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214~215, 멕시코, 멕시코시티] 테오티우아칸 피라미드, 프리다칼로 박물관, 인터스텔라 도서관
8.27~8.28
[멕시코시티 정보]
-테오티우아칸 교통 : 남부 터미널, 8번 게이트 옆 창구에서 티켓 구매(왕복 104페소), 8번 게이트로 나가서 7번 라인 버스, 갈 때는 에어컨 없는 구형 버스, 올 때는 에어컨 있는 신형 버스, 8번 게이트 옆 은행 있음
-피라미드 정보 : 가장 큰 피라미드 3곳이 포인트, 1번 메인 게이트에서 내려 입장, 가장 끝 달의 피라미드 옆 3번 게이트로 나가서 버스 타면 됨, 입장료 70페소(학생증 소지시 무료), 카드 사용 가능, 입장 후 ATM기 있음, 화장실 미리 가둘 것. 음료수와 간식 챙기기.
-인터스텔라 도서관 : Biblioteca Vasconcelos, 가방 보관, 사진 촬영 금지지만 몰래 촬영 가능, 가장 위층 뷰 추천
-프리다 칼로 박물관 : 인터넷 예약 추천, 입장료 200페소, 오디오 가이드 80페소, 사진촬영 30페소, http://www.museofridakahlo.org.mx/en/
멕시티에서 가장 기대하고 있던 피라미드 유적지 테오티우아칸.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크다고 한다. 이집트 피라미드는 20대에 다녀와서 비교해보고 싶었다.
지하철을 타고 예술궁전 앞에서 전기버스로 갈아타서 남부 터미널에 갔다. 8번 게이트 옆에 피라미드가 그려진 창구가 매표소이다. 대충 “피라미드”만 외치면 창구가 어딘지 알려준다. 버스는 에어컨 없는 구형 버스지만 그렇게 덥진 않았다.
외곽으로 빠지자 알록달록 달동네가 나타나는데 엄청나게 넓은 지대에 퍼져 있었다.
메인게이트에 도착하니 “피라미드”라고 알려준다. 눈으로 보기에도 한 번에 알 수 있다.
터미널 은행에서 돈을 못 뽑아서 카드가 안되면 어쩌나 엄청 걱정했는데 다행히 받아준다.
입구로 들어가면 곧장 첫 번째 피라미드가 보인다. 주변에 낮은 단상이 엄청 많다. 오늘 따라 하늘에 구름이 너무 예쁘게 걸려서 피라미드 유적지와 잘 어우러졌다. 하루종일 땡볕이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덕분에 시원하기까지 하다.
첫 번째 피라미드 뒤쪽 벽면에는 독특한 조각을 볼 수 있었고 지금도 붓을 들고 열심히 발굴 중인 사람들이 있었다. 영어를 하는 가이드들이 입구에 있었는데 사진 찍으려면 편하게 우리끼리 다니는 게 나을 것 같아서 안 했는데 나중엔 설명을 들어볼 걸 후회가 됐다.
가장 높은 '태양의 피라미드'와 인신공희를 했다는 '달의 피라미드'까지 이어지는 ‘죽음의 길’은 생각보다 길었다. 하지만 구름이 너무 예뻐서 사진 찍느라 길게 느껴지지 않았다. 곳곳에서 공예품을 파는 장사꾼들이 많았는데 의외로 사고 싶은 게 무지 많았다. 색감과 모양이 남달라서 여행 후 추억삼아 집에 진열 해놓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는데 참고 참았다.
태양의 피라미드를 밑에서 올려다보니 꽤나 높고 가팔라 보였다. 실제로 올라가면서 세 번이나 숨을 고르면서 쉬어야 했다. 꼭대기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이 시원했다. 왜 이렇게 높이 단상을 쌓아두고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지 이해할 수 있는 풍경이다.
특히 달의 피라미드를 멀찍이서 바라보며 바람을 끼고 앉아 있는 시간이 좋았다. 구름과 피라미드가 한 폭의 그림 같고 아무 생각 않고 피라미드를 바라보고 있으면 그 시대에 앉아 있는 듯한 기분이다.
이집트 피라미드와는 쓰임새 자체가 달랐으니 비교할 순 없겠지만 관광객 모드에서 보자면 개인적으로 이집트 피라미드가 더 흥미로웠던 것 같다. 그 거대한 바위들을 멀리서 옮겨와 어찌 저리 높이 쌓아 올릴 수 있었을까, 눈으로 보고 있으면서도 믿기지 않는 장면이었다.
그에 반해 이 곳은 피라미드와 주변의 자연풍경이 이집트보다 볼 만한 것 같다.
태양의 피라미드에서 내려와 달의 피라미드에 올랐다. 사람의 심장과 피를 바쳐야 세계를 지속시킬 수 있다고 믿었다니... 역사 속 인간의 행위는 알다가도 모르겠다.
달의 피라미드를 끝으로 유적지 관광 끝~ 바로 옆 3번 게이트 앞 도로에서 버스를 탈 수 있다. 다행히 에어컨 버스여서 더위도 식히고 꿀잠 자면서 올 수 있었다.
저녁식사는 전철역 앞에 있는 타코로 정했다. 전날 곱창 타코를 먹어본 후로 길거리 음식에 대한 용기가 생겼다. 어디서든 곱창 타코는 있었고 곱창 외에도 매우 다양한 속을 넣어 먹을 수 있었다. 맛도 좋고 싸기까지 하니 앞으로는 여러 가지를 도전해보기로 했다. 스페인어를 할 줄 몰라서 손으로 가리키며 대충 막 주문해도 친절하게 받아주는 현지인들!
남편은 사람들이 너무 좋아서 멕시코가 아주 맘에 든단다. 나도 마찬가지다. 지금껏 어떤 나라에서도 느끼지 못한 정겨운 친절함이 있다. 중남미 사람들이 대부분 그렇다는데 그래서 더 기대가 된다.
다음 날은 멕시코의 대표 화가 프리다 칼로 박물관에 가기 위해 인터넷 예약을 해두었다. 정거장 표시 없는 로컬 버스를 손짓발짓으로 타고 도착! 소문대로 현장 판매 줄이 길었다.
정신적, 육체적 고통에도 불구하고 누구보다 삶에 대한 의지가 강했던 그녀. 여행 전 약해질대로 약해진 내 정신력과 의지가 부끄럽기 그지 없었다. 그래서 언제든 마음 약해질 때 내 머리를 쥐어박아 줄 그녀의 한 마디가 박힌 마그네틱을 구매했다. 빨간 수박 과육에 새겨진 "Viva la Vida" ; "인생이여 만세". 이제 내 인생의 모토로 삼아야겠다.
하루종일 쳐다봤을 침대 위 거울
마지막으로 소개할 곳은 멕시코에서 가장 먼저 방문했던 인터스텔라 도서관, Vasconcelos 도서관. 인생 도서관이 됐다. 공중 부양된 철제 책장을 밑에서 올려다보고 위층에서 내려다보자니 여긴 현재가 아니라 별명 그대로 다른 차원의 어디인 것 같다. 부러웠다. 이렇게 멋진 도서관을 가지고 있다니.
아직 못 간 인류학박물관, 미술관 등이 많았는데 벌써 내일이면 과나후아토로 떠나야 한다. 다시 멕시티로 돌아와 못 간 곳들을 가면 되지만 대형 박물관이 슬슬 재미없어지기 시작했다. 이제는 속으로, 그렇게 열심히 봐야할 건 또 뭐 있나 싶은 생각이 든다. ㅋㅋ 이러다가도 한동안 자연 속에서만 지내다 보면 공연과 전시가 보고 싶어질 때가 있다. 앞으로 멕시코스러운 도시들을 가게 되니 멕시티는 미련없이 보내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