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345~346, 페루, 와라즈] 파론호수 트레킹(Laguna Paron)
1.5~1.6
[와라즈 정보]
-파론호수 트레킹 : 50솔+입장료 5솔, 오전 8시~ 오후 5시 반, 가이드와 교통만 포함(점심 준비), 전망대 걷는 시간 편도 30분, 따뜻한 옷 준비
-레스토랑 추천 : El Fogon 스테이크(32솔), Carbon Dorado(Akilpo호스텔 바로 옆) 치킨과 닭국수 맛있음
-은행 : MultiRed 은행, 최대 400솔 인출 가능, 수수료 없으나 24시간 동안 한 번만 인출 가능
드디어 와라즈 도착!!! 장장 버스 이동 시간만 36시간이다. 한국 돌아가면 서울~부산 왕복은 껌이 될 판. 온 몸의 관절과 근육이 뻐근하다. 오로지 숙소에서 쉴 생각 뿐.
부킹닷컴으로 예약한 숙소는 새로 리모델링한 아파트 쉐어룸이었는데 내가 생각해도 넘 잘 구했다 싶게 저렴하고 컨디션이 좋았다. 다만 도착하기 전까진... ㅜㅜ
방은 아파트가 아니라 더블룸이었다.
옮긴 숙소에서 보인 풍경
시장 풍경
호스트가 헷갈리게 사진은 아파트 사진을 올려 놓고 실제 방은 별도의 더블룸이었다. 게다가 이용 시설 중에 ‘주방’이 떡하니 있는데 영어 한 마디 못하는 아주머니는 'cocina(주방)'는 사용할 수 없단다. 방도 찬찬히 보니 물이 센 곳이 있고 청소도 대충 돼 있었다. 그 자리에서 취소하고 주방을 사용할 수 있는 다른 숙소로 옮겼다. 결과적으로 트레킹이 대부분인 와라즈는 굳이 주방이 없어도 됐지만 물이 세고 청소가 제대로 안 된 곳은 용서할 수 없다.
피곤한데 숙소까지 문제가 생기니 둘 다 예민해졌다. 우선 모든 걸 접어두고 잠자기. 배고파서 점심 때 쯤 자동으로 눈이 떠졌다. 둘 다 체력이 떨어져서 메뉴는 무조건 스테이크!
El Fogon, 치즈 올려진 스테이크가 난 더 맛있었다(자른 후 사진)
블로그에 맛집으로 소개된 El Fogon에 갔다. 블로그 맛집은 실패할 확률이 높아서 기대 않고 갔는데 이번엔 아니었다. 현지인들로 꽉 찬 레스토랑. 대부분 다른 걸 먹던데 우린 둘 다 스테이크로 시켰다. Tender 단어가 들어간 32솔 스테이크를 종류별로 두 개 시켰다. 맛과 양 모두 만족! 최근 먹은 소고기 중 젤 맛있었다.
숙소로 돌아와 다시 방콕. 쉬던 중 반가운 소식이 왔다. 멕시티에서 만나 산크리스토발에서 같은 기간 동안 한 달 살면서 친해진 재희와 호진 커플을 예정보다 하루 먼저 만나게 됐다. 산크리에서 헤어져 우리는 유카탄과 쿠바를 여행 후 콜롬비아를 거쳐 키토에서, 재희네는 과테말라를 거쳐 먼저 콜롬비아로 들어와 키토에서 크리스마스 쯤 만나기로 했는데 일정이 서로 맞지 않아 와라즈에서 만나기로 했었다. 먼저 와라즈에 와 있던 재희네는 산타 크루즈 3박 4일 트레킹을 하고 우리가 도착한 다음 날 저녁에 돌아와 만나기로 했었는데 갑자기 연락이 와서 하루 일찍 돌아온다는 메시지가 왔다.
Carbon Dorado, 넷 다 산크리에서보다 살이 많이 빠졌다 ㅜㅜ
하루가 붕 뜬 재희네는 우리가 머물던 숙소에서 하루 자기로 했다. 저녁 늦게 도착한 재희, 호진과 두 달 만에 상봉~! 둘 다 살이 빠지긴 했어도 어제 만난 듯 여전하다. ^^
같이 우리가 준비한 라볶이를 먹으며 지난 이야기에 수다 폭풍~ 서로 자기 편(나-호진, 남편-재희)이 생겨서 신이 났다. 더 이야기하고 싶었지만 다음 날 우리 둘은 파론 호수 트레킹을 가야해서 늦지 않게 쉬기로 했다.
오전 8시 넘어 픽업 차량이 숙소로 왔다. 중간에 설산이 보이는 포토포인트에 잠시 내렸다.
국립공원에 도착해서 입장료 내고 파론 호수 바로 코앞까지 차로 들어간다.
비가 내릴 것 같으니 전망대부터 다녀오라는 가이드. 4200미터까지 오르는데 30분이면 된다. 가파른 건 아닌데 워낙 고산이라 몸이 천근만근. 다행히 버스에서 미리 먹은 두통약이 통하는지 고산증세는 없었다. 그래도 약간 어지럽긴하다. 천천히 오르니 크게 어렵지 않았다. 코토팍시에서 하도 고생을 해서 요정도는 이제 껌이라 할 만.
전망대 오르기 전 호수 사진, 비 와서 나중엔 호숫가에 못 갔다 ㅜㅜ
약간 까다로운 구간은 다 올라가서 바위들을 지나야한다는 것. 다들 사진 잘 나올 위치 찾아서 전망대 푯말보다 더, 더 올라간다. 올라갈수록 풍경이 더 시원스럽긴 하다.
마지막 바위 구간
전망대에 도착하자마자 비가 조금씩 떨어졌다. 날씨운은 바뇨스에서 써버린 모양이다. 우리도 더 비가 오기 전에 열심히 사진을 찍었다. 맑았다면 더 좋았겠지만 언제가부터 크게 상관하지 않게 됐다. 오래 머물 곳이 아니라면 가야할 곳은 날씨에 상관없이 가야한다. 또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어도 막상 가면 좋을 때도 있고, 좋다고 했지만 가면 나쁜 날도 많다.
그동안 물빛 좋은 곳은 하도 다녀서 민트 물빛이 놀랍진 않았지만 눈 앞에 펼쳐진 산과 호수 풍경은 장관이었다. 날씨가 흐려도 멋진 풍경을 누그러뜨리진 못했다. 30분 힘들인 것 치고 너무 과분한 풍경이다.
안전하고 넓은 바위 찾아 점프!
아쉽게도 비구름이 더 두껍게 몰려와 하산하기로 한다.
왼쪽에 보이는 주차장
그런데 거의 다 내려왔을 때부터 우박이 쏟아지기 시작! 갈수록 알갱이가 커지더니 나중엔 별사탕이 떨어진다!!! 얇은 바지 위로 떨어지는 우박이 생각보다 따가워 “아야!아야!” 소리가 절로 나왔다. 날씨가 좋지 않아 안타깝기 보다는 신기한 우박비에 신이 나더라~ 나중에 호진이가 날씨가 어땠냐길래, “하늘에서 떨어지는 별사탕 맞아봤어? 진짜 아퍼! ㅋㅋㅋ” 우리에겐 이제 나쁜 날씨란 없다.
우박 피해 빨리 내려오는 남편
초반에 떨어지던 쌀알 크기의 우박, 나중엔 별사탕 크기가 됐다
1시간 걷기, 30분 경치 구경. 관광 시간에 비해 왕복 6시간이라는 이동 시간이 너무 길고 투어비(50솔)도 비싼 편. 30솔인 69호수 투어비(입장료30솔 추가)에 비해 비싼 이유를 모르겠다.
투어에서 돌아와 다음 날 재희네와 함께 할 69호수 투어를 예약하고 함께 저녁을 먹었다. 남미사랑 단톡방에 올라온 치킨 맛집 Carbon Dorado. 양이 정말 푸짐하다. 어제 못 한 수다도 좀 더 떨고 나서 내일 새벽같이 나가야 하니 일찍 해산~ 트레킹 많이 다닌 재희네를 따라갈 수 있을지 걱정이다. 둘만의 여행으로 돌아온 지(일기엔 엄청 진지하게 써놨는데...ㅋㅋ) 20일만에 다시 함께하는 여행이 됐다. 둘만의 시간도 소중하지만 쿵짝이 맞는 동행과의 여행도 언제나 즐겁다! 내일을 위해 오늘은 일찍 자는 착한 어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