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여행/페루

[D352~353, 페루, 와카치나] 스릴 만점! 와카치나 버기카 투어!

JaneRyu 2019. 4. 4. 23:55

1.12~1.13

 

[와카치나 정보]

-리마~이카 이동 : 크루즈 델 수르 50솔, 4시간 소요

-이카~와카치나 이동 : 택시 1대 7솔~10솔

-와카치나 숙소 팁 : 모기장 있는 숙소 추천(밤에 모기가 많아서 잘 수 없음), 바나나호스텔은 숙소 비용에 액티비티 1가지 포함됨(버기카투어1시간-4시 추천, 와이너리투어, 바비큐 중 택 1)

-투어사 버기카 : 2시간 30솔, 넉넉하게 즐기고 싶다면 바나나호스텔보다 투어사를 추천


 


와카치나는 꽃청춘에서 나온 후로 한국인들이 꽤나 많이 가는 곳. 사막에서 하루 머물며 버기카 투어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세계여행을 시작한 후로 사막은 베트남 무이네 사막 이후로 처음이다. 무이네 사막이 크진 않지만 나름 만족한 여행지였다.

페루 북부는 대부분 사막인데 남쪽으로 내려오면서 농장이 보인다

와카치나 호수가 자연적 오아시스인 줄 알았는데 인공호수라고 한다. 어쩐지 물이 깨끗하지 않은 이유가 그런건가?

와카치나에 실망하는 관광객이 적지 않은 듯 하여 기대는 하지 않았다. 이카 터미널에 도착해서 곧장 택시를 타고 와카치나 숙소, 바나나호스텔에 도착했다. 바나나호스텔을 선택한 이유는 숙소 가격에 버기카 투어가 포함돼 있으니 비싼 편이 아니고 수영장이 딸려 있어 물놀이도 가능하기 때문. 시설은 나쁘지 않았는데 도착한 날 모래바람이 많이 불어서 기관지가 약한 나는 목이 아파왔다.

 

 

숙소에서 바라본 모래 언덕은 생각보다 훨씬 높았다. 올라갈 엄두도 안 날만큼. 그래도 꼭대기를 걷고 있는 사람들이 꽤 많다. 그리고 오아시스는.... 완전 짙은 녹색. 예상보다 더 지저분한 색이었다. 기대하지 않았으나 실망은 컸다. 그래서 첫 날은 호수 주변엔 나가볼 생각도 하지 않았다.

4시 버기카 투어는 다 차서 5시 15분 투어를 가게 됐다. 선셋이 6시 40분쯤 시작되니 나쁘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결과적으론 4시가 더 좋다는 걸 알게 됐다.

호수 옆 모래 언덕엔 엄청 많은 버기카가 대기중이었다. 그만큼 인기 있는 액티비티. 우리가 탄 버기카는 13명 정도가 탈 수 있는 큰 차였다. 외국인들은 모두 선글라스에 간단한 반바지 차림인데 우리 넷만 긴바지, 선글라스에 버프로 중무장을 하고 앉았다. ㅋㅋ

사막으로 들어가기 전, 세금 4솔을 걷는 직원들이 있었다. 입장 후 바로 속력을 내며 달리는데 속도가 빠르다! 별 기대 없었는데 의외로 신났다. 모래 절벽으로 뚝 떨어지듯 달리는 구간이 몇 번 있었는데 놀이기구를 탄 것 마냥 정말 깜짝 놀랬다. 블로그에서 리액션이 좋으면 여러 번 해준다는 게 이거였구나~

사막을 한 참 달려 도착한 곳에서 잠시 포토타임. 출발할 때부터 실망한 것은 모래 색이 완전 황금색이 아니라 검정색이 섞여서 내가 기대하는 사막 풍경은 아니었다. 게다가 쓰레기가 자주 보여서 사진에 찍히니 이건 뭐... 페루에 들어오면서부터 경악했던 쓰레기... 사막 한 가운데서도 보게 될 줄이야... 구름이 잔뜩 껴서 일몰도 망....

사진을 찍고 시작된 샌드보딩. 나는 할 생각이 거의 없었다. 모래가 옷 안으로 들어가는 게 너무 싫어서다. 근데 한 자리에서 하는 게 아니라 보드를 타고 언덕을 세 개씩 넘은 후 다른 곳으로 이동해서 다시 보드를 타는 거라서 안 타면 혼자 가이드와 함께 버기카로 이동해야 한다. 한 자리에서 하면 친구들 사진 찍어주고 놀려고 했는데 할 수 없이 타봤다.

두번째 언덕, 이 곳도 정말 높았다!

처음 언덕 세 개는 나즈막해서 탈만 했다. 생각보다 안정적이어서 모래에 뒹굴거나 머리를 쳐박힐 일이 없어서 계속 해보기로 했다. 근데 두 번째 언덕부터 높이가 장난 아니다. 망설이다가 얼떨결에 엎드린 자세로 내려갔는데 발을 떼면 속도가 붙어서 계속 브레이크 잡듯이 내려갔다. 무섭긴 했지만 스릴 만점~ 와카치나의 재미가 이거였다!

세 번째로 이동한 언덕은 진짜 높았다. 아파트 7,8층 높이 정도 됐을까? 먼저 내려간 사람들이 개미처럼 보인다. 후하... 용기를 내서 시작했는데 내려가는 시간도 정말 길다...

흑색이 섞인 모래

마지막 보딩을 마치고 곧장 출발지점으로 향했다. 처음 포토타임이 일몰 보는 시간이었던 것 같은데 사진 찍을 시간이 부족했다. 투어사에서 하는 샌드보딩은 2시간에 30솔이라는데 넉넉하게 즐기고 싶다면 그게 나을 것 같다.

버기카 투어를 끝내고 마을이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잠시 앉아서 야경을 봤다. 이 것도 실망... 버기카 투어라도 안 했음 어쩔 뻔 했나 싶다.

내 인생의 첫 사막은 이집트의 시와 사막. 진정한 황금색 모래 언덕과 붉디 붉은 일몰, 맑은 오아시스와 온천을 볼 수 있고, 사막에서 별을 보는 투어를 할 수 있는 곳. 그 풍경과 추억이 15년이나 지났지만 너무나 내 머리 속에 강렬하게 남아 있어서 이후에 가는 사막은 대부분 시들했다. 베트남 무이네는 작은 사막이라 그렇다 쳐도 와카치나는 제법 큰 사막이라 기대를 좀 했었는데 모든 조건이 조금씩 내 기대에 못 미친 것 같다. 그나마 위안은 버기투어.

다음 날 야간버스를 타기 전까지 호수 주변 한 번 돌고, 숙소에서 수영을 했다. 아침, 저녁엔 쌀쌀한데 낮엔 더워서 수영이 제격. 수영복 말리는 시간엔 훌라를 했다. 넷이라 기다리는 시간도 지루하지 않다는 게 좋다.

 

바나나호스텔 음식은 나쁘지 않았다

쿠스코로 가는 버스 안에서 어제 못 본 붉은 노을을 보았다. 드디어 쿠스코로 간다. 대부분의 여행자들이 쿠스코가 의외로 너무 좋아서 오랫동안 머문다고 한다. 이제 남미여행의 하이라이트가 기다린다. 제발 날씨가 도와주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