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e의 여행 일기장

[D331~332, 콜롬비아 살렌토~에콰도르 키토 국경넘기] Las Lajas 성당, 살렌토에서 키토 이동, 에콰도르 국경넘기 본문

세계여행/콜롬비아

[D331~332, 콜롬비아 살렌토~에콰도르 키토 국경넘기] Las Lajas 성당, 살렌토에서 키토 이동, 에콰도르 국경넘기

JaneRyu 2019. 4. 3. 21:19

12.22~12.23

[살렌토~키토 국경넘기] 글로 대신함


이동 전날, 자려다 갑자기 든 생각. 크리스마스가 코앞인 주말인데 버스 좌석이 없을 수도 있지 않을까? busbud.com 홈페이지에는 전날까지 있었던 좌석이 하나도 없다. 불안하네.... 앞으로 갈 도시들 숙소 예약을 줄줄이 해놓은 터라 살렌토에 더 머무를 수도 없다. 우선 칼리까지 가는 버스는 아침 8시에 좌석이 있다고 떠서 새벽 첫 차를 타고 아르메니아로 나가기로 했다. 다음은 그 때 가서 생각해 보기로 했다.

살렌토 버스 정류장 바로 뒤 카페

새벽 5시에 일어나 주섬주섬 짐을 싸서 5시 40분쯤 살렌토 버스 터미널에 나갔다. 벌써 직원과 경찰, 손님 몇 명이 나와 있다. 아르메니아까지는 20분마다 버스가 있다고 했다. 첫 차는 새벽 6시. 4200페소를 내고 1시간 정도 걸려 아르메니아에 도착.

 

곧장 칼리 매표소를 찾아 갔다. busbud에서 검색되지 않는 버스 회사가 더 있었다. 걱정과 달리 버스도 자주 있고 매진도 되지 않았다. 표 살 때가 8시였는데 8시 20분차를 탈 수 있었다. 23800페소, 3시간여 걸린 것 같다.

 

이동 중 사진이 없어서 살렌토 사진으로 대신합니다~

칼리 터미널에 거의 도착했을 때 창밖 풍경은 충격적이었다. 대로 옆 잔디밭에 난민인지 콜롬비아 노숙자들인지 텐트촌에 사람들이 많았다. 노숙자들이라고 하기엔 자기들끼리 노닥거리는 모습이 오래 머문 사람들은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남쪽으로 내려올수록 보고타에서 보았던 현대적인 도시와는 동떨어진 광경이 계속 됐다. 표가 없으면 이 혼잡한 도시에서 어찌 보내나 걱정됐다.

인포카운터가 있길래 “이피알레스?”하니 2층으로 올라가란다. 2층에 몇 개의 버스 회사가 있었는데 전날부터 맘 졸인 게 무색하게 매시간 버스가 있었고 좌석도 여유가 있는 것 같았다. 이런 줄 알았으면 좀 더 자고 천천히 나오는건데...ㅜㅜ 12시간 걸리는 거리라서 오후 6시에 출발해 다음날 6시에 도착하는 표로 샀다. 1인 68000페소. busbud 홈페이지에는 대형 버스회사 몇 곳만 검색이 되는 것 같다. 그렇다고 다른 버스 시설이 많이 뒤떨어지는 것도 아닌 것 같다. 그래도 하이시즌이라면 예약 해놓는 것이 좋겠다.

이제부터 6시간을 떼워야한다. 버스에서 봤던 도시 광경 때문에 둘 다 시내 관광은 아예 접었다. 피곤해서 돌아다닐 생각 없이 카페 같은 곳에서 죽치기로 했다. 1층에 던킨 도넛 옆 샌드위치 가게가 깔끔하고 의자도 편해서 3시간 정도 머물렀다. 충전용 콘센트도 있어서 나는 일기를 쓰고 남편은 다운 받아둔 드라마를 보면서 죽치기. 다음 3시간 정도는 던킨 도너츠에서 보냈다. 오픈형이라 너무 더웠는데 선풍기 밑에서 어찌어찌 버텼다.

지겨운 6시간이 지나고 오후 6시에 버스를 탔다. 나한테는 비싼 버스든 좀 더 싼 버스든 좌석에 앉아 12시간을 간다는 것 자체가 괴로운 일이라 시설이 크게 문제되진 않았다. 나쁘진 않았는데 비슷한 가격이라면 좋은 버스를 예약해두는게 상책.

 

성당 가는 길 풍경

새벽 6시. 이피알레스에 도착. 남쪽으로 내려오면 더울 줄 알았는데 내렸더니 초겨울 날씨. 터미널 안에 들어가서 두꺼운 옷을 더 껴입었다. 국경을 넘기 전에 인근 라하스 성당을 들리는 게 일반적인 루트. 우리도 몸 좀 풀 겸 가보기로 했다. 1층 안쪽에 있는 짐보관소에 5000페소 내고 가방 2개를 보관했다. (1개당 2500페소인 듯) 성당까지 택시 한 대당 만페소인데 4명이 나눠 타면 1인 2500페소. 시간을 좀 지체했더니 나눠 탈 사람이 거의 없었다. 택시를 타려는데 외국인 한 명이 웃으면서 쳐다본다. 셋이 1인 3000페소로 합의. 함께 탄 청년은 파키스탄인인데 콜롬비아에서 한 달 정도 여행하고 에콰도르로 가는 중이란다. 외국인들은 한 나라를 한 달 이상 진득하게 여행하는데 한국인들은 한 번 나오기 쉽지 않으니 빨리 몇 개 도시만 돌게 되는 것 같다.

성당이 있는 마을에 도착. 20분 정도 계곡 내리막길을 내려갔다.

갑자기 나타난 성당. 뒤쪽에서 먼저 마주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작았다. 인스타 사진으로는 클 줄 알았는데 아담하네.. 기대 좀 했는데 약간 실망~ ㅋㅋ 그래도 가는 길에 봤던 풍경도 예쁘고 짧은 시간 볼거리로 나쁘지 않은 듯.

 

 

 

다시 택시 만페소 내고 터미널로 복귀. 가방을 찾아서 다시 국경 가는 택시를 탔다. 1인 2000페소로 4명이 함께 탔다. 10분 만에 국경 도착. 9시 반이었는데 사람들 엄청 많네.

 

요즘 베네수엘라 난민들 때문에 콜롬비아와 중남미 국가들이 난리다. 콜롬비아에서도 버스나 지하철에서 사정을 얘기하며 돈을 받는 베네수엘라인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상상할 수 없이 참담할 것 같다.

우선 콜롬비아 국경소에서 도장을 받고 다시 에콰도르 국경소에서 도장을 받아야 한다. 콜롬비아 쪽에서 1시간 좀 넘게 기다려 도장을 받았다. 나오자마자 콜롬비아 돈을 모두 달러로 환전했다. 국경소에는 길에서 환전해주는 사람들이 많다.

 

에콰도르와는 개천 하나가 국경이다. 다리를 걸어서 국경 통과~ 신기하네~ 인증샷 찍고 곧장 에콰도르 국경소에 줄을 섰다.

2시간 정도 기다린 것 같다. 와중에 은근슬쩍 새치기 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줄 선 사람들이 항의를 했더니 번호표를 나눠준다. 어차피 들어가면 내국인, 외국인이 따로 심사를 받지만 이를 이용해서 새치기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다 같이 줄을 서는 것. 우리 앞에서 줄 서던 부부의 아기가 너무 작고 예뻐서 인사도 하고 같이 줄서면서 얼굴을 익혔는데, 나중에 먼저 심사가 끝나고 우리한테 와서는 더듬더듬 영어로 “영어를 잘 못해서 미안하다. 즐거운 여행이 되길 바란다. 메리크리스마스!” 하는데.... 마음이 따뜻해졌다.

심사는 기다린 시간이 허무하게 정말 간단했다. 다시 택시를 타고 에콰도르 국경 도시 툴란 터미널로 이동. 3.5달러인데 우리가 혹시나 1인 3.5인가 싶어 총 7달러냐고 했더니, 이 아저씨 맞단다. 근데 거리상 7달러는 택도 없다. 내리면서 4달러 주니 고맙다고 간다.

 

 

키토 가는 길, 키토의 석양은 아름다웠다

터미널에 도착하니 버스회사 직원이 친절히 ATM기 있는 곳도 알려주고 자기 회사 버스 매표소로 데리고 간다. 키토는 북부와 남부 터미널이 있는데 북부(Terminal de la Ofelia)는 6.1달러, 남부(Terminal Terrestre Quitumbe Sur de Quito)는 7달러. 북부 터미널이 구시가지에서 좀 더 멀다. 근데 북부 터미널에서 남부 터미널까지 1시간은 걸린 것 같다. 그냥 북부터미널에 내렸으면 좀 더 빨리 숙소에 도착했을지도 모르겠다.

6시간이 넘어서 키토 남부 터미널에 도착. 우선 바뇨스 티켓을 사두기로 했다. 2층 13번 창구가 바뇨스행 매표소. 1인 4.5달러. 버스가 많아서 굳이 미리 사두지 않아도 될 듯. 콜롬비아부터는 안전상 이유도 있지만 택시비가 크게 부담되지 않아서 자주 이용하게 된다. 터미널에서 구시가지에 있는 숙소까지 8달러 정도인데 7달러에 합의. 우버가 있긴 한데 아직 심카드를 안 사서 그냥 탔다. 너무 피곤하고 키토도 소매치기가 많다 해서 메트로는 엄두도 안 난다.

 

숙소에 도착하니 밤 7시가 넘었다. 느므느므 피곤했다. 숙소는 고풍스러운 가옥. 예전에 아마 기숙사 같은 곳이었을 듯. 바로 옆에 중식당이 있었는데 키토 있는 내내 하루 두 끼씩 꼬박꼬박 방문했다. 크리스마스라 레스토랑들이 대부분 닫기도 했고 몸이 계속 좋지 않아 오래 걸을 힘이 없었는데 나에겐 구세주 같은 곳이었다. 추워서 완탕과 치킨을 시켰는데 둘 다 너무 맛있었다. 뜨끈한 국물을 먹으니 살 것 같았다. 아무래도 내일은 하루 접고 쉬어야하나.... 남미는 12시간 이상 버스 타는 일이 부지기수인데 큰 걱정이다. 아무래도 스케줄을 널널하게 짜야겠다.

 

 

 

Plaza Santa Domingo에 위치한 숙소 Hostal Juana de Arco, 중식당 Chifa Li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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