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35~36, 인도네시아, 반둥] 천상의 물빛
[반둥 정보]
- 까와쁘띠 가기 : 대중교통으로 가는 법을 찾았으나 여러 번 갈아타야하고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릴 것 같아 우버 택시를 반나절 대절하기로 함. 우버요금으로 편도가 23만 루피아여서 택시기사가 왕복비용을 50만 루피아를 제안하길래 깍지 않고 결정. 오전 8시 반에 출발했는데 시내에서 매우 막혀 갈 때는 2시간 반, 올때는 1시쯤이여서 1시간 반 걸림. 나중에 돈 내려고 하니 톨비와 기름값까지 붙여서 60만을 달라고 함. 톨비 쳐서 55만 루피로 합의. (숙소 직원 얘기로는 하루 차를 대절하는데 70만 루피아라고 했다. 그리고 차를 대절할 때 기사비+기름값+톨비를 합쳐서 값을 흥정하는 것 같다. 우리 택시 기사는 아마도 가는 거리만 계산한 가격을 얘기하고 나중에 옵션을 붙인 것 같다. 그래도 반나절 치고는 비싼 듯. 우버를 부를 때 세가지를 모두 합한 가격을 흥정해야 함.)
- 까와쁘띠 입장료 : 1인 7만5천 루피아(택시기사는 무료). 자동차 1대 150만 루피아. 주차하고 셔틀버스를 이용할 수 있음. 호수 중앙으로 들어가는 입장료 따로 있음(1인당 만 루피아)
- 까와쁘띠 다녀온 후 : 남편은 들인 돈에 비해 볼 게 적다고 하지만 옥빛 물빛은 볼만한 가치가 있었음. 우버를 함께 쉐어할 사람이 있다면 가볼만 하다고 생각함. 까와쁘띠 근처에 차밭과 딸기농장이 많은데 차밭을 한 군데 들리면 괜찮은 루트임.
- 브라가 거리 ~ 알룬알룬 공원 : 볼 게 1도 없음. 브라가 거리에 레스토랑과 바가 대부분이여서 저녁식사와 알룬공원 야경과 함께 가는 것은 괜찮을 듯.
- 반둥 관광 : 시간이 많지 않다면 굳이 들릴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함. 만약 자카르타와 묶어서 화산과 까와쁘띠를 가본다면 괜찮은 듯.
- 우버 : 자카르타와 마찬가지로 차가 매우 막힘. 반드시 우버를 추천함. 두명 이상이면 로컬 버스비와 별반 차이 없음. 기차역에서 숙소까지 블루버드 택시(기차역 안에서 탑승)비가 4만5천 루피아였으나 두 배 거리를 우버로 1만 7천 루피 줬음.
반둥에 온 이유는 옥빛의 유황호수를 보기 위해서였다. 자카르타에서 스마랑(Semarang)까지 가기에는 너무 먼 여정이라 중간에 한 곳을 구경하려고 정한 곳이였다.
유명한 관광지인데도 대중교통으로 가기에는 매우 힘들었다. 날씨도 더운데 생고생할 것 같아서 그냥 편하게 택시를 대절하기로 했다.
오전 출근시간과 겹쳤는지 시내를 빠져나가는데 한참이 걸렸다. 도착할 쯤 지나는 마을은 딸기를 주로 생산하는 곳이란다. 렌트를 했다면 한 곳에 들려서 딸기따기 체험을 해보고 싶었는데...


도착해서 주차를 하고도 입구에서는 전혀 호수가 보이지 않았다. 계단을 내려가다 갑자기 나타난 옥색에 입이 떡 벌어졌다.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아름다운 옥빛이였다.
어떻게 이런 색이 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신비한 색이였다. 호수도 생각보다 넓었다. 가장자리에는 물 속에 나무들이 있어서 더 신비한 분위기가 났다.

한동안 사진을 줄기차게 찍었는데 기계로 이 색을 온전히 담을 수는 없었다. 이런 곳이 사진을 찍기 더 어려운 것 같다. 어떤 연출을 하기도 어렵고 그렇다고 색을 온전히 담을 수도 없다.
그래서 생각보다 관광시간이 짧게 끝났다. 그래서 들인 시간과 돈에 비해 허무하다고 하나보다. 하지만 이런 물빛은 어디에서도 보기 힘든건 분명하다.
차밭을 들리고 싶었지만 택시비가 추가될까 우리는 바로 반둥 숙소로 돌아왔다. 아니나 다를까 기사는 이것저것 덧붙여서 돈을 더 요구했다. 밥도 못 먹고 운전만 해서 미안한 마음에 웃돈을 줘야겠다 생각한 우리는 그럼그렇지... 미안한 마음이 싹 가셨다. 관광지만 돌아다니다보니 이런 바가지는 항상 있어서 적응이 좀 됐나 싶었는데 좋은 마음을 가지려다가도 우습게 내팽겨 쳐지는 상황이 오면 배신감이 들기도 한다.
다음날은 시내 관광을 하기로 했다. 결과는 대실망! 유럽풍의 거리라는데 어딜 봐서 유럽풍이라는건지... 볼 것도 없고 날씨는 덥고..

갈때 택시비 줄여보려고 로컬버스를 탔는데 옆으로 앉아서 그런지 내려서 둘 다 멀미를 심하게 했다. 남편은 두통과 멀미가 겹쳐서 예민해질대로 예민해져있었다.
음료를 마시며 기분을 좀 가라앉히고 내내 사려고 벼르던 실내용 슬리퍼 쇼핑 후 바로 숙소로 귀가했다.

아직 자카르타와 반둥 두 도시만 봤지만 인도네시아를 비자 연장까지 하면서 오래 머무는게 잘하는 결정일까 회의감이 생기기 시작했다.
오늘 밤엔 야간 기차로 8시간을 이동해서 섬으로 들어갈 항구도시에 갈 예정이다. 우기라 배를 계획대로 탈 수 있을지 걱정이다.
조급해 하지말고 여유를 가지자 했지만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일을 하던 한국에서도 여행하는 지금도 마음을 내려놓는다는 건 어려운 일이라는 걸 깨닫게 됐다.
한국에선 남편은 내가 조급해하면 항상 꼭 안아주면서 '정은아, 괜찮아, 걱정하지마~'하고 달래줬는데 이상하게 외국에 나오니 반대가 됐다.
배낭여행을 좀 더 해봤다고 외국에서 오히려 내가 여유가 생기고 남편이 조급해졌다. 그럴때마다 나도 남편의 큰 얼굴을 쓰다듬으며, "괜찮아~ 릴렉스~ 까짓 낼 가면 되지~"
아마도 돈을 관리하다보니 마음의 여유가 없어졌나보다... ㅋㅋㅋ 난 넘겨주고 나니 이리 편한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