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e의 여행 일기장

[D406, 아르헨티나, 엘찰텐] 장난 1도 없는 풍경, 세계 5대 미봉, 피츠로이! 본문

세계여행/칠레 . 아르헨티나

[D406, 아르헨티나, 엘찰텐] 장난 1도 없는 풍경, 세계 5대 미봉, 피츠로이!

JaneRyu 2019. 4. 5. 18:08

3.7

[피츠로이 트레킹 정보]

-트레킹 : 왕복 20km, 8시간 소요, 오후에 단체 트레커들 많아서 일찍 갈 것을 추천


 

 

 


대망의 라스트 트레킹! 선물인지 날씨도 남미 여행 중 가장 좋네~ 하루 종일 구름 한 점 없이 쨍하다. 새벽 일출에 맞춰 가긴 넘 피곤해서 오전 7시에 숙소에서 출발했다.

입구가 마을 끝에 있어서 숙소에서도 한참을 걸었다. 초반부터 오르막. ㅜㅜ 계속 트레킹을 연이어 했더니 체력이 회복되지 않았나보다. 한 30~40분 이후로는 크게 힘들지 않았다. 해가 뜨면서 붉게 물든 피츠로이가 잠깐씩 보였다.

한 1/3 정도 갔을 때 전망대에 도착했는데 눈앞에 피츠로이가 너무도 선명하고 깔끔하게 보여서 깜짝 놀랐다! 정말 선물 같은 날씨! 이렇게 초반부터 피츠로이가 잘 보이니 살짝 김새는 듯도 하다. 우리나라는 힘들게 올라야 마지막에 짠~! 하고 멋진 풍경이 보이는데 토레스도, 피츠로이도 입구에서 볼 수 있으니 ‘다 봤네!’ 하는 마음이~ ㅋㅋ

 

가는 동안 계속 피츠로이를 보면서 걸을 수 있었다. 넓은 초원과 계곡, 호수가 어우러져 토레스와 비슷한 듯 다른 풍경을 볼 수 있었다. 나중에 한국에 돌아가면 우리나라와는 또 다른 이런 생자연이 그리울 것 같다.

바닥에 피어 있던 눈꽃

2/3 정도 갔을 때 캠핑장들이 나왔다. 오전이라 그늘지고 바람이 불어 여기서 잤다면 입 돌아가지 않았을까 싶다. 그래도 캠핑 중인 사람들이 꽤 많았다. 그런데 국립공원 전역에서 송충이들이 많았는데 이 캠핑장 바닥엔 완전 송충이 천지였다. 그러고 보니 새도 별로 없고 이렇게 한 가지 곤충이 많다는 건 생태계가 깨졌다는 건데.. 병들어 쓰러진 나무도 많고 기둥마다 구멍이 엄청 많다. 내가 잘못 알고 있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어떻게 가는 국립공원마다 문제없는 곳이 없는지... 그런데도 어떤 특별한 대책도 취하고 있는 것 같지 않다. 이런 것만 눈에 보이니, 난 아무래도 가르치는 일을 하지 않았다면 환경 운동가가 됐을 것 같다. ^^;;

 

마지막 1시간 전에는 쉴 수 있는 곳이 나오는데 이 곳부터가 매우 힘들다고 들었다. 왜 그런가 했더니 가파른 자갈길과 돌계단이 꼭대기까지 계속 되기 때문. 우쒸~ 정말 짜증날 정도로 자갈 때문에 걷기도 힘들고 계단도 높아서 고산을 걷는 것만큼 힘들었다. 가끔씩 뒤 돌아보면 내려다보이는 탁 트인 전망이 쬐금 위안이 된다.

'어머니와 딸' 호수

돌계단이 끝나고 마지막 오르막이 나오는데 완만해 보이는데도 이미 체력이 고갈돼서 너무 힘들었다. 재희네와 남편은 그 정도로 힘들진 않았다는데 난 피로가 덜 풀려서 그랬는지 오히려 69호수 때보다 더 힘들게 느껴졌다. ㅜㅜ

젤 꼴찌로 젖 먹던 힘까지 짜내 호수 앞에 도착! 청명한 하늘과 피츠로이 봉우리들, 호수가 아름답다! 근데... 넘 기대를 해서 그런가 완전 감동스럽진 않았다. 넘 좋은 델 많이 다녔나보다. ㅋㅋ 그렇다고 평범한 풍경이 아닌 건 분명하다.

 

우선 당 보충을 위해 싸 간 간식을 먹었다. 먹고 나니 그래도 힘이 나고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먹었으니 이젠 촬영 시간~ 위에서도 찍고 아래 호수에 내려가서도 한참 찍어 댔다.

 

 

 

하산하기 직전 바위에서 내려다보는 전망이 좋아 사진을 찍다가 갑자기 짱구춤 배틀~ㅋㅋ 진짜 볼만했다. ㅋㅋ

 

하산하면서 단체관광으로 올라오는 트레커들과 겹쳐 정체되는 곳이 많았다. 순간 ‘여긴 북한산?’ 생각이 들 정도로 사람들 행렬이 계속 됐고 중반엔 한국팀도 있었다. 우리가 “안녕하세요!”하니까 깜짝 놀라신다. ㅋㅋ

 

난 개인적으로 코스 중반에 있던 호수와 나무다리가 길게 놓여 있던 곳의 풍경이 맘에 들었다. 뭔가 임팩트 있는 풍경은 아니지만 잔잔한 여운이 있다고나 할까. 그런 풍경이 마음에 오래 남는 것 같다.

빨리 끝내고 싶은 마음에 걷는 속도를 늦추지 않았다. 전망대에서 마지막으로 피츠로이를 충분히 감상했다.

트레킹 입구를 얼마 안 남겨두고 계곡이 내려다보이는 지점의 풍경은 어두운 새벽 때와는 또 달라서 새로 보는 풍경 같았다. 내가 하도 사진을 찍어대니 남편이 “이제 그만~” 한소리 한다. 사진에 대한 열정은 내가 더 우위인 듯. ㅋㅋ

 

입구에 도착하니 딱 8시간이 걸렸다. 쉬는 시간을 빼면 7시간 정도 걸은 것 같다. 마지막 트레킹을 끝내고 나니 술이 막 땡긴다! 호진이가 “잘 안 마시는 술을 마시자 해서 웬일인가 했더니 마지막이라고 그랬구나!” ㅋㅋ 피곤할 때 술을 마시면 바로 감기에 걸려서 그동안 절제된 생활을 했는데 오늘만큼은 한 잔 해야쥐!

 

숙소로 오는 길에 치즈와 살라미를 썰어서 파는 가게를 발견하고 도전해봤다. 오늘은 와인 한 병과 맥주도 사서 치즈, 하몽, 살라미를 크래커와 함께 먹었는데 그 맛이 진짜 꿀맛! 이 날부터 살라미의 매력에 푹 빠져 안주로 살라미만 사다 먹었다. 한국에선 비싸니 여기서라도 많이 먹어두자며~ 한껏 취해서 마지막 남은 라면을 입가심으로~ 완벽한 조화다! 이렇게 행복하게 남미 마지막 트레킹을 마쳤다! 이젠 진짜 마지막 도시인 푼타만 남겨두고 있다.

 

 

엘찰텐의 예쁜 가게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