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여행/조지아

[D192, 조지아, 메스티아] 하츠발리(Hatsvali) 전망대

JaneRyu 2019. 3. 31. 14:30

8.5
[메스티아 하츠발리(Hatsvali ski lift) 전망대 정보]
-리프트 : 마을에서 연결되는 첫 번째 리프트는 운행 중지 중. 두 번째 리프트까지는 8km 떨어져 있어서 걸어가거나 택시 탐
-하츠발리 리프트 : 택시로 마을에서 탑승장까지 왕복 50라리인데 우리는 가는 것만 타서 30라리. 돌아올 때는 히치도 가능함. 돌아오는 길은 내리막이라 걸을 만함. 쉬지 않고 2시간 걸림. 리프트는 왕복 20라리. 전망대 카페 있음.


 



     
마을 광장에 있는 인포메이션 센터에서 지도를 얻고 트레킹 코스를 알아봤다. 우리가 끌리는 코스는 하츠발리 전망대와 우쉬바(Ushba)산 트레킹이었다. 빙하트레킹도 있었지만 왕복 20킬로를 걷거나 택시를 이용해야하고 사진을 보니 그닥 끌리지 않아서 패스. 힘들다는 우쉬바산은 다음 날로 미루고 오늘은 편하게 다녀올 수 있는 하츠발리 전망대를 가기로 했다.

카페에서 라떼와 빵을 먹었는데 무려 23라리! 물가가 카즈베기보다 더 비싼 듯~ 
리프트 탑승장까지 8km라는데 왕복을 하기에는 둘 다 무리일 듯해서 갈 때는 택시를 타고 올 때는 걸어오기로 했다. 
탑승장에 도착하니 택시들이 많아서 혹시 힘들면 내려갈 때 타고 가면 될 듯. 리프트는 왕복 20라리. 위에서 내려올 때는 표를 검사하는 개찰구가 없었다.

꽤 오래 타고 갔는데 중간에 갑자기 서기도 하고 속도가 느려지기도 해서 약간 불안했다. 
정상에 도착하니 카페와 전망대가 있다. 날씨가 좋아서 풍경도 예술~ 하지만 그동안 멋진 풍경을 너무 많이 봐서 이젠 이 정도는 랭킹에 들어가긴 힘들다. ㅋㅋ

전망대에서 걸어서 내려가는 사람들도 꽤 있었다. 우리는 카페 반대쪽 길로 들어가 봤다. 조금 걸어가니 탁 트인 잔디밭이 나오고 전망대에서는 보이지 않는 반대편 산들의 풍경이 훨씬 멋있었다.

사진 열심히 찍고 하산~ 역시 쉽게 오른 만큼 왠지 허무한 마음. 
그래서 돌아가는 길은 걸어서 완주해보기로 했다. 걷기 시작하니 내려오는 차들이 여러 대 있었는데 우리를 지나갈 때마다 세워서 마을까지 가냐고 묻는다. 어떤 차들은 5라리, 10라리에 태워주겠다고 했지만 대부분은 돈 안줘도 되니 타라고 했다. 우리는 운동이 필요했던 터라 정중히 거절하고 열심히 걸었다. 
내려가는 길은 도로라서 전혀 힘들지 않았다. 초반엔 산림이 우거진 산을 바라보며 걸으니 좋고 중반에는 탁 트인 계곡 전망에 맞은편 산과 마을까지 내려다 보여서 좋았다.

남편은 몸을 열심히 움직이니 이제야 여행하는 것 같다며 기분이 업~ 갈 때 택시타고 거기다 편하게 리프트 탔다고 어찌나 잔소리를 하는지... 고생을 해야 뭔가 여행한 것 같다고 생각하는 남편 덕분에 호캉스 즐길 팔자는 안 될 것 같다. ㅡㅡ;;;;
8킬로는 생각보다 길었다. 내리막이라 금새 갈 줄 알았는데 걸어도 걸어도 계속되는 길... 2시간을 쉬지 않고 꼬박 걸어서 마을에 도착했다. 산길을 걸으면 오히려 다리가 아프지 않은데 포장된 길을 걸으니 다리가 저려 온다. 카즈베기에서 산길 6킬로 걸었던 게 더 가뿐하게 느껴진다.

딱 기분 좋게 걸은 것 같다. 아침부터 시작해서 왕복으로 걸어도 가능할 코스지만 우리 같은 장기 여행자에게는 오늘만 걷는 게 아니기 때문에 절대 무리하지 않는 게 철칙!
쉬다가 저녁식사를 하러 나왔는데 영 먹을 맛이 안 난다. 조지아에서 가장 힘든 점은 음식이다. 음식이 다양하지도 않고 대부분 짜거나 고수가 많이 들어가서 우리 입맛에는 잘 맞지 않는다. 그동안은 한식을 해먹었는데 외식한지 며칠이나 됐다고 벌써 입에 물렸다. 
저녁식사 후에 숙소에서 트빌리시에서 온 여행사 가이드 아저씨를 만났는데 맥주를 사들고 와서 한 잔 하자고 한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용감하게 물어봤다. 
트빌리시에 있을 때 레스토랑이나 가게에 가면 직원들이 불러도 오지 않고 표정이 없거나 가끔은 화가 난 것 같다고 느낄 때가 많았는데 왜 그런지 짐작이 가냐고...

아마도 우리가 중국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일거란다. 중국인을 싫어하냐니까 그런 사람들이 많단다. 이유인즉슨, 옛날에 값싼 인력을 동원하기 위해 중국에서 죄수들을 많이 데려왔다고 한다. 자기도 직접 수갑을 찬 중국인들을 태우고 오는 걸 봤다고 한다. 그런 중국인들이 결국엔 조지아에 터를 잡았고 문제를 많이 일으켰다고 한다. 말로는 아무것도 지불하지 않았다고 하는데 세금을 말하는 건지 정확히 물어보진 않았다. 그렇다고 해도 무조건 특정 중국인들에 대한 반감으로 불친절하게 관광객들을 대하는 것은 문제이고, 자신들에게 좋지 않다는 것은 알고 있다고 했다. 듣고 나니 이해도 된다. 하지만 아저씨가 얘기했듯이 결과적으로 이 나라에 아무런 득이 되지 않을 테니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현지인들과 이야기 할 기회가 많다면 이렇게 조금씩 편견도 없애고 더 알아갈 수 있으니 좋을텐데... 장기로 넘어갈수록 현지인과의 접촉을 자의반 타의반으로 좁혀가는 것 같다. 여행의 반은 사람과의 만남인데... 반성 좀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