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e의 여행 일기장

[D326~327, 콜롬비아, 메데진] 핸드폰 도난 사건, 인공호수 엘뻬뇰, 동화 속 마을 과타페 본문

세계여행/콜롬비아

[D326~327, 콜롬비아, 메데진] 핸드폰 도난 사건, 인공호수 엘뻬뇰, 동화 속 마을 과타페

JaneRyu 2019. 4. 3. 15:14

12.17~12.18

 

[메데진, 엘뻬뇰, 과타페 정보]

-보고타~메데진 이동 : 볼리비아노 버스 66000페소이지만 크리스마스 시즌 주말이라 1인 8만200페소, 10시간 소요

-메데진 숙소 : 구시가지 근처(Raiz Hostel) 숙소였는데 도미토리에서 도난이 있었음, 개인실을 잡거나 반드시 중요품은 락커 이용, 안전한 지역의 숙소 추천

-메데진 메트로 카드 : 충전용 카드를 살 때 매표소에서 사용할 횟수(1회2400페소)대로 충전할 수 있고, 마지막 사용할 땐 초록기계에 터치가 안되고 아래쪽 입구에 투입해야 함. 한 장으로 여러 명 사용 가능, 메트로와 지상철 환승 안됨

-엘뻬뇰 : 메트로 caribe역과 북터미널 연결됨, 9번 창구, 1인 14000페소, 1시간 40분 소요, 입장료 18000페소

-과타페 마을 : 엘뻬뇰에서 툭툭 10000페소, 지프 1인 4000페소, 버스도 가능, 걸어서 30분 소요, 메데진 돌아오는 버스는 호수가 옆 터미널에서 1인 15000페소


 

 


보고타에서 야간 버스로 메데진에 도착한 시간은 7시 정도. 몇 시간만 앉아 있어도 온 몸이 퉁퉁 붓는 나는 장시간 버스 이동이 괴롭다. 잠을 제대로 못 자서 정신이 혼미한 상태로 택시를 타고 숙소로 이동했다. 이 날, 일이 생기려고 아침부터 정신이 없었던 것 같다. 게다가 메데진은 보고타에 비하면 훨씬 지저분하고 무질서해 보였다. 노숙자나 걸인도 많은데다가 사람도 너무 많아서 정신이 하나도 없다. 우리 숙소가 구시가지 쪽이라서 인상이 좋지 않았다. 친구는 부촌 쪽 숙소를 잡아서 인지 메데진이 더 좋았다고 한다.

 

산 전체가 달동네로 이루어진 메데진 박물관 앞 메데진 글자

숙소에 도착하니 12시 이후에 체크인이 된다고 한다. 그래서 안티오퀴아 박물관만 다녀오기로 했다. 작은 가방 짐을 큰 가방에 옮길 때, 분명 핸드폰을 사무실 테이블에 올려놓았던 것 같은데... 숙소에서 한참 걸어 나와서야 핸드폰이 가방에 없다는 걸 알았다. 숙소에 두고 왔으니 별일 없으면 누가 챙겨 놨겠거니 안일하게 생각하고 우선 박물관에 갔다.

박물관 앞 공원에는 보테로 조각품들이 많아서 사람들이 엄청 많이 몰려 있었다. 우리도 대충 몇 컷 찍고 박물관 입구 카페에서 아침을 해결했다.

 

 

박물관은 밖에서 보는 것보다 훨씬 컸다. 3층에 보테로 작품들이 있고 내려오면서 다른 작품들도 전시돼 있는데 시간이 꽤 걸렸다.

보테로 작품은 보고타에 있는 보테로 박물관에 있는 것과 겹치는 것도 있었지만 그보다는 작품 수도 많고 더 좋은 작품들이 많았다. 자세히 보면 디테일한 부분에서 자꾸만 웃음 짓게 만드는 이 독특한 화가의 작품에 푹 빠져버렸다. 기념품 가게에서 마그넷 또 구입.

 

 

다시 숙소로 돌아갈 때는 메트로를 이용해보려고 일회용권을 구입했는데 사용법을 제대로 몰라서 엄청 헤매다 결국 걸어가게 됐다. 박물관에서 기분 좋게 작품 감상했는데 메트로에서 헤맸더니 피곤이 도로 몰려왔다. 숙소가 오르막길에 있어서 힘들기도 했는데 관광객들이 없는 길로 들어섰더니 쓰레기를 모으는 노숙자들이 많은 곳을 지나게 돼서 혹시나 누가 달려들지나 않을까 너무 무서웠다.

온통 신경이 곤두선 상태에서 숙소에 도착했다. 체크인, 아웃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직원에게 핸드폰을 수소문 했는데 없다고 한다. 그럼 그렇지... 뭘 기대한건지... 아무 곳에나 둔 내가 잘못이지... 보고타에서부터 도둑맞지 않으려고 엄청 조심했는데 안전하다고 생각한 숙소에서 잃어버릴 줄이야. 너무 허무하고 피곤해서 며칠 동안 꾹꾹 눌렀던 스트레스가 폭발하고 말았다. 닭똥 같은 눈물이 뚝뚝... 나이가 몇인데...ㅋㅋ

 

 

한국 여행자분이 한 명 있었는데 나중에 그 분에게 들은 얘기로는 이 날 도미토리에서도 노트북을 포함해서 없어진 물건이 몇 있었단다. 그 중 내 핸드폰도 포함. 직원들은 이 사실을 모두에게 알리고 소지품 관리에 주의를 줬어야 했는데 그냥 쉬쉬하며 지나갔다. 그 정도 물건이 없어졌으면 직원이나 게스트들의 짐을 동의를 구하고 모두 살펴봐야하는 거 아닌가? 설사 찾지 못하더라도 어떤 조치는 취했어야 하는게 아닌가 생각한다. 화가 나지만 내 부주의도 절반은 있고, 또 다른 도난품이 있다는 걸 뒤늦게 알게 돼서 말 할 기회도 없었다.

다행히 남편이 핸드폰이 두 개이고 혹시나 싶어 빼둔 한국 유심이 있어서 사용하는데 문제는 없었지만 짜증나는 건 어쩔 수 없다. 찾지 못할 거라면 얼른 잊어버리는 게 정신 건강에 좋다.

다음 날은 툭툭 털고, 엘뻬뇰과 과타페 마을 가기. 콜롬비아의 마약왕이 만들었다는 인공 호수와 바위산 전망대가 근교 관광지로 유명하다. 아침 일찍 움직여서 북터미널에 갔다.

메트로 안에서나 터미널에서도 우리에게 길을 알려주려는 친절한 현지인들이 많았다. 하... 병주고 약주는 콜롬비아...

1시간 반 정도 걸려 도착. 계단(표지판이 있음)으로 올라가도 되지만 완만한 차도로 걸어 올라갔다. 십분 정도 걸어 올라가니 엘뻬뇰 매표소. 마치 바위산에 지퍼를 달아 놓은 것 같다. 아님 운동화끈? 만만의 준비를 하고 계단 오르기 시작!

700개가 넘는다고 하던데 마지막 번호는 635였던가? 생각보다 오를만 했다.

정상에 오르면 보이는 인공호수는 정말 넓었다. 이렇게 거대한 인공호수를 만들만큼 돈이 많았다는 건데 그만큼 풀린 마약의 양도 어마어마했겠지. 아름다운 풍경인데도 씁쓸하다.

너무 기대를 해서 그런가 전망대 위의 풍경은 우리에겐 평범했다. 세계여행자의 폐해.

다시 열심히 내려와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올라갈 때 봐둔 레스토랑에 들어갔는데, 뷰가~ 우와~~~ 전망대보다 낫다! 훌륭한 풍경을 눈에 가득 품고 앉아서 밥을 먹는다!

아주 훌륭한 맛은 아니지만 뷰가 좋으니 그 정도야 용서가 된다. 맛나게 점심을 먹고 과타페 마을로~ 레스토랑 직원이 가는 법을 자세히 알려주었다. 뚝뚝이, 버스, 걷기 중 우린 시원스레 달려보려고 뚝뚝이를 탔다. 10분 정도 걸렸는데 바람도 시원하고 비싸지 않아서 만족.

매표소에서 주차장 사이 거리의, 연두색 의자가 있는 레스토랑을 찾으세요~

입구부터 벌써 알록달록 화려하다. 걸으면서 한시도 사진기를 내려놓을 수 없었다. 집들을 예쁘게 칠한 것도 그렇고 아기자기한 소품들도 많다. 크리스마스 장식이 더해져서 더 화려한 것 같다. 다니면서 팔찌도 하나 사고, 귀여운 마그넷도 샀다.

 

이 마을의 하이라이트는 아마 이 광장이 아닐까! ‘동화 속 마을’이라는 별명이 딱 알맞은 곳이다. 뮤직비디오를 찍는 사람들도 있었다. 당일치기로 오기엔 넘 아까운 곳. 오는 버스가 조금 컸다면 짐 들고 하루 머물렀을 텐데 아쉽다.

마을을 한 바퀴 도는데 한 시간 정도 걸린 것 같다. 그 정도로 작은 마을. 구석구석 돌아보면 예쁜 곳이 더 많겠지.

물어물어 호수가에 있는 터미널에 도착하니 2시 20분. 2시 반 버스를 바로 탔다.

 

다시 돌아온 메데진은 아직도 적응이 안된다. 저녁식사도 작은 카페에서 샌드위치로 대충 떼우고 숙소로 빨리 돌아왔다. 내일은 7시간 동안 살렌토로 이동한다. 이 번잡한 도시를 떠나 한가한 산마을로 간다는 것 자체로도 안정감이 든다. 짜증나는 메데진 안녕, 내 폰 안녕!

 

짜증나는데 야경은 또 예쁘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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