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235~238, 멕시코, 산크리스토발] 심심한 산크리스토발 속 시끌벅적한 호베네스 민박
9.17~9.20
[산크리스토발 정보]
-스페인 수업 : 호베네스 민박에서 소개 받은 과외 수업 1시간 1인 70~80페소
-폼폼이/자수 수업 : Punto y Trama 구글검색, 기본 3시간 300페소, 1시간씩 나눠서 가능
-시장 : Jose Castillo Tielemans 구글검색, 큰 마트가 시장 입구에 있음
-한달살이 집 구하기 팁 : 직접 방을 보고 구할 것, 빛이 잘 드는 방이 잘 없음, 에어비앤비나 부킹닷컴 등을 통해서 구하는 것이 안전할 수 있음, 직접 돌아다니며 발품 팔면 훨씬 싼 방을 구할 수 있음, 방을 보고 구두로 계약을 해도 호스트가 취소하거나 돈을 올리는 일이 허다함, 방을 보고 결정하면 그 자리에서 에어비앤비를 통해 결제하고 열쇠를 받는 것을 추천함.
산크리 온지 5일 만에 감기가 나아져서 사람으로 돌아왔다. 몸 아픈데 한인 민박에서 든든한 한식으로 조식이 나오니 몸이 원상태로 돌아오는 것 같다. 그래도 하루 정도 더 푹 쉬려고 저녁거리 장만 보고 쭉 숙소에서 쉬었다.
한인 민박 호베네스는 7월에 새로이 젊은 커플이 이어 받아 하고 있는데 얼마 안 된 분들 답지 않게 밥도 맛나고 꾸려가는 솜씨가 프로급! 지금은 장기로 머물면서 스페인어를 배우려는 사람들이 있어서 그런지 열공 모드~ 처음엔 거실에서 조용히 공부하는 분위기가 익숙치 않았는데 날이 지날수록 나도 자연스럽게 공부하거나 자수를 두게 됐다.
공부하기 좋은 곳, Mercado de Diseno
물론 매일 이런 분위기는 아니다. 함께 점심, 저녁도 해먹고 도란도란 대화도 하고 어제는 미친 데낄라 술판도 벌어졌었다. ㅋㅋ 점점 익숙해지고 친해지니 나도 그냥 한달살이를 할까 맘이 오락가락~
슬슬 관광 모드로 시내 구경 시작. 마을 끝에 있는 과달루페 교회에 갔다. 볼거리가 많지 않아서 갈 곳도 딱히 없는 동네다. 교회도 그렇고 전망도 크게 볼 게 없었다. 그냥 어슬렁어슬렁 골목을 돌아다니며 예쁜 카페나 기념품샵을 기웃거려봤다.
프랑스인이 하는 베이커리 카페가 있대서 고고~ 멕시코 빵은 달긴 한데 약간 퍽퍽한 감이 있어서 제대로 된 빵맛이 무지 그립다. 초코 페스츄리 위주로 맛을 봤는데 굿~
공방도 가봤다. 산크리에서 수공예를 배우기 좋대서 알아보던 중 예전부터 하고 싶었던 자수를 알아보러 갔다. 심심할 땐 시간 죽이기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인 것 같다. 자수 샘플을 보고 바로 3시간 수업을 예약 했다.
우리가 호베네스에 들어오고 3일 후에 과나후아토에서 만났던 재희&호진씨가 민박집에 체크인을 했다. 아는 사람이 같이 지내게 되니 둘 다 은근히 신이 났다. 술도 한 잔씩 하고 밥도 같이 해먹으면 재미나겠다.
수공예 공방 punto y trama
첫 자수 수업을 들으러 나는 공방으로, 남편은 감자전 만들 재료 사러 시장으로~ 첫 날은 쉬운 것부터 시작해서 얼마 하지도 않았는데 온 신경을 집중했더니 목은 뻐근, 머리는 딩딩~ 고작 1시간 하고 집에 와서 뻗어버렸다. 눈이 튀어 나올 지경... 그래도 삼 세 번은 해봐야겠지?
남편은 감자전을 해먹겠다고 와하카에서 사들고 온 강판으로 감자를 열심히 갈았다. 입이 많아서 감자를 한참 갈아도 몇 판 부치고 나니 끝! 그래도 비오는 날 간만에 여럿이 전을 먹으니 분위기 나고 좋았다.
감자전 먹고 첫 스페인어 수업. 하루 동안 자수 수업에 스페인어 수업까지 받자니 하루 종일 머리가 띵~ 호베네스로 과외 선생님이 오셔서 수업을 했다. 처음에 잘못 생각한 것이 여행에 필요한 서바이벌 회화가 나을 것 같아 그것부터 시작했는데 하고 나니 통으로 문장을 외우는게 오히려 더 힘든 것 같다. 그래서 그냥 기초부터 시작해서 조금 배우고, 콜롬비아에 가서 이어가는 게 훨씬 빨리 익힐 수 있을 것 같아서 다시 문법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호베네스에서는 추석 연휴까지만 있기로 돼 있다. 9월 말까지 5일 동안은 다른 숙소를 구해야 해서 방을 직접 보러 다니기로 했다. 첫 숙소가 너무 습하고 추워서 감기가 더디게 나은 것 같아 햇빛 잘 드는 방으로 구하기 위해서. 너무 비싸 보이지 않으면서 깔끔한 곳을 찾아 몇 곳이나 봤는데도 대부분의 숙소는 어둡고 창이 크지 않았다. 그나마 조금 나은 한 곳을 찜해두고 저녁으로 먹을 타코를 사서 숙소로 귀가.
이 날은 호진&재희씨랑 간단하게 데낄라를 마시며 타코를 먹기로 했는데 어쩌다 보니 일이 커져버렸다. 스페인어 수업이 취소된 세 분과 한식을 먹으러 다른 숙소에서 원정 온 한국인 세 분, 숙소 손님들까지 더해져서 열 다섯 명이 둘러 앉아 갑자기 술파티가 시작됐다.
원래 다음 날 삼겹살 파티가 예정돼 있어서 오늘은 간단히 마시려고 했는데 술을 마시다 보면 어디 한 잔이 한 잔으로 끝나겠는가~ 그럼 술이 아니지~ ㅋㅋ 데낄라 1리터 1병은 2병이 되고 맥주도 협찬 오고~ 여행 시작 후 처음으로 이렇게 많은 인원들과 술 마시고, 떠들고, 웃고 정말 찐하게 논 것 같다. 추석이 다가와서 왠지 맘이 허한 구석이 있었는데 남편 말대로 한인민박에 오길 잘 한 것 같다.
나머지 손님들이 다 가신 후에도 민박집 식구들만 다시 모여 2차 시작~! 감기 때문에 술은 거의 마시지 않아서 술 취한 사람들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내일 삼겹살 파티도 기대 만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