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e의 여행 일기장

[D404~405, 아르헨티나, 엘찰텐] 파타고니아 Laguna Torre 트레킹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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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404~405, 아르헨티나, 엘찰텐] 파타고니아 Laguna Torre 트레킹

JaneRyu 2019. 4. 5. 18:00

3.5~3.6

[엘찰텐 정보]

-트레킹 정보 : 버스터미널 내 인포메이션 센터에서 지도와 설명 필수!

-트레킹 추천 : Laguana Torre(왕복 18km, 5시간 반), 피츠로이(왕복 20km, 8시간)


피츠로이 트레킹 외에도 트레킹 코스가 몇 곳 있다길래 난이도도 쉽고 빙하도 가까이 볼 수 있다는 Torre호수 트레킹을 먼저 다녀오기로 했다.

출발 전에 간단하게 커피와 빵으로 아침을 먹고 바로 트레킹 입구로 갔다. 인포센터에서 받은 지도에도 표시가 돼 있고 길을 따라 가면 표지판이 있어서 찾기는 어렵지 않았다.

 

거리는 꽤 되지만 대부분 평지라서 5~6시간이면 다녀올 수 있단다.

출발할 때는 화창했는데 숲으로 들어갈수록 앞쪽에선 비구름이 끼여 있어 비가 간간히 내렸다. 걷다가 계곡이 나오고 그 뒤편에 무지개가 예쁘게 떠 있었다. 계속되는 가랑비에 이 날은 호수에 도착할 때까지 걷는 내내 쌍무지개를 볼 수 있었다.

전망대를 지나고 중반 쯤부터 잔목들이 빼곡해서 간신히 한 사람 지나다닐 정도의 길만 있는 곳들이 나왔다. 엘찰텐 전역에서 보이는 잔목이 있었는데 푸릇한 잎들 중 꼭 한 가지의 잎만 빨갛게 물들어 있었다. 이제 파타고니아에도 겨울이 온다니 아마도 가을 단풍이 드는 것 같다.

쌍무지개

중반 쯤에서 이렇게 물든 잎들 뒤로 피츠로이의 뒤편을 볼 수 있었는데 구름이 옅게 끼어 오묘하고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이미 토레스에서 멋진 풍경을 많이 보고 온 후라 걷는 동안 심심했는데 이 곳만큼은 아르헨티나의 파타고니아가 어떤 곳인지 알 수 있게 해주는 풍경이었다.

 

근데 이 곳도 화재가 있었는지 아님 병이 들었는지 한 일대에 나무들이 회색 기둥만 남긴 채 서 있었다. 나무가 병든 지역이 이 코스 말고도 피츠로이에서도 상당히 넓게 형성돼 있어서 놀랬다. 도대체 무슨 일이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지...

조금 더 가자니 울창한 소나무 숲도 나오고 잔목들과 자갈들이 많은 있는 지대도 지났다. 계곡의 물이 어찌나 맑은지 추위만 아니면 발을 담그고 놀다 오고 싶었다.

호수 근처에 사람들이 많아서 도착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50미터 전방부터 어찌나 바람이 세게 부는지 사람들이 바위 뒤에서 몸을 숨기고 있었다.

진짜 몸을 가눌 수 없는 바람이었다. 토레스 트레킹 때도 몇 번 경험했지만 이 곳의 바람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엘찰텐의 바람에 비하면 나탈레스는 귀여운 수준이라고 누가 했다던데 내가 경험한 바람 중 최고!

바람을 등지고 버티는 중

몸을 최대한 낮추고 겨우겨우 한 걸음씩 떼서 호숫가까지 내려갔다. 차라리 호숫가는 쬐금 나았다. 정신 차리고 호수를 바라보니 파랗고 영롱한 빙하가 둥둥 떠 있었다! 그리고 작은 조각들도 수변에 밀려나와 있었다. 이렇게 가까이 보니 더 신기하네~

바람 때문에 오래 있지 못하고 돌아왔다. 돌아올 때는 비구름이 더 많아져 재촉하며 걸었다. 평이한 코스였지만 거리가 있어서 그런지 무릎이 조금씩 다시 아파왔다. 아직 피로가 덜 풀린 상태. 그래서 피츠로이 트레킹을 위해 내일 하루는 쉬기로 했다.

 

 

 

저녁식사는 숙소 바로 옆 와플 맛집으로 정했다. 치즈와 마늘소스를 겸한 와플과 아이스크림 와플을 시켰는데 생각보다 맛있어서 완전 급하게 먹어치웠다. 나탈레스도 그렇고 엘찰텐도 남미 중에선 비싼 외식비지만 한 번쯤은 먹어볼만한 맛이었다.

 

다음 날은 숙소를 옮기고 쉬었다. 4인실 도미토리였는데 방도 넓고 따뜻하고 화장실도 방 안에 따로 있어서 편했다. 와이파이가 1층에서만 된다는 게 흠이라면 흠.

오후에 푼타 가는 버스 티켓도 살 겸 동네 구경을 했다. 남편이 꼭 사진 찍고 싶어 했던 대형 배낭 조각품에서도 한 컷! 엘찰텐엔 나무 조각품들이 여기저기 많다.

드디어 내일은 마지막 트레킹 피츠로이! 삼봉을 못 본 대신 피츠로이를 남겨 뒀는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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