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e의 여행 일기장
[D59, 인도네시아, 발리 우붓] 당신에겐 머물고 싶은 곳, 우리에겐 벗어나고 싶은 곳 본문
[우붓 정보1]
-찻길 주변의 레스토랑은 대부분 메뉴당 6만~8만, sevice charge+tax하면 2인 평균 20만 루피아 정도 나옴. 큰 길을 벗어나 작은 현지인 식당은 2인 평균 10만 루피아 정도 됨.
-우붓 전통 시장이 매장에서 파는 것보다 훨씬 저렴. 항상 절반 가격을 깎아서 네고 시작.
-우붓에서는 택시 기사들 때문에 우버 타기 힘들다고 들었음. 그래도 우리는 십분 정도 기다리는 시간 감안하고 서너번 이용했고 불편함 없었음.
새벽 1시쯤 숙소에 도착하니 잠을 자던 직원이 1층 방을 안내 해줬다. 들어가자마자 불을 켰는데 4개 중 2개가 들어오지 않았다. 남은 등도 밝지 않아서 어두컴컴한 방에서 우선 짐을 풀렀다. 옷장이 있길래 옷을 걸어둘까 하고 열었더니 벌레 알집으로 보이는 하얀 점박이들이 수도 없이 붙어있는게 아닌가!!! 윽!!! 그래... 안 쓰면 되지... 씻으려고 화장실 불을 켰다. 불이 들어오지 않았다. 젠장. 우리에겐 랜턴이 있었다. 이게 뭔 짓인가 싶었지만 우선 샤워를 했다. 양치를 하려고 세면대 꼭지를 돌리니 꼭지대가 너덜너덜 흔들리더니 물은 쫄쫄쫄... 참나... 기가 찬다... 그 열악한 네팔에서도 이런 사종세트 고장은 없었는데... 너무 피곤해서 오늘 우선 참는다...
몽키포레스트 근처 우리 숙소 마당은 원숭이 놀이터
다음 날 방공기가 안 좋은지 숨쉬기가 편치 않아서 일찍 눈이 떠졌다. 테라스에 나와서 밀린 일기를 쓰면서 9시가 되기를 기다렸다가 직원을 불렀다. 매니저를 방으로 데려가서 하나씩, 하나씩 짚어가며 따졌다. 우리가 오기 전에 확인할 때는 방 불이 모두 켜졌었단다. 기다려봐라. 벽장 안을 보여주니 그게 뭔지 모르는 눈치다. 손으로 닦으면서 청소를 해주겠단다. 또 있다. 화장실 불도 안 들어온다니 깜짝 놀란다. 놀랍지? 더 놀라운 게 있다. 세면대 물도 안 나온다. 직원이 입을 다물지 못한다. 고쳐주고 뭐고 필요 없고 난 이 방에서 더 머무를 수 없다고 하니 냉큼 다른 방으로 옮겨주겠단다. 내가 보고 판단하겠다고 말한 후 2층으로 올라갔는데 햇빛이 잘 들어서 냄새부터가 달랐다. 일일이 체크해본 후 옮기기로 하고 원래 방으로 들어가는 순간 쾌쾌한 냄새가 진동했다. 그때 깨달았다. 아침에 숨을 못 쉰 건 피곤해서가 아니라고.
레스토랑 입구. 이런 곳에 가고 싶다~
우붓의 첫인상이 이렇게 시작됐는데 오후에도 이런 불쾌한 일이 계속됐다. 관광은 다음 날부터 시작하기로 하고 오늘 하루는 시내 구경을 하기로 했다. 대부분 기념품과 악세사리, 옷가게와 레스토랑, 마사지샵 등이 길마다 늘어서 있었다. 확실히 지금까지 봐왔던 관광지와는 다른 분위기다. 아기자기한 소품과 발리스러운 예쁜 옷들이 많아서 쇼핑하기 좋은 곳이였다. 그동안 잠옷이 따로 없어서 발리 오면 사려고 미루고 있었는데 와보니 눈이 돌아갈 정도였다. 아마 한국으로 돌아가는 일정이였다면 그 분이 오셔서 한 가방 그득하게 싸들고 갔을 것 같다. 아니나 다를까 우붓에선 우리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옷도 사고 밥도 아주 잘 먹었다.
유럽여행을 시작하고 예쁜 도시에 가면 헐렁한 면티와 반바지 벗어던지고 원피스 한 번 입고 거닐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남편은 코웃음을 쳤지만 할머니가 돼도 여자는 여자라지 않던가. ㅋㅋ 그래서 며~~엇~~ 집을 돌아다니다 한 매장에서 가격흥정을 하다가 둘러보고 오겠다하니 갑자기 눈을 휘둥그리면서 “내일? 내일엔 오지 않을거잖아!” 목소리를 높이는거다. 마침 남편이 문앞에 섰다가 듣고선 놀라서 “당신 미쳤어?” 똑같이 레이져를 쏘아주니 암말 없이 매장 안으로 들어가버렸다. 난 장사가 안돼서 짜증이 났나?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다른 매장에 들어가 이번에야말로 옷을 사들고 방으로 돌아왔는데 다시 입어보니 옷에 구멍이 있는게 아닌가? 곧장 다시 갔더니 같은 색 옷이 없단다. 다른 색은 영 이상해서 그럼 환불을 해달라고 하니 짜증을 내면서 그러면 자기가 사장한테 혼난다나? 참나.. 그럼 그런 옷을 팔지를 말던가... 좋은 말로 십분을 넘게 실갱이를 하고 있는데 남편이 들어왔다. 나한테 내던 짜증을 이번엔 남편한테 인도네시아어로 하니까 남편이 “인도네시아어 말고 영어로 해요!” 단호하게 말하니 그제서야 돈을 돌려주었다. 들어가는 옷가게마다 친절하게 대해주는 직원이 별로 없었다. 나만 당한 일인지 아님 누구 말대로 서양인에 비해 같은 동양인을 낮게 본다는게 맞는건지... 그동안 한국인이라면 너무 환대를 해줘서 살짝 감이 잃었나?
무튼, 우붓은 나에게 그저 돈쓰기 좋은 도시였다. 다음 이틀 동안 다닌 관광은 나쁘지 않았지만 첫날의 기억이 워낙 강해서 다른 것들을 덮어버리고도 남았다. 그리고 이 찝찝함은 아마도 발리섬에 있는 내내 계속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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