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54~156, 독일, 뮌헨] 호프브로이하우스에 취하다!
6.29~7.1
[뮌헨 정보]
-이탈리아 돌로미티~ 독일 뮌헨 사이 캠핑장 : Naturcampingpark Isarhorn, 1박 악시카드 할인 포함 18유로, 샤워 5분 0.5유로, 와이파이 무료, 가격 대비 시설 훌륭함.
-뮌헨 캠핑장 : Campingplatz Muchen Thalkirchen, 1박 전기포함 22.5유로, 와이파이 1시간 1유로, 하루 4유로(리셉션 인근만 가능), 뜨거운 샤워는 토큰 구매, 캠핑장 입구 앞에 버스 정류장 있고 버스+지하철로 15~20분 정도면 관광지 센터(Marienplatz)로 이동 가능(리셉션에서 버스 티켓 구매), 1일권 6.5유로(2명이상 그룹권 12.8유로, 왕복한다면 1일권이 경제적임), 시설 나쁘지 않으나 워낙 대형 캠핑장이라서 그동안의 캠핑장에 비해 다소 떨어짐. 접근성이 좋아서 추천함.
-뮌헨 관광 : 주말에 가면 오데온 광장과 여러 장소에서 퍼포먼스가 펼쳐짐.
-뮌헨~스위스 취리히 사이 캠핑장 : 스위스 국경 인근 독일 캠핑장 Campinggarten Wahlwies 1박 26.6유로 전기, 와이파이 포함, 시설 나쁘지 않음, 그늘이 적음.
우리에게 남은 나라는 이제 독일과 스위스 뿐이다. 열흘 남짓 남았는데 물가가 비싼 스위스에 일찍 들어가자니 부담이 돼서 독일을 거쳐서 들어가기로 했다. 돌로미티에서 가까운 독일 관광지는 뮌헨. 독일 맥주를 제대로 맛볼 수 있는 곳이다.
돌로미티 구간 호수
어릴 적에 구시가지 광장을 잠깐 스쳐지나 호프브로이 하우스를 간 적이 있었다. 그 때 어쩌다 독일 유학생을 만나서 함께 맥주를 마셨는데 그 분위기를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그때는 한국인 독일 유학생도 많지 않아서 그 분에게 듣는 유학 생활이 매우 흥미로웠다. 생활비 조금 외에는 학비가 거의 들지 않는다는 놀라운 얘기를 듣고 독일이 다르게 보였었다. 그리고 당시에는 호프브로이하우스 밴드에 한국인 아내가 있는 분이 있어서 저녁에 가면 꼭 ‘아리랑’을 연주해 준다고 가이드북에 나왔더랬는데 방문했을 때 아니나 다를까 아리랑 연주가 흘러 나왔고 그 넓은 홀 여기저기 앉아 있던 한국인들이 일제히 일어나 아리랑을 떼창하던 장면은 아직도 생생하다.
이런 얘기를 해주면서도 남편이 다소 소란스러운 이런 분위기의 호프하우스를 좋아할까 반신반의했다. 워낙 둘 다 맥주를 좋아해서 독일 맥주는 한 번 마셔줘야 한다는 일념 하에 선택한 도시였다.
하루 만에 돌로미티에서 뮌헨으로 가지 않고 독일을 넘자마자 있는 캠핑장에서 하루 쉬어 갔다. 독일 캠핑장은 돌로미티 지역보다 훨씬 저렴했다.
무제한 속도 아우토반
다음날 일찍 출발해서 뮌헨 인근 캠핑장으로 향했다. 뮌헨으로 가는 고속도로는 제한 속도가 없는 아우토반~ 남편은 신나서 한 번 밟아본다고 밟았는데 그래도 160은 넘지 않았다. ㅋㅋ
도착한 캠핑장은 평가가 그닥 좋지 않았는데 걱정한 정도는 아니였다. 무엇보다 버스 정류장이 바로 앞에 있어서 관광지까지 접근성이 좋았다.
우선 텐트를 쳐놓고 시내로 갔다. 리셉션에서 버스 티켓을 구매해서 캠장 입구에서 버스를 타고 지하철역까지 간 후에 환승하면 관광 센터인 구시가지 Marienplatz 역까지 바로 갈 수 있었다. 20분 내로 복잡하지 않게 접근할 수 있어서 좋았다.
지하철 역에 내리니 바로 광장! 가장 눈에 띈 것은 쌍둥이칼 매장! ㅋㅋ 그리고 아름다운 건물들이 줄지어 서 있다. 우선 대성당으로 갔다. 무료 입장이라서 들어가 봤는데 높은 천장에 매달린 예수상이 인상적이었다.
성당을 나와서 오데온 광장으로 갔다. 광장에서 광대 분장을 한 무리들이 공연을 하고 있었는데 내용은 몰라도 신이 났다.
오데온 광장에서부터 호프브로이 하우스로 걸어가는 동안 도시의 분위기는 나를 흥분시켰다. 역시 난 완전히 자연인일 수는 없나보다. 이렇게 가끔 들리는 도시 분위기가 좋은 걸 보면...
호프브로이 하우스에 도착했다! 밖에서는 유명한 호프하우스의 느낌이 하나도 없어서 여기가 거기였던가 싶었다. 하지만 문을 열자마자 들리는 밴드 음악 소리와 넓고 소란스러운 홀을 보고 나니 옛 생각이 한 순간에 돌아왔다! 주말이라 낮 2시인데도 하우스는 사람들로 꽉 차 있었다. 우리는 자리를 잡으려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밴드가 보이는 좋은 자리에 합석을 했다.
솔직히 남편의 반응이 시들 할 거라고 생각하고 이 곳은 무지 시끄러운 곳이고, 주문하기가 쉽지 않아서 음식이 늦게 나올거라고 계속 강조했다. 그런데 자리에 앉고 나서 남편의 한마디! ‘그동안 다닌 곳 중에 여기가 젤 맘에 드는데!’ 다...다행이다... ㅋㅋ
의외로 주문은 빨리 이루어졌고 맥주도 생각보다 금새 나왔다. 감회가 새로웠다! 남편도 밴드의 연주가 무척 맘에 들었던 것 같다. 1리터 맥주 잔을 마주치며 마음껏 분위기에 취했다. 쏘세지를 좋아하는 나는 쏘세지 플레터를 시켜서 거의 다 먹어치웠다. 남편은 한 잔 더 마시고 싶다며 다른 메뉴도 하나 더 추가했다. 남편이 좋아하니 나도 기분이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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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마시던 우리 테이블에 직원이 '예약석‘이라는 팻말을 놓고 갔다. 우리는 잼있는 아저씨 들이 와서 함께 놀면 좋겠다고 기대했는데 우리 테이블에 온 건!!! 밴드 연주자들!!!
7명이 앉아서 늦은 점심을 먹는데 한 쪽 끝에 앉은 우린 얼음~ ㅋㅋ 영광스럽기도 하고 어쩔 줄을 몰라 사진 한 장 찍고선 다시 얼음~ 우리가 한국에서 왔다니깐 표정이...ㅋㅋ 러시아 월드컵에서 독일을 이긴 후로 다니는 캠핑장 리셉션마다 축하 메시지를 받았다. 웃으면서 고맙다고는 했지만 그들도 씁쓸했을 것 같다. ^^;;
맥주를 1리터 넘게 마신 나는 캠핑장으로 오는 내내 혼자 실실 웃으면서 걸어 다녔다~ 밤에 왔더라면 여기저기서 취기에 의자로 올라가 너도나도 함께 어울리며 맥주 잔을 부딪히는 신나는 추억을 만들 수도 있었을 텐데 아쉽다!
캠핑장에 도착하니 입구 앞에 흐르는 작은 내천에서 행사가 있는 듯 했다. 가까이 가보니 물을 조절하려고 만든 짧은 둑에서 서핑을 하고 있었다. 무슨 동호회에서 개최하는 것 같은데 꽤 사람들이 많았다. 주변이 큰 공원이라 놀러온 사람들까지 있어서 분위기가 정말 좋았다. 우리는 한참 구경하고 텐트로 돌아와 취기 때문에 뻗어 버렸다. ㅋㅋ
뮌헨의 호프브로이 하우스는 맥주를 좋아하는 사람이든 아니든 꼭 한 번 가보길 권하고 싶다. 다음엔 꼭 축제 기간에 와보고 싶다!