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여행/아르메니아

[D206~207, 아르메니아, 예레반] 근교여행 가르니 신전, 세계 최대 주상절리 가르니계곡 Symphony of Stone

JaneRyu 2019. 3. 31. 15:02

8.19~8.20
[예레반 근교 가르니 신전과 주상절리 정보]
-가르니 신전 가는 법 : 시내에서 버스 44번을 타거나 택시를 이용해서 Gai Bus Station(메르세데스 벤츠 매장 앞)에 내림, 길가에 버스가 서있으니 번호를 찾아 타거나 주변 사람들에게 물으면 알려줌, 266, 265번 등, 편도 250드랍, 내리는 곳 알려 줌. 표지판을 보고 골목으로 들어가면 매표소 나옴. 입장료 1500드랍
-가르니 주상절리 가는 법과 트레킹 : 매표소 옆 길로 내려가 도로를 따라 내려가면 삼거리가 나오고 왼쪽으로 가서 오른쪽으로 올라오게 됨. 트레킹을 하지 않으면 왼쪽길로 갔다가 그대로 돌아오면 됨. 매점은 있으나 식사할 만한 곳이 마땅히 없음.
-조지아 가는 버스 타는 법 : Central Bus terminal에서 6번 승차장, 1인 6500드랍, 6시간 걸림



     
알아본 바로는 예레반 근교 여행지가 몇 곳 있었는데 대부분 교회여서 우리는 신전과 주상절리를 골랐다. 12시만 돼도 햇빛이 뜨거워 트레킹 하기가 어려울 것 같아서 일찍 서둘렀다. 택시를 타고 버스 터미널(벤츠매장 앞)에 내리니 8시 45분 정도 됐고 9시 15분 정도에 사람들이 차서 출발했다.

처음 버스를 보고 길에다 폐차를 버려놓은 줄 알았는데 앞 유리창에 버스번호가 떡하니 써있고 영어로 Garni가 적혀 있다. 여행하면서 오래 된 차를 많이 봤는데 아르메니아가 가장 오래된 것 같다. 도시는 잘 정비해놓고 대중교통은 상대적으로 너무 낙후돼 있으니 좀 의아하다. 아마도 이런 것도 정권교체를 하려는 이유 중에 있지 않을까?
시내를 벗어나니 펼쳐지는 구릉지가 색다르다. 푸른 초원이 아니라 메마른 풀만 가득해서 빛을 받으니 황금색 들판이 된다. 마치 사막 같기도 하다.

40분 정도 걸려 마을에 도착하니 운전 기사가 Garni temple이라고 알려준다. 사거리에서 내려주는데 오른쪽 골목으로 표지판을 따라 가면 매표소가 나온다.

입구에서 조금만 걸어가면 탁 트인 절벽 끝에 작은 그리스 신전이 하나 서 있다. 생각보다 풍경이 멋졌다. 밑으로 펼쳐진 황량하지만 탁 트인 계곡이 신전과 잘 어울리는 것 같았다. 아테네 신전은 거대하고 웅장하지만 가까이 접근할 수 없어서 제대로 느낄 수 없는데 가르니 신전은 개방돼 있어 작지만 그대로 접해볼 수 있어서 좋았다.

안에서 어떤 아저씨가 피리를 불고 있었는데 애잔한 소리가 신전 안에 울려 퍼져 신비스러운 분위기가 났다. 신전 뒤쪽으로 돌아가 기둥 사이로 바라보는 주변 풍경이 참 고상하다.  
신전 아래 쪽에는 주상절리와 계곡을 내려다보는 전망대가 있다. 풍경이 아주 그만이다.

신전 구경을 끝내고 트레킹 시작! 10시 반인데 벌써 해가 뜨겁다. 매표소 왼쪽 계단으로 내려가면 비포장 차로가 이어진다. 십분 쯤 내려가면 삼거리가 나오고 왼쪽 길로 가면 된다. 나중에 돌아올 때 보니 오른쪽 길로 올라오게 되더라.

가정집을 지나 이 길이 아닌가 싶어 불안할 즈음에 주상절리가 보이기 시작한다. 내리막 길 중간에 파란 대문이 나온다. 두 번째 파란 대문은 잠겨 있으니 작은 구멍으로 나가면 된다고 알고 있었고 실제로 앞선 사람들도 구멍으로 빠져 나가고 있었다. 그런데 남편이 문에 있는 쇠사슬을 만져보더니 살짝 걸쳐져 있는 걸쇠를 풀고 문을 열어버렸다. ^^;; 
이 문에서 왼쪽 길로 가면 구글 맵에 나오는 Symphony of Stone이 나온다. 우린 잘 모르고 왼쪽 길에서 사람들이 오길래 한번 가봤는데 그곳이 전망 포인트였다.

파란 문에서는 보이지 않는데 왼쪽 길로 조금만 꺾어 들어가면 시작되는 주상절리는 상상 이상이었다. 그 규모가 정말 컸다. 모양도 매우 선명해서 마치 얼마 전에 만들어진 듯 뚜렷했다. 이 곳이 다인가 보다 싶었는데 코너를 돌면 그 뒤엔 더 거대한 주상절리가 기다리고 있다. 서로 방향이 다른 주상절리가 맞물려 있는 곳도 있고 휘어진 곳도 있다.

정신없이 사진을 찍고 파란 문 쪽으로 돌아가고 있었는데 올드 카 한 대가 지나간다. 이 곳과 참 어울린다 싶었는데 맞은 편에서 오는 또 다른 올드 카와 만났다. 태고적 자연 아래 마주한 올드 카 두 대의 만남이라... 순간 옛날 속으로 들어와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참 재미있는 장면인 것 같아 얼른 사진으로 담았다.

걸어가면서 남편이 “오길 잘했네! 수고했으~!” 오기 전엔 제주도에서도 봤는데 더운 날 굳이 보러 가야하냐고 투덜대더니 예상 외의 규모에 만족스러웠나보다. 
파란 문으로 돌아가 20분 정도 계곡 따라 계속 길을 따라 가면 신전에서 내려다 봤던 주상절리대가 나온다. 이 곳도 멋지긴 하지만 처음 본 곳과는 비교할 수가 없다.

여기에서 하얀색 말뚝 옆으로 난 길로 올라가면 처음 내려왔던 삼거리에 도착한다. 오르막이 길진 않지만 12시가 넘어 한창 뜨거운 햇빛을 그대로 받으며 30분 정도 매표소까지 걷다보니 어질어질했다. 등산은 곧잘 했었는데 이젠 더운 날 땡볕 받으며 오르막을 오르면 꼭 이렇게 어지러워 정신을 못 차리게 된다. 긴 여행에 체력이 예전만 못한 것 같다.

트레킹을 좋아한다면 총 2시간 정도 되는 짧은 이 코스를 걸어보는 것도 괜찮지만 그게 아니라면 symphony of stone 쪽만 보면 이후의 길은 그닥 볼거리 없는 시골길이여서 파란 문으로 돌아가 그대로 왔던 길을 돌아가면 될 것 같다. 특히 뜨거운 여름엔 완만한 파란 문쪽 길로 돌아가는 게 낫겠다. 
왔던 코스를 그대로 반복해서 숙소로 돌아왔다. 짧았지만 더운 날씨 때문에 둘 다 지쳐서 오후 내내 숙소에만 있었다. 내일은 조지아로 돌아가는 날이다. 
다음 날 오전 9시 반쯤 조지아 트빌리시로 가는 버스를 타러 Central Bus 터미널로 갔다. 좌석은 당연히 만석이였고 통로에는 짐들로 꽉 채워서 출발. 5시간이면 갈 줄 알았는데 6시간이 넘게 걸렸다. 

급작스럽게 가게 된 아르메니아 예레반 여행은 만족스러웠다. 깨끗하고 정돈된 핑크 도시의 분위기도 좋았고 가장 기억에 남는 분수쇼와 우연히 목격한 남일 같지 않은 정치적 이벤트, 마지막을 화려하게 장식해준 가르니 주상절리까지~ 알찬 5박 6일이었다. 트빌리시 나머지 관광과 맞바꾼 깜짝 여행이었지만 전혀 후회 없는 여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