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264~268, 멕시코, 산크리스토발] 산크리스토발 근교, 걸어서 다녀오기 좋은 곳 Arcotete 동굴
10.16~10.20
[산크리스토발 근교 Arcotete 동굴 정보]
- 가는 법 : 과달루페 교회를 바라보고 왼쪽 길로 계속 가면 걸어서 편도 1시간 반~2시간 정도 소요, 차도로 1시간 정도 걸으면 오른편에 큰 주유소가 나오고 지나면 Arcotete 큰 간판 사인을 따라 산길로 30분 정도 이어짐. 지속적으로 오르막이지만 운동 삼아 걸어가는 것을 추천함. 콜렉티보가 있긴 하지만 타보진 않았음.
- 입장료 : 공원 입장료 10페소, 동굴 입장료 15페소(동굴 구석구석 돌아봐야 함), 내부에 피크닉 장소, 간이 매점, 레스토랑 있음
16일부터 또 다른 과외 선생님과 대화 수업을 추가했다. 공부를 너무 안 해서 전혀 말이 트이지 않아 조금이라도 보탬이 될까 싶어서. 첫 시간 하고 나서 멘붕~ 외웠던 단어도 전혀 생각나지 않고 입을 떼는 시간이 한세월~ 이제 코바늘은 밀어두고 스페인어를 좀 해야겠다.
같은 날 오후에 스타벅스에서 산크리에 머물고 있는 부부세계여행자들을 만나기로 했다.
그동안 한 동네 살면서도 인스타로만 대화를 했는데 다 함께 만나는 시간이 있으면 좋을 것 같았다. 내가 연락한 커플만 다섯 커플. 남편한테 일 좀 크게 벌리지 말라고 한소리 들었다. 모이고 나니 많긴 많더라. 처음 만나는 자리니 어색하긴 했지만 이렇게 얼굴을 보고 나면 다음엔 좀 더 수월해지고 어딘가에서 동행자가 될지 누가 알겠나. 첫 만남은 세 시간의 대화로 마무리 했다. 다음엔 마음 맞는 사람들끼리 자연스럽게 술 한잔 하게 되겠지~
두번째 술자리 모임
위험한 데낄라로 적당히 취하고 2차로 이제는 단골이라 해야 할 와인바에서 가볍게 와인 한 잔~ 역시 한국인들은 술을 마셔야 대화가 술술~ㅋㅋ
과달루페 교회 왼쪽길로 가다가 뒤돌아 본 풍경
다음 날은 주말이라 오랜 만에 운동을 가기로 했었다. 상곤씨가 먼저 답사하고 추천한 동굴을 가기로 한 날. 걸어서 1시간 반이면 갈 수 있다길래 너무 운동을 안 해서 굳은 몸 좀 풀어야겠단 생각에 꼭 가자고 재희네도 꼬시고 남편한테도 단언을 했었다.
과달루페 교회에서 만나 천천히 걷기 시작~ 차도를 따라 걸었는데 조금만 걸으면 산길이 나오겠지 기대했는데 1시간 동안 매연 가득한 차도. 괜히 가자고 고집했나 슬슬 미안해졌다. 쉴만한 곳도 마땅치 않아서 천천히 걷기만 했다. 여행자들이 별로 오지 않는 곳이여서 우리가 지날 때마다 현지인들은 신기하게 쳐다봤다.
1시간 정도 걸으니 오른편에 커다란 주유소와 편의점이 나타났다. 의자가 없어 인도에 앉아 잠시 쉬었다. 주유소를 나와서 조금 걸으니 Arcotete가 그려진 큰 간판이 나오고 드디어 차도를 벗어나 산쪽으로 걷게 돼 있었다. 간판을 지나서도 40분 정도 걸었던 것 같다. 예쁜 꽃밭도 보이고 한가한 시골 풍경이었다. 간만에 날씨도 넘 좋아서 기분 최고~
공원에 들어서니 잘 관리돼 현지인들은 피크닉 장소로 오는 듯. 입장료 10페소 지불하고 계곡으로 걸어 내려가니 뜻밖에 멋진 동굴이 짠~ 기대를 1도 안 해서 그런지 의외로 괜찮았다.
동굴 밑에서 사진을 찍고 계단 위로 올라가야 한다. 다리를 건너가면 계곡 따라 반대 길로 가게 돼 있는 것 같다.
계단을 오르면 짚라인 타는 곳이 있고 지나쳐 Gruta 라는 푯말을 따라 내려가면 동굴 입구가 나온다.
입장료 15페소. 입장료도 저렴하고 입구가 작아서 별로 볼 게 없겠거니 했는데 그래도 나름 구석구석 돌아다닐만한 곳이 꽤 있었다. 별거 아니지만 전망대(Mirador)도 있고 좁은 통로를 요리조리 통과하면 귀여운 스파이더맨과 인어공주(^^;;)도 만날 수 있다.
다 둘러보고 동굴입구 내려가는 길에 있던 다리를 건너니 공원 초입에 피크닉장이 있던 곳으로 나왔다. 다행히 다 둘러보고 뒤늦게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공원 입구에서 트럭이 지나가길래 장난삼아 뒤에 태워달라는 손짓을 했더니 흔쾌히 타란다. 그동안 운동을 안 한 티가 나서 슬슬 다리가 아파오던 차에 다들 신나서 짐칸에 올라탔다. 초등학교 때 시골 외가집에서 경운기 타던 추억이 새록새록~ 내릴 때 우리는 ‘무챠스 그라시아스’를 연발하고 그들은 친절한 미소를 보여준다. 위험한 나라이긴 해도 평범한 사람들은 정말 따뜻하다.
간만에 몸이 풀린 것 같아 너무 산뜻한 하루였다. 한달살이 하는 분들에게 심심한 날 추천~ 매연이 좀 있긴 했지만 이후에 시골길과 동굴은 충분히 가볼만 한 곳이다.
이제 며칠 후면 한 달 동안 거의 매일 보던 재희네와 헤어져 서로 다른 여행지로 이동하게 된다. 물론 콜롬비아나 페루 어딘가에서 보긴 하겠지만 다시 둘만의 여행을 시작한다는 게 어색하다. 그래도 비슷한 경로로 이동하는 친구들과 재회할 날을 기대하며 다시 배낭을 메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