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여행/멕시코

[D279, 멕시코, 메리다] '죽은자의 날' 축제 하이라이트

JaneRyu 2019. 4. 1. 12:52

10.31
     
10월 31일은 죽은자의 날 마지막 축제일. 며칠 전부터 하루에 한 가지씩 했던 이벤트는 생각보다 크지 않아서 약간 실망했는데 오늘은 기대된다. 저녁 6시부터 자정까지 공동묘지로 이어지는 도로를 막아서 이벤트가 열린다. 얼굴 페인팅도 여러 곳에서 해준다고 전단지 지도에 표시돼 있었다. 
6시 반에 은주, 두환씨를 만나서 KFC에서 저녁을 먹고 시작점인 San Juan공원으로 갔다. 도착하니 벌써 모여든 사람들이 공원을 꽉 채웠다. 코스튬과 분장까지 하고 온 사람도 많았다. 


 


우선 우리도 페인팅을 하기로 했다. 넷이 다 분장을 하고 나니 제대로 분위기가 났다. 한국에서 할로윈 파티에 한 번쯤은 가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시기가 딱 맞아 큰 축제를 직접 경험하게 되니 짜릿한 감이 있다. 

한국엔 코코 영화로 이제 겨우 알려지게 됐지만 아직 생소한 축제다. 할로윈과 비슷하다고 생각되지만 의미는 우리나라 제사와 비슷한 것 같다. 할로윈은 악령과 비슷한 분장을 해서 귀신드는 것을 막으려는 데 반해, 죽은자의 날은 음식을 차려 놓고 조상을 기리는 의미이니 오히려 귀신을 받아들이는 부분에서 할로윈과는 반대되는 의미인 것 같다. 


분장을 하고 메인 이벤트 거리를 걷다보니 할로윈과 다르다는 것을 더 잘 알 수 있었다. 양 사이드로 가족들마다 테이블에 음식을 차려 놓고 조상의 사진을 올려놓았다. 정말 우리 나라 제사상 같다. 

죽은자가 아닌 너구리 같은 남편~ㅋㅋ

거리 중간 중간에 있는 공원에서 무대를 설치하고 공연을 하고 있었다. 그 사이 거리에선 간단한 음식들을 팔고 있었고 마냥 걸어다닐 뿐 달리 할 일은 없었다. 
공동묘지까지 절반 정도 갔을 때 갑자기 인파가 엄청나게 몰렸고 양 옆으로 사람들이 가지 않고 뭔가를 기다리는 듯 서 있었다. 궁금하던 차에 경찰이 길을 막기 시작했고 퍼레이드 행렬이 다가왔다. 뭔가 대단한 퍼레이드를 예상했지만 그냥 전통복을 입고 페인팅을 한 사람들의 행렬이었다. 경건하고 조용한 행렬이었다. 그래도 마냥 신기했다. 대부분의 여자들은 흰색 원피스에 화려한 자수가 놓인 옷을 입었고 얼굴 분장도 신경 써서 다양하게 했다. 

코코 주인공 분장한 꼬맹이

행렬 뒷부분은 일반인들이 따라가는 것 같아서 우리도 무리에 끼여 돌아가기로 했다. 인파에 치여 피곤하기도 했고 분위기상 더 이상의 이벤트는 많지 않을 것 같아서였다. 
할로윈처럼 다양한 분장을 구경하는 재미가 있는 건 아니지만 처음 해본 페인팅도 그렇고 큰 축제의 현장에 참여했다는 의미가 컸다. 둘이 있었다면 대충 둘러보고 말았겠지만 은주씨와 두환씨가 있어서 더 잼있게 본 것 같다. 
호텔로 돌아가면서 유리창에 비친 내 얼굴을 볼 때마다 깜짝깜짝!ㅋㅋ 호텔 입구에서 분장한 외국인이 맞은 편에서 걸어오길래 서로 웃으며 인사~ 재미있는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