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e의 여행 일기장
[D54, 인도네시아, 족자카르타] 환상적인 동굴 Goa Jomblang 본문
[족자카르타, 좀블랑동굴체험 정보]
- Goa Jomblang Cave Tour(1인) : 교통비 30만, 동굴 입장료 및 장비이용비(점심포함) 45만 루피아.
여행사는 차량이동만 제공해주는 것이므로 여러명이 개인적으로 차렌트하면 비용이 절감됨. (아침, 점심은 도시락 준비). 스쿠터로도 가능함. 가는 시간 1시간 반. 동굴입장부터 나올때까지 3시간 걸림(이동이 느리고 기다리는 시간이 많음)
총 투어 시간 오전 7시 출발 오후 3시 도착. 진흙이 묻으므로 빨기 좋은 옷 추천. 옷 젖음. 장화를 대여해주는데 목이 긴 것이 좋음. 사이즈가 커서 양말을 가져가면 좋음. 스포츠 레깅스와 슬리퍼를 신고 가는게 좋음.
나는 동굴 투어를 할 마음이 없었는데 남편이 원하기도 했고, 할 게 많지 않아 빈둥거리던 터라 조금 비싸긴 하지만 해보기로 했다. 세계 어딜가도 동굴은 많지만 신비한 빛내림을 볼 수 있다는 소개에 남편도 마음이 동했나보다. 숙소 직원 말로는 동굴이 발견되고 "똑똑한" 한 사람이 그 일대 땅을 사서 그 이후로 관광지로 개발했단다. 세계 어딜 가도 돈 버는데 남다른 감각이 있는 사람이 있나보다.ㅋㅋ
출발은 이른 아침 7시부터였다. 안내장에는 8시부터라고 나와있는데 왜 이렇게 일찍 가나 했더니 입장이 선착순이라서 일찍 들어가면 일찍 나오기 때문이였다. 지난 밤 잠을 못자서 둘 다 헤드뱅잉 하며 1시간 반을 이동했다.
우리보다 일찍 온 사람들이 세 팀 있었다. 동굴에는 하루 50명의 제한이 있다. 동굴이 위험해서인가 했는데 동굴 위로 빛이 내리는 시간이 길지 않고, 케이블로 오르내리며, 진흙 바닥인 탓에 많은 인원이 움직일 수 없기 때문이였다.
우리가 받은 번호표는 4번. 그 때 알았다. 입장이 선착순이라는 것을. 일찍 입장하는 것이 좋은 이유는 (당연히 입장수 제한이 있어서이기도 하고) 진흙바닥에 깔린 돌을 쉽게 밟으면서 가려면 아무래도 먼저 가는게 좋기 때문이다. 뭐, 어차피 진흙이 묻는 건 피할 수 없다. 번호표를 받으면 발에 맞는 장화를 골라 다른 사람들이 올 때까지 차를 마시며 기다린다.
다른 사람들이 도착하기 시작하고 열 시가 돼서야 입장을 한다. 케이블을 이용해서 내려가기 때문에 장비를 착용하고 두 명씩 짝이 돼서 함께 내려간다. 내려갈 때 사진을 두 장 찍는데 나중에 나갈 때 5만 루피아에 살 수 있다. (안 사도 됨)
동굴 바로 위에 섰을 때 20년 전에 강원도 철원에서 번지점프 할 때가 생각났다. 심장이 막 뛰었다.
내려가는 속도는 보기보다 빨랐다. 떨어져도 안전장치 하나 없는 동굴 안으로 몸과 발이 허공에서 흔들거리며 내려가는 기분은 스릴만점! 동굴 안에 도착해서 나머지 팀(20명씩 이동)이 오기를 기다려야 한다. 열 팀(20명)이 다 내려오면 이동이 시작된다.
어쩐지 내려오면 그 곳이 빛내림을 볼 수 있는 곳인 줄 알고 사진과 다른 모습에 의아해 했는데 다른 곳이 있었던 거다. 이동하면서 더 깊은 동굴이 나오는데 그 곳을 줄 서서 들어가는 장면이 꼭 화성을 탐사하는 우주인들 같았다. ㅋㅋ
우기라 그런지 동굴 안 바닥이 온통 진흙이였다. 한 명이 밟을 수 있는 돌들이 깔려 있지만 진흙물 때문에 잘 보이지 않는 구간도 있었다. 그러다보니 발을 헛디뎌 진흙에 빠지곤 한다. 내 앞에 가던 남자는 맞는 장화가 없었는지 자기 운동화를 신었는데 십분도 안돼서 발전체가 자연스럽게 머드팩을 하게 됐다.
진흙 때문에 이동이 느리고 조명이 거의 없기 때문에 평소 걸음으로는 십분이면 갈 곳을 30분 동안 허우적 거린 것 같다. 작은 언덕을 넘으면서 빛이 내리는 입구가 보였다. 항상 느끼지만 기계(사진기)는 사람의 눈을 따라갈 수 없다. 사진으로 봤는데도 실제 빛이 내리는 동굴을 보자마자 "대박!"을 외쳤다. (나는 감동을 잘 하는 사람이다.ㅋㅋ)
동굴 천장에 구멍이 있고 그 위로 나무가지가 있어서 해가 중천에 뜨면 나무가지 사이로 빛이 내리는데 그 광경이 하늘문이 열리는 것 같은 환상적인 빛내림을 보여준다.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오묘하고 신기한 장면이였다. 동굴 위에서 떨어지는 물 때문에 구멍 아래에는 신기한 바위와 지형이 자라고 있었다. 더 아래에는 동굴을 꽤뚫는 강이 흘러가고 있었는데 유량이 꽤 돼서 소리가 대단했다.
이 바위에서 열 명씩 올라가 사진을 찍는다. 자리가 좁아서 많은 인원이 한꺼번에 올라갈 수가 없다.
하지만 제대로 사진을 연출하기에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불가능. 물이 많이 떨어져서 바위 위에 올라가는 것도 위험하니 안내원들이 못 올라가게 했다. 인터넷에서 본 사진들은 아마 건기 중 관광객이 적은 날이였나보다.
돌아가는 길은 더 힘들었다. 넘어지지 않으려고 온 몸에 힘을 주고 진흙을 걸어다니니 동굴 위로 올라가기 직전에는 기운이 하나도 없었다. 근데 그 와중에 중국에서 단체로 온 아줌마들이 어찌나 크게 웃고 떠드는지... 동굴이라 소리가 울려서 더 크게 들렸다. 남을 너무 의식해도 좋지 않지만 너무 의식하지 않는 것도 문제다.. ㅡㅡ;;
케이블에 매달려 올라가면서 남편이랑 "줄을 당기는 기계가 있었던가?" 궁금해졌다. 내려올 때는 흥분해서 그런 걸 생각할 틈이 없었다.
답은 올라가자마자 알 수 있었다. 수십명의 남자들이 줄 뒤쪽에서 앉아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 다음으로 사람들을 끌어올릴 때가 되자 열 댓명이 일어나더니 줄을 잡기 시작했다. 기합을 딱! 주더니 합소리에 마쳐 줄을 당기면서 뒤로 걸어갔다. ㅡㅡ;;;;;;
그 모습이 어이없고 신기해서 올라온 사람들은 죄다 그 모습을 찍고 있었다. 사람이 끌 줄이야. 내려갈 때는 많은 힘이 필요치 않으니 몇 명만 서있어서 아무도 사람이 줄을 잡고 있다고 의식하지 못했나보다. 만약 땅이 미끄러워 맨 뒷 사람이 미끄러지면 줄줄이 넘어질 것이고 그럼 줄은 어찌 되는거?
ㅡㅡ;;;;;;;;;;;;;;;; 그래서인지 아님 힘이 들어서인지 열 댓명씩 두 팀으로 나눠서 줄을 당기고 바로 옆에서 대기하고 있는 모습이였다. 알고 나니 뒤늦게 스릴있네~ ㅋㅋㅋㅋㅋㅋ
올라오면 다리를 씻고 점심 도시락을 주는데 그닥 기대할 맛은 아니였다. 너무 힘들어서 입맛도 없었다.
흡사 푼힐 전망대에 다녀왔을 때의 피곤함이였다. 아마도 진흙 위를 걷는게 그만큼 힘든 일이였나보다.
개인적인 호불호가 있겠지만 나와 남편은 동굴체험에 만족했다. 동굴은 많이 가봤지만 관광객용 개발이 많이 돼 있어서 이런 날 것의 동굴은 보기 드물었다. 그리고 동굴로 들어가는 과정이 정말 탐험하는 기분이 들었고 빛내림 또한 굉장히 멋있었다. 색다른 경험을 하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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