다.
트레킹 길은 협곡을 발 밑에 두고 벼랑 끝을 타고 가도록 돼 있다. 말이 트레킹이지 전혀 힘들이지 않고 갈 수 있는 공원 산책 정도였다. 가는 길은 야생화 꽃이 다양하게 펴 있어서 꽃을 좋아하는 나는 주변 경치보다 꽃 보느라 정신이 팔렸다. 아무래도 나중에 야생화 전시회라도 해야할까 보다. ㅋㅋ
30분쯤 올라가니 Durmitor 푯말이 나오고 360도 파노라마로 협곡을 조망할 수 있는 가장 벼랑 끝에 도착할 수 있었다. 2년전 프랑스 남부의 베르동 협곡도 멋졌지만 이곳도 만만치 않다. 이 곳에 서면 이 일대의 지형이 어떻게 형성돼 있는지 한 눈에 알 수가 있다. 협곡을 사이에 두고 맞은 편과 내가 서 있는 지대는 높은 곳인데도 평탄해서 목초지와 마을이 조용히 자리 잡고 있고 협곡 아래에는 에메랄드 강이 흐르고 장난감 같은 집들이 올망졸망 놓여 있다. 360도 어느 곳을 바라봐도 놀랍지 않은 곳이 없다.
바람이 차서 오래 있지 않고 돌아왔다. 오는 길에 절벽 끝에 있는 벤치에 앉아서 사과를 하나씩 먹었다. 두 발짝도 앞으로 내딛을 수 없을 만큼 절벽 가까이 얹혀 놓은 벤치. 남편은 앉지도 않고 뒤에 서서 사과를 먹었다. ㅋㅋ 지금까지 해외 많은 곳에서 트레킹을 했지만 네팔을 제외하고 대부분 어렵지 않게 완주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오르막이라 해도 깍아지른 오르막도 별로 없고 오르막과 평탄한 코스가 섞여 있어서 크게 힘들었던 기억이 거의 없다. 그에 비해 우리 나라 산들은 대부분 높게 치솟아 있어서 몇 시간씩 오르막만 계속 될 때도 있고 아무리 뒷산이라도 숨차게 올라야할 때가 많다. 뒷동산만 오르내린 한국인이라도 이런 트레킹 코스는 식은 죽 먹기로 다닐 게 틀림없다는 게 내 생각이다.
자전거를 타고 왔다면 반나절 코스로 딱이였을 것 같은데 많이 아쉬웠다. 숙소로 돌아오니 1시 반 밖에 되지 않았다. 그래도 이틀이나 트레킹을 했고 앞으로 그리스 섬으로 들어가기 전에는 이동을 계속해야 했기에 그 전에 반나절 쯤은 침대에서 뒹굴기로 했다.
별 생각없이 찾아온 몬테네그로 자블라크에서 뜻밖의 빼어난 풍경을 봤으니 뭔가 뿌듯함이 남는다. 앞으로는 계속 바다와 가깝게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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