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260~263, 멕시코, 산크리스토발] 수미데로 협곡 투어
10.12~10.15
[수미데로 협곡 투어 정보]
-가격 : 330~350페소, 가장 큰 여행사는 과달루페 거리 Otisa travel&tour, 330페소(전망대 미포함시 240페소), 8시 45분 출발~2시간 보트 투어~전망대 3곳 방문~작은 마을 방문~4시반쯤 귀가
-점심 먹을 시간은 3시에 마을에 도착해서 30분 밖에 없음. 도시락, 물, 간식 준비
-크게 기대하지 않으면 볼만함.
수미데로 가기 하루 전날에 다시 이사를 했다. 약간 더 큰 바로 앞 방으로. 유리 창문이 크게 있어서 한 달의 절반 가량은 이 곳을 빌렸다. 그런데 살아보니 그 큰 창문 중 열리는 곳이 하나 뿐이여서 이전 집보다 오히려 습해서 망했다. 그래도 편하게 앉을 수 있는 쇼파가 있어서 좋다. 이젠 한국에 돌아가도 크고 좋은 집을 고집하지 않을 것 같다. 물건도 최소한으로 줄여서 살아야겠단 생각이 많이 든다.
오랜 만에 코에 바람 쐬는 날~ 9시에 소깔로에 모여 미니밴 타고 출발~ 여섯 명이 함께 하니 더 즐겁다. 출발한지 얼마 안 지나 구름이 발밑으로 깔린 멋진 풍경을 볼 수 있었다. 마을에서만 있을 땐 못 느꼈는데 산크리는 2200미터 고산지대. 구름 위에 살고 있었다.
보트 선착장에 도착해 차에서 내리니 햇볕 쨍하고 후덥! 원래 멕시코 날씨가 이런데 그동안 잊고 있었다.
모터보트를 타고 협곡 투어 시작~ 협곡에서 살아가는 야생동물들을 지나가면서 보여주는데 원숭이, 악어, 펠리칸, 이름 모를 새들 등이 있다. 가이드 설명은 스페인어로만 해서 잘 알아들을 순 없었지만 대충 감으로 이해했다.
다들 동물원에서 봤지만 야생 그대로 보기는 드문지라 신기한 척(ㅋㅋ) 구경했다.
협곡은 멋있었다. 하지만 우리 여섯 명 모두는 이미 너무 멋진 곳들을 많이 본 후라 별 감동 없이 바라봤다. 아마 세계여행자들의 공통점일거다. 배타고 바람 쐬는데 의미를 두는 중...
초입에 페트병 같은 쓰레기를 수거하는 배가 있었는데 모아 둔 쓰레기양이 엄청 났다. 하류로 갈수록 둥둥 떠다니는 페트병이 정말 많았다. 이런 걸 볼 때마다 아름다운 풍경을 볼 날이 그리 많이 남아있지 않을 것 같다는 위화감이 든다.
중반에 동굴 속 작은 예배당이 있었다. 어떻게 올라가는지 매우 궁금하다.
가장 볼만한 곳은 폭포. 똘란똥고처럼 폭포 아래로 이끼와 잔목으로 드리워진 풍광이 멋있었다. 폭포수 아래로 지나가면서 물세례를 맞게 해주는 재치 있는 가이드!
마지막 지점은 협곡이 끝나 탁 트인 하류. ‘동물의 세계’ 프로에서나 보던 야생조류들이 떼로 수면을 날아다니는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었다.
다음 코스는 전망대. 총 3곳의 전망대를 데려다주고 15분~20분 정도의 시간을 준다. 다른 블로그에서 보고 기대를 많이 했는데 약간 실망. 산이 겹겹이 드리우는 그런 풍경을 기대했는데 딱 생각했던 그만큼의 풍경이었다.
마지막으로 들린 곳은 작은 마을. 볼게 별로 없고 다들 점심을 못 먹어서 뭘 좀 먹기로 했다. 시간이 30분 뿐이라 시장 끝에 있던 가판대에서 타코를 먹었다. 맛이 나쁘지 않았는데 날씨가 너무 더워서 많이 먹히지 않았다. 산크리 이후에 메리다에 가야하는데 걱정이다. 산크리 날씨에 적응이 돼서 하루 나들이에도 더위를 먹어 정신이 혼미한데 더 덥다는 메리다는 어찌 다닐라나...
수미데로 투어는 4시 반쯤 끝났다. 예상대로 약간 실망스러웠지만 하루 나들이 했다는데 만족했다. 팔랑케 투어가 조금 힘들긴 하지만 가성비 좋고 중간에 들리는 폭포도 볼만하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는 메리다로 곧장 가기로 했다.
다음 날, 재희씨네랑 낮술을 하게 됐다. 내가 며칠 동안 체끼가 내려가지 않아서 맥주를 마셔보려고 제안을 했는데 워낙 술을 좋아라하는 사람들이라 답을 들을 필요도 없이 고고~
바에서 거하게 마시고 있는데 분위기 있게 비까지 내려주시고~ 분위기에 취해 2차는 와인바로~ 넷 다 만취해서 재미나는 추억 하나 추가~ㅋㅋ
15일에는 호베네스에서 알게 된 후 한달 가량 자주 만났던 KIM과 SUN이 떠나기 전 몇몇이 모여 저녁을 먹기로 했다. ‘아라체라’라는 소고기 요리를 먹었는데 야들야들해서 근래 먹은 고기 중 젤 맛있었던 것 같다. 한국에 돌아가면 꼭 각 집을 방문하기로 했으니 멀지 않은 시일 안에 다시 만날 수 있다는 기대로 헤어지는 아쉬움을 달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