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e의 여행 일기장
[D323~325, 콜롬비아, 보고타] 워킹투어, 몬세라떼 전망대, 보테로 박물관, 우사켄 시장 본문
12.14~12.16
[보고타 정보]
-공항 정보 : 1층 ATM기(수수료13000정도), 2층 핸드폰 가게에서 심카드(55000페소, 15일 사용, 1기가)
-보고타 교통 카드 : 빨간버스(TransMilenio) 매표소에서 구입 약 3500페소, 빨간버스 2500페소, 파란버스 2100페소
-보고타 길찾기 맵 : 반드시 Moovit 앱 사용, 구글맵 버스 안내 틀림
-워킹 투어 : 황금 박물관 앞 오전 10시/오후 2시 (빨간 우산), 현대 역사 위주기 때문에 그래피티 투어(몇 곳만 들림)는 따로 가야 함(황금 박물관 앞 주황색 우산, 비슷한 시간대)
-우사켄 시장 : 일요일에만 열림 (구글맵 Usaquen Flea Market), 모칠라 백 무늬 있고 큰 것은 7~9만 페소, 단색은 5만 페소 정도
아담한 아바나 공항에 있다가 보고타에 도착하니 어쩜 이리 크고 번쩍번쩍~ 이제야 도시다운 곳에 온 것 같다. 내부 시설도 굿~ 입국 심사하는 동안 만난 사람들도 엄청 친절하다. 지금까지 공항을 이용한 이래 가장 빠르게 비행기에서 내려, 가장 먼저 가방을 찾았다. 이렇게 초스피드로 입국한 건 정말 처음이다.
돈 인출하고(높은 돈 단위 때문에 멘붕...), 심카드 사고, 우버 택시 부르는 모든 과정도 순조롭고 일사천리였다. 그래도 둘 다 마음은 엄청 쪼그라들었다. 지인들이 보고타에서 강도 당하고 도둑 맞았다는 얘기를 심심찮게 들어서 온 신경을 가방과 주변을 살피느라 엄청 피곤했다.
비행기에서 바라본 보고타 풍경
보고타의 첫 인상은 의외였다. 남미 국가들에 대해서 몰라도 너무 몰라서 콜롬비아가 멕시코보다 못 사는 나라일거라 생각했는데 완전 도시다운 광경에 깜놀~ 차 엄청 막히고, 아파트 많고, 크고 깔끔한 매장이 많아서 우리 나라와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에어비앤비 숙소는 깔끔했고 호스트도 친절했다. 다음 날 어이없는 일이 있었지만...
와이파이를 마음껏 쓸 수 있게 되니 무지 어색하면서도 체끼가 내려가는 듯 후련했다. 하지만 그동안 알아보지 못한 차후 일정 정보를 알아보느라 머리가 지끈거려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다 싶었다.
대그룹이었던 워킹투어
주말에 볼거리 가득한 메인 거리
보고타 관광 첫 날은 쇼핑 데이. 썬블럭이 왕창 쏟아져 못 쓰게된 후로 몇 달을 찾아 헤매던 레인커버 사기 미션. 보고타에 데카트론이 있어서 얼마나 다행이였는지. 근데 맞는 치수는 결국 노스페이스 매장에서 발견했다. 그리고 나는 점점 추워지는 날씨 때문에 두꺼운 바지를 하나 구매하고 자잘하게 필요한 것들을 사다보니 며칠 만에 여행 경비를 엄청 써버렸다. ㅡㅡ;; 이제 정말 미니멀 라이프는 개나 주자.
원래 계획은 오전에 쇼핑을 끝내고 오후엔 보테로 박물관에 가려고 했는데 쇼핑을 끝내고 나니 오후 3시. 이렇게 된 원인은 구글맵 버스 정보 때문이다. 잘못된 버스 정보로 엄청 헤매고 다니느라 시간을 너무 허비했고 몸은 지쳤다. (Moovit 앱을 사용하자)
그래서 일찍 들어가 쉬고 있었는데 친절하던 호스트는 예고도 없이 친구들을 떼로 데리고 와 새벽까지 노래를 부르고 술을 마시면서 논다. ㅡㅡ;; 늦은 시간까지 계속 돼 얘기를 한 번 했는데 전혀 끝낼 생각이 없는 듯. 어차피 내일 체크아웃이니 조금만 참자 하며 이를 부득부득 갈았다. 결국 새벽 1시가 넘어서야 끝났고 다음날 뻗어서 자고 있는 호스트에게 인사할 맘 1도 없이 일찍 나와버렸다.
메데진 가는 야간 버스를 타기 전에 짐을 맡아줄 곳이 필요해서 하루는 한인 민박을 이용했다. 전날 잠을 제대로 못 잔 상태로 힘겹게 민박집을 갔는데 너무도 친절하게 응해주시고 일찍 체크인 해주셔서 감동~ ㅜㅜ
가이탄이 암살 당한 후 분노한 시민들이 폭동을 일으켰던 자리
2시부터 워킹 투어에 참여했다. 구시가지를 둘이 돌아다니기 부담스러워 참여했는데 알차다는 소문이 맞는지 20명 정도의 대그룹이었다. 콜롬비아와 보고타에 대해 암것도 모르는데 현대 역사 위주로 요즘 콜롬비아의 정세까지 얘기해주니 도움이 많이 됐다.
근현대사에 가장 중요한 인물이 암살당한 후 분노한 시민들이 폭동을 일으켰다는 거리. 이후로 콜롬비아는 걷잡을 수 없이 돼버린 것 같다. 나중에 콜롬비아 공부 좀 더 해야지. 중간에 남미에서 많이 마시는 전통주 차차도 시음하고 기념품으로 잔도 받았다.
차차를 마신 카페 거리가 우리 나라로 치면 대학생들의 막걸리 거리 정도 되는 듯. 이 거리에 가장 유명한 그래피티가 있다. 그래피티를 주제로 하는 워킹 투어가 따로 있기 때문에 그래피티는 한 곳만 설명했다. 서로의 영업권은 지켜주는 암묵의 합의가 있단다.
거의 마지막에 볼리바르 광장에 도착했는데 크리스마스 때문인지 굉장히 큰 쇼가 진행되고 있었다. 광장의 하늘이 무대가 되어 공중에서 연기자들이 와이어에 매달려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공연이었다. 아이디어가 정말 참신하다. 하늘이 무대가 되다니~
공중 곡예 수준의 공연
공중에 매달린 연기자들
잠시 쇼를 보고 마지막 스팟에서 워킹 투어가 끝났다. 팁을 주고 우린 빨리 택시를 타고 몬세라떼 케이블카 승강장으로 갔다. 5시부터 줄서서 올라가야 일몰을 볼 수 있다고 해서 서둘러 갔는데 웬걸~ 사람이 오만명은 있는 것 같다. 얼른 줄을 찾아서 섰는데 이 줄이 푸니쿨라 줄인지, 케이블카 줄인지 알 수가 없다. 앞, 뒤 사람들에게 스페인어, 영어, 바디 랭귀지를 섞어 가며 물었는데 그들도 친절하게 알려준다. 며칠 동안 엄청 쫄면서 다녔는데 의외로 사람들은 매우 친절했다.
사진의 열 배는 사람이 많았다. ㅜㅜ 끝까지 도와준 현지인 가족
우리 뒤에 서 있던 가족이 전망대에 오를 때까지 같이 표사는 곳도 알려주고, 줄서는 곳에서 자리도 맡아주면서 엄청 도움을 많이 줬다. 고마운 마음에 사진 한 방~ 티켓을 살 때는 푸니쿨라와 케이블카 중 빨리 탈 수 있는 걸 묻고 싶었는데 어디선가 영어를 하는 사람이 나타나 친절하게 설명해주고 홀연히 사라졌다. 그래~ 아무리 위험한 나라라도 착한 사람들이 더 많은 법~ 너무나 길고 긴 시간이었다. 3시간이나 기다릴 줄 알았다면 포기했을텐데.
3시간 후에 드디어 푸니쿨라를 타고 전망대에 도착. 크리스마스 장식이 엄청 화려하게 돼 있었다. 3시간의 기다림이 쬐끔 보상 받는 기분이었다. 그렇다 해도 너무 배고프고 힘들어서 대충대충 사진만 찍었다. 유명하다던 야경도 아름답긴 했지만 3시간을 만족시켜줄 정도는 아니었다. 1시간 만에 올라왔더라면 좀 더 아름다워 보였을까? 정말 너무 지쳐있었다.
전망대에서 내려와 곧장 택시를 잡아타고 숙소로 돌아왔다. 요금 협상 없이, 몇 달 만에 미터기 택시를 타고 다니니 편하긴 편하다. 지친 몸을 이끌고 숙소로 돌아와 주문해둔 저녁식사를 진짜 미친 듯이 먹어치웠다. 배도 고팠고 삼겹살과 김치가 너무 오랜만이라 숨도 안 쉬고 먹었다.
보고타 마지막 날은 보테로 박물관과 우사켄 시장 구경. 전날 피곤이 덜 풀려 늑장 부리다 정작 시간이 없다는 걸 깨달았다. 고대하던 보테로 박물관. 보자마자 웃음이 나오는 작품들. 정말 독보적인 화가다. 작품 하나 하나 어찌나 재치 있고 개성 있는지~ 시간이 없어 대충 본 게 너무 아쉽다.
부랴부랴 우사켄 시장으로~ 콜롬비아 오면 하나씩 장만한다는 모칠라 백을 나도 꼭 사야겠다는 생각은 없었는데 직접 보니 진짜 눈 돌아갈 만하다. 며칠 전에 미니멀 라이프는 개나 줘버렸으니 나도 하나 겟?!! 저렴해서 슬쩍 하나 사고, 다 떨어져가는 끈가방도 새로 갈고~ 사려고 했던 것도 아닌데 이쁜게 너무 많아서 하나씩 사다보니 또 짐은 늘고 지갑은 가벼워지고~ 그래도 계획대로 하려던 건 다 끝내서 다행이다~
숙소에서 짐을 찾고 메데진 야간 버스를 타기 위해 터미널로 고고~ 근데 버스비가 엄청 비싸다! 알기로는 버스 시간에 임박하면 더 싸진다는데 “디스카운트!”를 외치니 “No! 크리스마스시즌이잖아!" 6만 6천 페소에서 8만까지 올라버렸다. ㅜㅜ 며칠 전 앱으로 알아볼 때는 7만이었는데~ 우이쒸~ 게다가 버스는 자리도 넓고 쿠션도 좋았는데 화장실 바로 앞 자리라 냄새가...ㅜㅜ
우리의 보고타 여행은 이렇게 ‘돈지랄’과 ‘개고생’이라는 두 단어를 머리에 남겨주었다.
'세계여행 > 콜롬비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D331~332, 콜롬비아 살렌토~에콰도르 키토 국경넘기] Las Lajas 성당, 살렌토에서 키토 이동, 에콰도르 국경넘기 (0) | 2019.04.03 |
---|---|
[D328~330, 콜롬비아, 살렌토] 평화로운 야자수 트레킹, 코코라밸리 트레킹 Cocora Valley (0) | 2019.04.03 |
[D326~327, 콜롬비아, 메데진] 핸드폰 도난 사건, 인공호수 엘뻬뇰, 동화 속 마을 과타페 (0) | 2019.04.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