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여행/멕시코

[D223~225, 멕시코, 푸에블라] Museo Amparo 카페의 아름다운 풍경이 열일한 푸에블라

JaneRyu 2019. 3. 31. 16:29

9.5~9.7
[푸에블라 정보]
-똘란똥고에서 푸에블라 이동 : 익스미낄판 터미널 → 파추카(Pachuca) 1시간 반 소요, 57페소, 15분 단위로 자주 있음 → 푸에블라(Puebla) 2시간 반 소요, 240페소, 1시간 단위로 자주 있음, 터미널에서 푸에블라 시내 숙소 이동은 우버 이용(현금 불가) 67페소
-시내 교통 : 구글맵으로 버스를 이용할 수 있으나 정확하지 않을 때도 있음, 우버 이용 가능(현금 불가)
-야경 투어 버스 : 우리가 탄 것은 1인 60페소였고 1시간 소요, 그러나 전망대에서 사진 찍을 시간이 없었음. 투어하기 전 전망대에서 시간을 주는지 알아보고 탈 것.


     
익스미낄판에서 푸에블라를 가려면 멕시코시티를 지나야한다고 생각했는데 버스 터미널에서 알아보니 그럴 필요가 없었다. 파추카에서 갈아타면 바로 푸에블라로 들어갈 수 있고 시간도 절약되는 듯하다. 파추카행 버스는 10시였는데 일찍 터미널에 가도 이전 버스를 아무 때나 탈 수 있었다. 파추카는 생각보다 큰 도시였고 점심을 먹기 위해 1시간 텀을 두고 푸에블라행 버스를 탔다. 
우린 둘 다 푸에블라가 과나후아토나 산미겔처럼 작은 도시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큰 도시였다. 스페인이 정복한 후로 가장 먼저 세운 계획 도시라서 그런지 유럽 분위기가 더 많이 나는 것 같기도 하다.

숙소에 도착한 후 쉬다가 장을 보러 나갔다. 슬슬 기름진 멕시코 음식이 물리기 시작해서 부엌을 사용할 수 있는 에어비앤비를 구했다. 멕시코에 온 후로 거의 매일 저녁마다 비가 왔다. 그런데 푸에블라 비는 그냥 비가 아니었다. 동남아 스콜처럼 태풍이 오듯이 퍼부었다. 다행히 오래 내리진 않았지만 마트 가는 짧은 시간에 홀딱 젖어버렸다. 간단히 저녁을 해먹고 취침모드.

둘째 날, 관광은 순탄치 않았다. 우선 터미널에 다시 가야했다. 전날 도착하자마자 오악사카(Oaxaca)행 버스 스케줄을 알아봤을 때 시간대마다 가격이 다른 게 의아해서 사지 않고 왔는데 알고 보니 미리 사면 훨씬 할인이 많이 된다는. 하루라도 먼저 사려고 우선 티켓을 사러 갔는데 하루 지났다고 가격이 좀 더 올랐다. 어제는 270페소 정도였는데 오늘은 300페소가 넘었다. 얼른 티켓을 구매하고 전망대로 고고~

공원은 꽤 넓었다. 사람들이 인증샷을 찍는 전망대는 구글맵에서 Mirador라고 찍힌 곳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남편은 자기만 믿으라며 그 넓은 공원을 두 바퀴나 걷게 하더니 결국 공원 끝에 있는 전망대가 맞는 것 같다고. 헌데 고생한 만큼의 전망은 아니었다. ㅜㅜ PUEBLA 사인도 전망대에 있지 않고 엄한 곳에 세워져 있었다. 우리가 잘못 찾아간 건가?(나중에 알고 보니 잘못 찾아간 게 맞았다.ㅜㅜ)

구시가지까지 걸어 내려가는데 이건 그냥 걸어갈 거리가 아니네.... 이미 공원을 헤매느라 진을 빼서 남은 기운마저 쭉 빠질 때쯤 우연히 버스를 만났다. 그 버스가 아니었다면 정말 기절할 뻔~ 시내에 도착했는데 이쁘기는 커녕 번잡하고 특색 없는 가게들 뿐... 배고파서 우선 점심을 먹었다.

배가 부르니 힘이 좀 났다. 그냥 숙소로 돌아가기엔 아까워서 대성당만 보고 가기로 했다. 성당 안은 화려하고 아름다웠지만 그동안 봐왔던 성당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밖으로 나와 사진을 찍고 있는데 학생 둘이 다가와 인터뷰를 하잔다. 인도네시아에 이어 두 번째 인터뷰. 노트에 적은 걸 보니 철자도 틀리고 발음도 영 딴판이었지만 열심히 대답해줬다. 열심히 하는 모습이 귀여워 사진도 함께 찍었다.

그동안 너무 이쁜 도시들만 다녀서 그런가 푸에블라는 그닥 특별한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 오늘 너무 헤매다 주요 관광지를 못 봐서 그럴 수도 있으니 하루 더 두고 봐야겠다. 
셋째 날은 늦잠을 자고 오후에 나왔다. Museo Amparo가 첫 코스. 실내 인테리어가 멋지다는 정보를 봤다. 내부는 대부분 유리로 지어져 매우 현대적이다.

1층은 멕시코 유물 중 조각상과 공예품 위주로 전시돼 있는데 조각품들의 표정과 모습이 매우 다양하고 재미나다. 2층은 현대 예술을 전시하고 있었는데 너무 난해해서 이해하기 힘들었다.

이 박물관의 하이라이트는 3층 카페. 
전망이 좋다고는 들었지만 들어서자마자 전면 유리벽을 통과해 보이는 파란 하늘과 예쁜 지붕들이 와이드 액자처럼 펼쳐져 입을 다물 수 없었다. 푸에블라 최고의 장소다! 정신줄을 놓고 여기 저기 다니면 열심히 셔터를 눌러댔다.

가까운 대성당 탑과 옆 건물의 원형 지붕들, 하늘의 구름이 어우러져 찍는 곳마다 한 폭의 액자~ 남편은 버거킹을 가자는데 내가 버거킹은 무슨 버거킹이냐고 눈을 휘둥그리며 여기서 먹겠다고 우겼다. 아이스 초코에 머핀을 먹으며 충분히 이 풍경을 누렸다. 이 곳 한 곳으로도 오늘 관광은 만족!

다음 코스는 Biblioteca Palafoxiana. 고서 도서관 같은 곳. 입구부터 묵직한 목재장식을 두른 높은 문이 인상적이다. 실내는 고서로 가득 차 있었다. 마치 해리포터를 찍은 옥스퍼드대학의 홀과 비슷한 느낌이다. 3층에 걸쳐 목조로 만들어진 계단과 책장들이 매우 고풍스럽다. 

낮 관광은 이것으로 끝내고 야경 투어를 위해 숙소에서 쉬기로 했다.  
7시 반쯤 어렵게 우버택시를 타고 소깔로에 도착. 8시 버스는 놓치고 8시 반 버스 티켓을 구매해두고 성당을 먼저 찍으려는데 방금 전까지 켜있던 조명이 꺼져버렸다. 그러더니 비가 내리기 시작. 매일 밤 계속되는 폭우 수준의 소나기. 버스 안에서 출발 시간을 기다리며 비가 오는 밤거리를 감상했다. 비 내리는 밤거리를 높은 버스에서 내려다보니 더 운치가 있다. 조명 받은 대리석 도로에 튀기는 빗물이 예뻐 보이기까지. 야경 투어는 망한 것 같지만 그래도 감성 돋는 비 구경 덕에 기분은 좋다~

다행히 출발 후에 비가 그치긴 했는데 지붕을 닫아놔서 야경을 제대로 볼 수 없었다. 설명도 스페인어로만 나와서 이해 불가. 중심가를 빠져 나와 벽화거리에 도착했다. 멋진 벽화들이 많았는데 사진도 찍기 전에 금방 지나쳐 버려서 많이 아쉬웠다. 어제 전망대 찾느라 헤맬 게 아니라 여기나 와보는건데...

게다가 더 실망스러웠던 건, 전망대 야경을 제대로 보지도 못했다는 것. 블로그에서 읽기론 전망대에서 사진 찍는 시간을 준다 그러던데 내가 탄 버스는 전망대 앞도 아닌 뒤쪽에 잠시 섰다가 정작 전망대 앞에선 슥 지나쳐 버렸다. 그리고 야경 버스가 간 전망대가 전날 내가 가려던 구글 맵의 Mirador였고, 우리가 찾던 그 전망대였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모르면 자기만 따르라고 잘난 척을 엄청 하던 얼굴이 생각나 남편을 살짝 째려봤더니 찔리는 바가 있었는지 그제야 미안해하며 능구렁이 같은 웃음만 짓고 대충 넘어가 버렸다.

야경 투어는 저렴한 만큼 별 게 없었다. 버스투어가 다 그렇긴 하지만 전망대 조차 대충 지나쳐 버려서 실망스러웠다. 푸에블라는 이래저래 우리랑 안 맞나보다. 
그나마 다행이었던건 비가 와서 꺼진 대성당 조명이 돌아가려는 찰나에 다시 켜져서 사진 한 컷 찍을 수 있었다. 좋은 숙소와 박물관 카페만 아니었으면 푸에블라는 실망스런 도시로 남았을 것 같다. 오악사카도 푸에블라랑 비슷하다니 크게 기대하지 말고 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