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349~351, 페루, 리마] 한식 파티, 리마의 일몰
1.9~1.11
[리마 정보]
-와라즈~리마 이동 : Linea 70솔, 8시간 소요
-관광 : 리마 광장 주변 & 미라플로레스 지역 (Larcomar 쇼핑몰~사랑의 공원~등대)
리마는 볼거리가 없다는 얘기가 맞는 것 같다. 3박 4일이나 있었는데 생각나는 건 한식당 갔던 것과 한식 해먹은 것 외엔 허무했던 하루 관광 뿐이었다.
도착한 날은 숙소 체크인 시간이 오후라 카페에서 오전 시간을 떼웠다. 야간버스로 도착한 날은 이른 체크인이 되는 숙소가 좋은 것 같다. 그 덕에 하루 종일 꼼지락 거렸더니 이튼 날부터 입술에 물집이 생겼다.
체크인은 안되지만 짐은 관리실에 맡기고 미라플로레스 라르꼬마르 쇼핑몰에 가봤다. 큰 쇼핑몰이라는데 생각보다 크진 않았고 1층에서 점심을 먹은 게 다였다. 꽃청춘에 나와서 유명세를 타고 있는 샌드위치(La Luch Sangucheria Criolla)를 하나 먹었는데 맛이 괜찮았다.
숙소에 짐을 푼 후 며칠 먹을 장을 봤다. 키토부터 들고 다니던 고추장을 빨리 해치워야 한다.
저녁식사는 남편이 손꼽아 기다리던 순대국밥에 쏘주! 전에는 한식당 간다고 하면 타박했는데 이젠 나도 기다려진다. 우선 한식당 ‘노다지’ 옆 ‘아씨’ 한식품점을 들렸다. 가격이 다른 도시보다 저렴해서 남편은 완전 흥분! 소주가 8솔, 라면도 3.5솔 정도다. 남편을 워~워~ 시키고 넷 다 먹고 싶던 오뎅 한 봉지를 뿌듯하게 사서 한식당으로 갔다.
오랜만에 마시는 소주에 신난 두 남자들
들고다니던 고추장과 고춧가루로 한식은 곧 잘 해먹었는데 그래도 먹을 수 없는 음식들이 있다. 그래서 이번에는 나도 순대국을 시켰다.
밥이 오기 전에 깔린 밑반찬을 세 번이나 리필해서 넷이 거의 흡입하듯 먹어치웠다. 순대국이 나와서도 깍두기와 김치를 몇 번씩 리필해 먹고 밥도 한 그릇씩 뚝딱! 이런 게 행복이지~ ㅋㅋ 매우 만족스런 식사와 함께 첫 날 마무리~
둘째 날은 다 함께 집 근처에 있는 현대 미술관에 갔다가 일몰을 보러 사랑의 공원을 가보려고 나섰다. 현대 미술관은 8솔 입장료도 아까울만큼 볼거리가 없었다. 대신 젠가를 할 수 있었는데 재미삼아 커피 사기 내기를 했다. 처음엔 그냥 심심풀이로 시작했는데 하다보니 엄청 진지해지고 끝날 땐 다들 발바닥에 땀이 났다. 이게 뭐라고~ㅋㅋ 시내에서 계속 미뤄두던 속옷 쇼핑 미션을 마치고 일몰을 보러 가려 했는데 다들 어제 무리를 해서인지 피곤해 했고 날씨도 흐려서 일몰 보기는 그른 듯 하여 일찍 저녁을 먹으러 들어갔다. 고추장도 쓸 겸 우리가 자주 해먹던 제육볶음을 해먹었는데 셋 다 없는 재료에 맛있게 먹어줘서 나도 덩달아 기분 좋았다.
셋째 날에야 본격적인 관광에 나섰다. 구시가지 리마 광장에 갔는데 두 시간 정도 돌아다녀도 뭘 본건지 모를 정도로 볼 게 없었다.
대성당과 광장을 보고 주변 골목을 아무리 돌아다녀도 볼거리 제로. 어찌어찌 시간 때우다 일몰 한 시간 전에 사랑의 공원에 갔다.
바다 전망이 시원스럽긴 했는데 워낙 예쁜 바다를 많이 봐서 리마의 바다는 전혀 매력적이지 않았다. 천천히 걸어서 등대까지 가봤다. 공원엔 개를 데려온 사람들도 많고 가족 단위로 소풍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았다. 공원 안에 일몰을 감상하면서 차 한잔 할 수 있는 노천 카페가 있을 줄 알았는데 한 곳도 없었다.
1시간 가량을 공원 벤치에서 기다린 일몰. 구름이 많이 껴서 막 아름답진 않았지만 그래도 이 정도라도 봐서 다행이다.
일몰보다 더 기다린 저녁식사! 오뎅탕! 남편도 나도 오뎅을 정말 좋아해서 진짜 이 날만 기다렸다. 멕시코에서부터 사서 들고 다닌 와사비도 찰떡 궁합! 있는 재료를 통 동원해서 끓였다. 한국에서 먹던 오뎅에 비해 쫄깃한 맛은 덜했지만 그래도 너무 맛있게 먹었다!
남편이 리마는 ‘한식 투어’가 될거라는 농담이 딱 맞아 떨어졌다. 피곤해서 많이 돌아다니지도 못했지만 그나마 한식으로 원기충전을 해서 좋았다.
내일은 이카의 와카치나로 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