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여행을 위한 준비물 -그레고리38리터 가방-, 사용 후기
난 나이 41세에 관절도 좋지 못하고 쉽게 피로감을 느끼는 여성이다.
서른 중반까지는 정말 열심히 놀았다.
해외 배낭여행도 2~3년에 한번씩은 갔고, 전국일주에, 결혼 후에는 캠핑을 시작했고 등산도 꽤 다녔다.
그래도 나이는 못 속이는지 서른 후반 부터 관절이 좋지 않았고 마흔 한 살인 지금 드는 생각은
'좀 더 젊을 때 세계여행을 시작해야겠구나.' 일 정도로 장기간 여행을 위한 몸은 아닌 것 같다.
그래서 결심을 한 후로 남편도 나도 든 생각은 1년동안 체력단련을 해야된다는 것이였다.
그래서 장비를 좀 더 일찍 갖춰서 백패킹도 다니고 등산도 자주 가고 짬짬히 운동을 하기로 했다.
세계 여행 결심을 하기 전에 우리는 대만 여행을 잡아둔 상태였다.
2,3년에 한 번씩 먼 해외 여행을 다녔는데 당분간은 가까운 곳을 가면서 돈을 좀 아끼기로 한 후로
대만 여행을 선택했는데 이번 여행에서 배낭을 들고 다니며 연습을 좀 하기로 했다.
남편이 캠핑을 다니면서 워낙 장비 욕심이 많아 평소에 자주 다니던 아웃도어 전문 매장에 가서 이것저것 매보기로 했다.
우선 리터가 중요한데... 장기 여행이라서 짐이 많다해도 무리하게 큰 배낭을 매서는 안된다.
20대에 36일간의 유럽 배낭여행 갔을 때 38리터를 사용한 적이 있었는데 젊었고 전문적인 지식도 없던 때라
남대문 시장에서 사용하기 편리한 저렴한 배낭을 구입해서 갔었다.
아니나 다를까 무거운 배낭 때문에 자세는 항상 구부정했고 오래 걸을 수도 없었다.
남편은 큰 배낭을 사서 다 안 채우면 된다지만 사람 맘이 어디 그런가?
공간이 있으면 채우기 마련이고 그러다 보면 무리가 가기 마련이다 .
그리고 배낭여행을 다녀보면 알수 있지만 대부분의 여행 짐은 열흘 전후로 준비물이 달라지고
열 흘 이상 여행은 두 계절 옷을 챙기지 않는 한 필요한 짐은 비슷하게 돼있다.
세계여행이라서 여름, 겨울 옷을 모두 챙길 순 없고 필요한 것들은 현지에서 적당히 조달할 생각으로
여름 옷과 초가을 정도의 짐을 짜야할 것 같다.
한 시간 반 동안 이것저것 온갓 배낭을 다 매보고 여성 가방이 적어서 담에 다시 오겠다고 하곤 나와버렸다. ㅋㅋ;;
집으로 돌아오던 중 백화점을 잠시 들려서 구경이나 한 번 해보자고 갔는데
몇 달 전에는 없던 Gregory 매장이 입정이 돼 있었다. 여성 제품을 한 번 매봤는데 역시 착용감이 달랐다.
아웃도어 매장에서는 공용제품을 주로 매봤는데 나처럼 체구가 작은 여성은 특히나 어깨폭이 남자들과는 다르고
등과 허리가 받춰주는 모양도 다르니 여성용으로 나온 제품이 착용감이 탁월했다.
그래서 인터넷 가격을 살펴본 후 크게 차이가 나지 않길래 바로 구매를 해버렸다.
근데 역시 너무 성급하게 산 듯한 감이 있다. ㅋㅋ 대만여행이 아니였다면 시간을 두고 인터넷을 뒤졌을텐데...ㅋㅋ
여성용은 38리터가 기본인 것 같다. 키가 큰 사람은 40리터 이상도 쓰지만 155키에 50킬로인 난 38리터가 딱 맞는 걸로~
앞쪽에 작은 가방을 하나 더 맬 것이기 때문에 38리터가 적당한 것 같다.
비우러 가는 여행에서 짐 때문에 허걱된다는 건 또 다른 과오라 생각하기에~
그래도 생기는 짐은 간간히 한국으로 보내면 될 것이다.
짐을 넣지 않은 모양은 크지 않아 보인다. 등이 메쉬로 되어 가방 뒷판과 약간 공간이 있어 땀나서 들러붙을 일은 없겠다. 허리 쿠션도 두껍다.
좀 더 저렴한 오스프리를 두고 그레고리를 택한 가장 큰 이유가 이 부분이다.
앞부분에 지퍼가 달려있어서 굳이 위쪽으로 다른 짐을 다 빼내지 않고 빠르게 필요한 것을 찾아 빼고 넣을 수 있다.
그게 뭐 그리 중요한가 싶지만 다녀보면 안다. 앞쪽에서 여는 지퍼가 없으면 정말 짜증난다.
필요한 짐 하나 찾으려 온갖 짐을 다 꺼냈다 넣었다 하다보면 급할 땐 대중교통도 놓친다는 걸~ ㅋㅋ
그리고 앞주머니. 지퍼가 없어서 수납을 할 수는 없지만 급한 물건들을 쉽게 넣었다 뺐다 할 수 있는 형태다.
수납이 여러가지 되는 가방이면 좋겠지만 그런 형태는 우선 리터가 40이상인 것이 대부분이고
앞으로 여는 지퍼가 있기 때문에 가방 속에 넣으면 되니 굳이 수납을 여러군데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
그리고 여행 다니다가 자주 쓰는 물건은 지퍼가 없이 바로 꺼낼 수 있는 게 좋을 것 같았고
책이나 외투등을 넣었다 뺐다 하는게 편할 것 같아서....
대만 여행에서 사용해 보면 알 수 있겠다.
진짜 사용 후기는 대만 여행기에 보태야할 것 같다. 우선 여기까지~
-대만 여행 사용 후기
2/3밖에 채우지 않았는데도 처음 이틀 동안은 정말 가방이 무거웠다. 근데 시간이 갈수록 단련이 됐는지 가볍게 느껴졌다.
물론 확실히 남대문에서 대충 샀던 20년전 배낭보다 무게를 분산시키는 것이 잘 돼서 막상 들때보다 버클을 다 채우고 나면 훨씬 가볍게 느껴지는 건 분명했다. 수납은 생각보다 넉넉했는데 세계여행 짐을 실제로 쌀 때는 욕심을 많이 버려야할 것 같다.
크게 좋은 점도 크게 나쁜 점도 없는 것 같다. 좋은 점은 내 어깨에 딱 맞는 형태여서 편했고 무게 분산이 잘 돼서 편했다는 것. 아쉬운 점은 발견하지 못했다. 겉부분에 수납하는 공간이 한 곳밖에 없어서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불편하지 않았다. 보통은 보조가방이 있기 때문에 자주 쓰는 물건은 보조가방에 넣고 큰 것만 넣고 다니니 작은 수납공간이 그다지 많이 필요하지 않았다.
하지만 일주일 배낭여행을 한 후 한가지는 확실해졌다. 욕심을 버리자! 옷도 최소한으로 챙기고 필요한 물건도 다시 한 번 잘 생각해서 정말정말 필요한 것으로 골라 최대한 짐을 줄여야 한다. 일주일 돌아다녔을 뿐인데도 관절이 무리가 가고 온 몸이 뻐근한것이 확실히 젊을 때랑은 다르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