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00~101, 이탈리아, 베니스] 물의 도시 베니스
5.4~5.5
[베니스 정보]
- 시에나 ~ 베니스 이동 300km, 국도로 5시간, 산을 넘어가는데 스위스와 비슷한 경치. 항구도시를 지나서 경치 좋음.
- 베니스 캠핑장 추천 : Camping Venezia Village 2인+전기 24유로, 와이파이 24시간 2유로, 시설 최고, 베니스까지 가는 버스정류장이 바로 옆에 있음. 버스티켓 리셉션에서 판매(왕복 3유로)
- 베니스 내 관광 : 구시가지 주요 관광지는 도보로 가능, 보트버스 1회 7.5유로(90분), 부라노섬 12번 보트. 35분 소요. 굳이 1일권 살 필요 없음.
행복했던 토스카나 지역을 떠나 베니스로 향했다. 가는 길에 우연히 보라색 꽃밭을 만났는데 바람이 불어 살랑살랑 흔들리는 꽃송이들이 올망졸망 너무 예뻐서 한참 차를 세우고 사진을 찍었다. 마지막까지 기쁨을 주는 토스카나~ 우울할 때 이 사진과 동영상을 보면 웃음이 날 것 같다.
국도로 가다보니 산을 넘어가게 됐는데 비가 부슬부슬 와서 초록은 더 싱그럽게 빛났고 풍경은 꼭 스위스 같았다. 구불구불한 길을 내려와 작은 주유소 매점에서 커피를 한 잔 마셨다.
베니스 캠핑장에 도착했을 때는 오후 4시라 관광은 내일로 미루고 이른 저녁을 해먹었다. 오늘은 여행을 시작한지 100일이라 캠핑장 바에서 축하주도 한 잔 했다.
매일매일 새로운 캠핑장이나 숙소에 도착해 습관처럼 짐을 풀고 밥을 해먹고 저녁에 샤워를 할 때쯤 생각한다. ‘오늘 우리 집은 여기구나.’ 그리고 다음 날 아침에 생각한다. ‘언제쯤 매일 바뀌는 잠자리가 진저리 날라나?’ 아직까지는 별 생각 없이 지나가는데 언젠가는 그런 것도 지치는 날이 오겠지? 한국에서 자주 여행과 캠핑을 다니지 않았다면 네팔에서 만난 노부부처럼 여행이 지겨워 두 달만에 집으로 돌아가고 싶어졌을지도 모른다.
다행히 전날까지 왔던 비가 그치고 해가 났다. 우리의 날씨 운은 기가 막힌다. 바다를 건너 베니스에 도착하니 옛날로 돌아온 것 마냥 오래된 건물들과 좁은 골목들, 다리들의 분위기가 남들랐다. 남편은 “EBS에서만 보던 곳을 왔구나!” 했다.
피렌체처럼 20년 전 그 때와 달라진 것 같지 않은 베니스. 구석구석 돌아다니며 광장까지 걸었다. 두 번째 방문한 내가 베니스에 대한 느낌을 말하기에는 불공평함이 있다. 분명한 것은 베니스만의 풍경이 확실히 있다는 것. ^^;;
구시가지를 구경하고 한 번도 가보지 않은 부라노섬을 갔다. 20년 전에는 무라노섬에 갔었다. 당시에는 부라노섬이 덜 유명했었는지 시간이 없어서였는지 무라노를 택했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산 유리공예 목걸이를 상당히 오랫동안 간직했었다. 이번 여행 초반에 캠장에서 샤워를 하다가 런던에서 샀던 팬던트를 잃어버렸는데 다시 사려고 열심히 찾질 않았다. ㅋㅋ 베니스에 왔으니 마음에 드는 팬던트가 있다면 하나 사겠다고 속으로 미션을 정해두었다.
근데 시간이 애매해서 무라노는 접고 부라노만 가기로 했다. 아쉽지만 포기는 과감하게!
부라노섬에 도착해서 첫 골목을 지나 만난 알록달록 집들! 이래서 부라노에 오는구나~ 싶었다. 사진찍기 좋아하는 한국인들에게는 최고의 관광지가 틀림없다. 나도 열심히 찍었다.
하지만 30분이 지나자 처음보다 무던해지긴 했다. 어떤 여행지는 시간이 지날수록 매력적인 곳이 있고 어떤 여행지는 처음엔 너무 좋은데 금방 떠나고 싶어지는 곳이 있다. 나에겐 페니다섬이나 포르투, 네팔이 전자이고 대도시나 사람 많은 유명 관광지(너무 애매한가?ㅋㅋ)가 후자이다.
부라노섬을 나와서 버스정류장으로 오는 도중에 무심코 지나던 유리공예점에서 오늘의 미션을 완료했다. 쇼핑할 때마다 결정을 못해서 남편에게 핀잔을 들었는데 이번엔 단번에 사버렸다. 거울을 볼 때마다 뿌듯하기까지 하다. ^^
이탈리아 여행은 유럽여행 마지막에 다시 이어질 예정이다. 아직 비수기인 돌로미티를 후반부에 들릴 생각이다. 토스카나의 행복이 돌로미티에서 이어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